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페이퍼 컴퍼니 통한 '자금 돌리기'로 1천900억여원 부당이득”

문은상 전 신라젠 대표. /연합뉴스
문은상 전 신라젠 대표.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 인사 유착 의혹이 제기되고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서도 이름이 등장했던 바이오업체 '신라젠'의 문은상 전 대표에게 검찰이 징역 20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9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4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문 전 대표 등의 결심공판에서 문 전 대표에게 징역 20년과 벌금 2천억원, 추징금 854억여원을 구형했다.

문 전 대표 등은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DB금융투자에서 350억원을 빌린 뒤 신라젠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 신라젠에 들어온 돈을 다시 페이퍼컴퍼니에 빌려주는 '자금 돌리기'를 통해 1천918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배임 등)로 기소됐다. 특허 대금을 부풀려 신라젠 자금 29억3천만원 상당을 관련사에 과다하게 지급하고, 지인 5명에게 스톡옵션을 준 뒤 매각이익 중 38억원가량을 돌려받은 혐의도 있다.

문 전 대표는 신라젠이 개발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펙사벡'의 임상 중단 사실을 공시하기 전에 회사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대거 매도, 손실을 피한 혐의도 받았다. 신라젠은 펙사벡 개발 기대에 따라 주가가 한때 고공행진을 했지만 임상 중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폭락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불법적인 거래를 통해 1천억원이 훨씬 넘는 큰 액수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며 "성실히 하루하루를 사는 사람들에게 극도의 상실감과 박탈감을 주고 자본시장에 대한 극심한 불신을 초래했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사건 발생 이후에도 피고인은 자신의 범행을 감추기에 바빴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범행이 계속되면서 신라젠은 상장 폐지 위기에 놓였고, 불특정 소액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유발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검찰은 함께 기소된 이모 전 신라젠 대표 등 공범들에게는 각각 징역 3∼15년을 구형했다.

문 전 대표는 검찰 수사단계에서 구속됐으나 지난 4월 법원이 보석 청구를 인용하면서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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