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신분 이성윤 등 '친정권' 검사들 요직에... "정권 수사 무력화" 비판
한동훈 법무연수원→사법연수원... 이두봉 대전지검장 전보, 원전 수사 '끝'

 

이성윤(왼쪽) 신임 서울고검장, 이정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법률방송
이성윤(왼쪽) 신임 서울고검장, 이정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법률방송

[법률방송뉴스] 법무부가 4일 오후 발표한 검사장급 인사에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피고인 신분인 이성윤(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했다. 서울중앙지검장에는 박범계 법무부장관을 보좌했던 이정수(26기) 법무부 검찰국장이 발령났다.

법무부는 이날 이같은 내용의 대검 검사급 검사 41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11일자로 발표했다.(인사 명단)

이성윤 지검장 등 6명이 고검장으로 승진했고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으로 10명이 승진했다. 사법연수원 29기 중 4명이 검사장을 달았다.

◆ 친정권 성향 검사들 '영전'... "임기 말 정권 수사 무력화" 지적

이날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이성윤 지검장 등 검찰 내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된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집중 배치된 점이 꼽힌다. 임기 말 정권을 겨냥한 검찰 수사를 차단하고 무력화시키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 법조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사상 초유의 피고인 신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이번 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이성윤 지검장은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했다. 직무배제 요구가 높았지만 오히려 고검장으로 승진해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상급 고등검찰청 수장을 맡았다.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금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장과 관할 수원고검장도 교체됐다. 문홍성(26기) 수원지검장과 신성식(27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서로 자리를 바꿨다.

문홍성 지검장은 김 전 차관 사건 연루 의혹으로 현재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수사팀에 대한 지휘를 회피한 상태다. 문 지검장이 전국 검찰의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 임명되면서 김 전 차관 사건에 대한 대검의 수사지휘가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새로 수원지검장에 보임된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도 지난해 채널A 사건과 관련해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됐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아들 사건을 무혐의 처리한 김관정(26기) 서울동부지검장은 동기 중 가장 먼저 고검장으로 승진해 지난달 말 오인서(23기) 고검장이 사의를 표하고 떠난 수원고검장으로 이동한다.

대표적 친정부 인사로 꼽혀온 심재철(27기) 서울남부지검장은 유임됐다.

◆ 윤석열 측근 한동훈·조남관·강남일·구본선 모두 '연수원'... "모욕 주기" 비판

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근으로 꼽혀온 고검장들은 전원 연수원으로 발령났다.

강남일 대전고검장, 구본선 광주고검장 등 윤 전 총장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인 고검장들은 모두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밀려났다. 총장직대를 맡았던 조남관(24기) 대검 차장검사는 법무연수원장으로 전보됐다. 검찰 내부에서는 현 정권에 반기를 들었던 고검장들에 대한 '모욕 주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한동훈(27기) 검사장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서 이번에는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발령이 났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채널A 사건으로 좌천됐던 한 검사장을 이번 인사에서 일선 검찰청으로 복귀시킬 것을 박범계 장관에게 요청했지만 거부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수사를 총괄해온 이두봉(25기) 대전지검장은 인천지검장으로 전보됐다. 이 지검장 이동으로 대전지검 형사5부(이상현 부장검사)가 중심이 됐던 원전 수사는 '정리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전 총장 당시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지휘한 박찬호(26기) 제주지검장은 광주지검장으로 이동한다.

◆ 참모진 교체... 대검 차장 박성진, 법무부 검찰국장 구자현 

김오수 검찰총장을 보좌할 대검 참모진도 대거 교체됐다.

대검 차장검사에는 박성진(24기) 부산고검장이 보임됐다. 형사부장에 김지용(28기) 춘천지검장, 기획조정부장에는 예세민(28기) 성남지청장, 공판송무부장에 이근수(28기) 안양지청장, 과학수사부장에 최성필(28기)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 각각 검사장으로 승진해 배치됐다.

법무부 박범계 장관의 보좌진도 일부 교체됐다. 심우정(26기) 법무부 기조실장이 서울동부지검장으로 이동하고 후임에 주영환(27기)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이 검사장으로 승진해 보임됐다.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된 이정수 검찰국장 후임에는 구자현(29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검사장으로 승진 보임됐다.

법무부는 이날 인사에 대해 "기존 검사장급 이상 간부들의 전면 순환인사를 원칙으로, 검찰의 분위기 쇄신과 안정적인 검찰개혁 완수를 도모하기 위해 리더십과 능력과 자질, 전문성을 기준으로 유능한 인재를 새로 발탁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했다"며 "김오수 검찰총장의 의견도 충분히 수렴해 최대한 반영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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