라이더 700여명 소송 동참... "경찰 임의로 진입 제한... 이동권 등 헌법상 권리 침해"

[법률방송뉴스] 법률방송에서는 이륜차에 대한 불합리한 규제와 차별 관련한 이슈들을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는데요.

오늘(14일) 의정부지법에선 일선 경찰서장의 오토바이 진입제한 조치를 취소해달라는 이륜차 라이더들의 집단 행정소송이 제기됐습니다. 

이륜차 진입제한 조치에 대한 집단 행정소송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는데, 장한지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늘 오전 서울 도봉구 도봉산 입구.

이륜차 마니아 유튜버 6명이 의정부지방법원을 향해 출발합니다.

한 팀은 '의정부 서부로'를 이용하고, 다른 한 팀은 '평화로'를 주행 코스로 잡았습니다.

'오토바이 타는 변호사' 이호영 변호사는 서부로를 택해 달렸는데, 시내 주행보다 훨씬 안전하고 시원하게 주행합니다.

[이호영 변호사 / 이륜차 서부로 통행금지 소송 법률대리인]
"아주 안전하게 주행하고 있거든요. (평소엔) 편안하게 갈 수 있는 도로 대신에 꽉 막히고 교차로 있고 애들 튀어나오고 신호위반 하고 이런 어려운 도로를 이용하다가..."

서부로를 달린 이호영 변호사는 단 10분 만에 의정부지법에 도착합니다.

반면 평화로를 주행 코스로 잡은 유튜버 '달려라 으니'는 40분이 걸려서야 의정부지법에 도착했습니다.

[최혜은 / 유튜브 채널 '달려라 으니' 운영자]
"우리가 지금 계속 이렇게 돌고 있는 이유가 뭐냐면 내비게이션이 계속 서부로를 타라고 해요. 왜냐하면 서부로가 빠르고 좋거든..."

똑같이 출발했지만, 서부로에 비해 평화로가 주행시간이 4배가량 더 걸린 겁니다.

[최혜은 / 유튜브 채널 '달려라 으니' 운영자]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대로 가면 서부로를 타라고 하니까 모모(유튜버)가 앞에서 로드를 보는데 갔다가 다시 돌고 갔다가 다시 돌고 길을 모르니까. 빠른 길만 안내를 해주니까..."

이륜차 유튜버들이 의정부지법에 집결한 건 의정부경찰서장을 상대로 의정부 서부로 이륜차 통행금지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기 위해서입니다.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라이더들은 700명이 넘습니다.

[이호영 변호사 / 이륜차 서부로 통행금지 소송 법률대리인]
"서부로를 지금 통해서 지금 우리가 와봤는데 이륜차 운전자들이 서부로를 주행하지 못하게 된 결과 오히려 더 위험한 도로를 통해서 운전을 해야 하고 그로 인해서 이륜차 운전자들의 생명권 침해..."

앞서 의정부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서울시 도봉구와 경기도 의정부시를 잇는 '서부로 통행제한' 공고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했습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지난 4년간 3건의 이륜차 사망사고가 있었다"는 것이 통행금지의 이유입니다.

[이호영 변호사 / 이륜차 서부로 통행금지 소송 법률대리인]
"3건의 사망사고가 2017년부터 2020년 사이에 3건의 사고밖에 안 발생했으니까 사실 대단히 안전한 도로라는 것이 오히려 증명되는 건데 이게 같은 팩트를 두고도 판단을 이렇게 다르게..."

7월 한 달 계도기간을 두고 오는 8월부터는 단속에 착수할 방침인데, 이륜차 운전자들은 "행정편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합니다.

[류석 / 유튜브 채널 '류석' 운영자]
"군인이 휴가가 나와서 문제를 일으킨다고 휴가를 통제시키고 그 다음에 한강 다리에서 자꾸 사람들이 자살하니까 한강 다리에 사람들을 통행금지시키고 이러한 1차원적인..."

집단 행정소송 소장에서 라이더들은 의정부경찰서의 처분은 이동의 자유 등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도로교통법 제6조 2항은 경찰서장은 도로에서의 위험 방지 등을 위해 통행을 제한할 경우 제한 구간과 기간을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의정부경찰서의 처분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사실상 무기한 처분으로, 이는 법률에 위배된다는 것이 이호영 변호사의 지적입니다.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도 아닌데 명확한 사유나 법적인 근거도 없이 라이더들의 통행의 자유와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는 겁니다.

[이호영 변호사 / 이륜차 서부로 통행금지 소송 법률대리인]
"오토바이가 어쨌든 못 들어가는 도로는 우리나라에 자동차전용도로와 고속도로가 있어요. 그러면 오토바이 통행을 전면금지, 영원히 금지시키려면 도로에 지정을 해야 해요. 변경해야 해요. 지금 서부로 같은 경우는..."

나아가 배달대행 이륜차 운전자들의 경우엔 생존권과 직업 자유 침해 소지도 있다고 소송단은 목소리를 높입니다.

이에 이호영 변호사는 본안소송 결정 전까지 현재의 급박한 권리 침해를 해소하기 위한 '처분 효력정지 신청'도 함께 제기했습니다.

[이호영 변호사 / 이륜차 서부로 통행금지 소송 법률대리인]
"배달 라이더 같은 분들은 생계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지적하고자 오늘 법원에 나왔고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아울러 의정부경찰서장의 집행 처분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신청을 아울러..."

의정부 서부로엔 현재 '이륜차 통행금지' 현수막과 표지판이 라이더들 표현에 따르면 마치 '점령군'처럼 곳곳에 걸려 펄럭이고 있습니다.

[이호영 변호사 / 이륜차 서부로 통행금지 소송 법률대리인]
"여기 보니까 이렇게 오토바이 출입금지 표지판이 이미 붙었어요. 이것은 뭐냐면 의정부경찰서장의 오토바이 통행금지 처분이 이미 효력이 발생했다는..."

이게 단순히 의정부 서부로 도로 하나를 라이더들이 이용하느냐 마느냐 하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고 라이더들은 말합니다.

오늘 물러서면 내일 제2, 제3의 서부로가 계속 생겨날 것이고, 결코 그런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고 라이더들은 목소리를 높입니다.

[박무혁 / 대한라이더연합 대표]
"전국적으로 이와 같은 도로들이 계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금 서부로 같은 경우, 이런 경우를 원천 차단을 시켜야 앞으로 그런 도로들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번 서부로 만큼은 반드시 우리 라이더들이 사수를 해야 한다..."

해당 처분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법률방송은 의정부경찰서 측을 접촉했지만 이렇다 할 답변을 들을 순 없었습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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