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변경’에 의한 임대차계약 해지, 어떤 경우 성립하나... 보증금 반환은 어떻게
‘사정변경’에 의한 임대차계약 해지, 어떤 경우 성립하나... 보증금 반환은 어떻게
  • 박아름 기자
  • 승인 2021.06.2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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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본주택 지으려고 토지 임차했는데 건설 불허
대법원 "예견 못할 중대한 사정변경, 해지 가능"

▲유재광 앵커= 일상생활에서 부딪칠 수 있는 법률문제를 법제처 생활법령정보와 함께 알아보는 ‘알쏭달쏭 솔로몬의 판결’, 오늘은 임대차 계약 해지 얘기해보겠습니다. 박아름 기자 나와있습니다. 박 기자, 임대차 계약 해지, 어떤 상황인가요. 

▲박아름 기자= 땅주인 김모씨는 A 모델하우스 회사와 견본주택 건축을 위하여 임차보증금 1억원, 임차 기간은 3년으로 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임대차계약서에 특이사항으로 견본주택 건축 목적을 명시하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계약을 체결하고 견본주택 건축 진행을 추진하다보니 해당 토지에 견본주택을 건축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에 모델하우스 회사는 임대차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청구하였습니다. 하지만 땅주인 김씨는 계약기간이 한참 남아 있다며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인데요. 

이 경우 법적으로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지가 쟁점이 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상당히 난감한 상황인 거 같은데 먼저 땅주인 입장은 어떻게 되나 볼까요. 

▲기자= 네, 땅주인 김씨는 견본주택 건축을 목적으로 토지를 임대한 것은 모델하우스 회사 사정에 불과하다. 어떤 기망이나 강압도 없이 임대차계약은 적법하게 체결되었다는 입장입니다.   

한마디로 견본주택을 지을 수 없는 건 모델하우스 사정에 불과할 뿐, 땅주인인 자신 잘못은 단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적법하게 체결된 임대차계약을 일방의 요구로 해제하거나 해지할 수 없고, 임차보증금은 임대계약이 종료되어야 줄 수 있다는 게 김씨 주장입니다.

▲앵커= 땅주인 입장에서 보면 크게 틀린 말은 없는 것 같은데, 모델하우스 회사 입장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모델하우스 회사는 일반 계약서면 모르겠는데 해당 임대차 계약서에 견본주택을 지을 목적으로 땅을 임차한다는 걸 명시했다는 사실을 들어 땅주인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중요한 사정변경으로 애초 계약 목적을 달성하게 없게 된 만큼 당연히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 수 있고, 땅주인은 임대차보증금을 즉시 반환해야 한다는 것이 모델하우스 회사 입장입니다. 

▲앵커= 중요한 사정변경이라고 했는데, 관련 판례 같은 게 어떻게 돼 있나요.

▲기자= 말씀하신대로 이 사안은 계약 이후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사정변경의 원칙’은 ‘계약준수의 원칙’의 예외로써 인정되는 것이므로, 그 요건에 부합하는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대법원 판례를 보면 “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이 현저히 변경되고, 당사자가 계약의 성립 당시 이를 예견할 수 없었으며, 그로 인하여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당사자의 이해에 중대한 불균형을 초래하거나 계약을 체결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계약준수 원칙의 예외로서 사정변경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지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다249557 판결 참조). 

"여기에서 말하는 사정이란 당사자들에게 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을 가리키고, 당사자들이 계약의 기초로 삼지 않은 사정이나 어느 일방 당사자가 변경에 따른 불이익이나 위험을 떠안기로 한 사정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대법원은 판시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정변경을 사유로 한 계약 해지 요건이 상당히 까다로운데, 이번 사안 같은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법원은 모델하우스 회사 손을 들어줬습니다. 

법원은 먼저 “견본주택 건축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성립의 기초가 된 사정이다. 원고는 가설건축물 축조신고 반려통보 및 주택사업계획승인신청 반려통보를 받음으로써 이 사건 토지에 견본주택을 건축할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20다254846 판결).

대법원은 이에 “땅주인도 그 무렵 이 사건 토지에 견본주택을 건축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중대한 불균형을 초래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결하였습니다.

법제처는 이 사례는 사정변경 원칙의 요건에 부합된 것으로 모델하우스 회사의 계약 해지는 적법하고, 땅주인은 모델하우스 회사에 임차보증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네, 계약 당시 예견할 수 없었던 중대한 사정변경이 있다면 계약 기간과 상관없이 적법하게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거네요. '사정변경 원칙' 얘기 오늘 잘 들었습니다. 

 

박아름 기자 ahreum-park@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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