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제 가족 시도 때도 없이 공격 받았다, 고교 대학 시절 다 부정 당했다"
조 전 장관 "조선일보 삽화, 인두겁을 쓰고 어찌... 반드시 법적 책임 묻겠다"

자녀 입시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25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녀 입시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25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 부부의 입시비리 혐의 당사자인 딸 조민씨가 25일 조 전 장관 부부의 재판에 출석했다. 조씨는 "부모님이 기소된 법정에서 딸인 제가 증언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며 증언을 거부했다.

조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1부(마성영 김상연 장용범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 부부와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재판부는 지난 11일 검찰의 신청을 받아들여 조씨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조씨는 "증언을 거부하고자 하는데, 거부 사유를 밝히는 것이 도리인 것 같다"며 "허락하면 짧게 말하겠다"고 재판부에 발언 기회를 요청했다. 형사소송법 148조는 본인이나 친족이 처벌받을 우려가 있는 내용에 관한 증언은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조 전 장관도 지난해 9월 정 교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의 300여개 모든 질문에 "형사소송법 148조에 따르겠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검찰은 개별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는 것이 아닌 증언 일체를 모두 거부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며 반발했지만, 재판부는 모든 신문 내용에 증언 거부 의사를 명백히 밝힌 만큼 질문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조씨는 "재작년부터 시작된 검찰의 가족 수사를 받으면서 저와 제 가족은 시도 때도 없이 공격을 받아왔다"며 "고교와 대학 시절이 다 파헤쳐졌고 부정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당시 다른 학생들처럼 학교와 사회, 가족이 마련해준 프로그램에 참석해 나름대로 열심히 활동했을 뿐"이라며 "이런 사태가 벌어지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했다.

이어 조씨는 "저와 제 가족이 사는, 일하는 곳에서 여러 일들을 당해야 했다"며 "재판의 유리한 정보를 줄 수 있는 친구들도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씨는 "10년 전 기억이다 보니 (검찰 조사에서) 정확하게 진술하지 못한 것도 있고 충분히 해명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며 "하고 싶은 말도 많지만, 부모님이 기소된 이 법정에서 딸인 제가 증언하는 게 어떤 경우에도 적절하지 않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발언 도중에 감정이 복받친 듯 울먹였고 말을 마친 뒤에는 눈물을 훔쳤다. 조씨의 발언을 듣던 조 전 장관은 굳은 표정으로 법정 천장을 바라봤고, 정 교수도 눈물을 보였다.

앞서 조씨는 지난 22일 법원에 증인 지원 서비스를 신청, 이날 취재진의 접근을 제한한 상태에서 출석했다. 증인 지원 제도는 증인이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증언할 수 있도록 증인지원관이 출석부터 퇴정까지 돕는 제도다.

한편 조 전 장관은 이날 법원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게 자신과 딸의 모습을 담은 일러스트(삽화)를 성매매 유인 절도단 기사에 사용한 조선일보에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지독히 정파적 시각과 극도의 저열한 방식으로 저와 제 가족을 모욕하고 조롱한 기자와 언론사 관계자분들께 묻고 싶다"며 "인두겁을 쓰고 어찌 그런 일을 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21일 20대 남녀 3인조 절도단이 50대 성매매 남성 등을 모텔로 유인한 뒤 금품을 훔친 사건을 보도하면서  지난 2월 27일자에 실었던 조 전 장관 부녀의 모습이 담긴 일러스트를 사용해 논란을 일으켰다. 조선일보는 논란이 일자 관리감독 소홀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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