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률 30%대 로스쿨도... 운영 실태 평가와 진단, 개선책 마련 필요"

[법률방송뉴스] 올해 초 치러진 제10회 변호사시험 응시자 수 대비 합격률을 보면 이른바 ‘SKY 대학’이라고 불리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가 1,2,3위를 차지했고, 성균관대가 4위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문제는 전국 25개 로스쿨 가운데 합격률 하위권 대학들인데 최하위 3개 대학의 평균 합격률은 SKY 대학 합격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떻게 봐야할까요. 박아름 기자가 관련 내용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제9회 변호사시험에 이어 올해 제10회 변시에서도 응시자수 대비 합격률 1위는 서울대였습니다. 

서울대는 81.54%의 합격률을 보여 응시생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합격했습니다. 

서울대의 뒤를 이어 78.67%와 77.54%의 합격률을 기록한 고려대와 연세대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습니다. 

67.72%의 합격률을 보인 성균관대는 지난해 3위에서 한 계단 미끄러져 4위를 기록했고, 합격률 67.50%의 경희대는 지난해에 이어 5위를 지켰습니다.

영남대는 67.02%의 합격률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6위를 차지하며 지방대 가운데 유일하게 10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 뒤를 이어 한양대, 외대, 이대, 서강대가 각각 7,8,9,10위를 차지하며 10위권을 형성했습니다.

올해 제10회 변시 전국 평균 합격률 54.06%를 넘긴 로스쿨은 이들 10위권 안에 든 학교들이 전부입니다.

나머지 15개 대학은 전국 평균 합격률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쉽게 말해 상위 10개 대학들이 변시 평균 합격률을 견인했고, 나머지 로스쿨들은 평균을 깎아먹었다는 말입니다.   

이를 서울과 비서울 로스쿨로 이분화해서 보면, 서울 소재 12개 로스쿨들의 평균 합격률은 67.04%입니다.   

반면 지방 소재 13개 로스쿨들의 평균 합격률은 44.39%에 불과합니다.

즉 변시에 응시한 서울 소재 로스쿨 졸업생들은 10에 7명 가까이 합격했는데, 지방 로스쿨들은 10에 5명도 합격하지 못하고 절반 이상이 떨어졌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22위와 23위, 24위, 25위를 기록한 충북대와 강원대, 제주대, 원광대, 최하위 4개 지방 로스쿨들의 합격률은 40%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원광대와 제주대의 경우엔 각각 30.66%, 31.65%의 합격률로 10명이 응시하면 겨우 3명만 합격하고 나머지 7명 가까이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상위권과 하위권 대학의 합격률 격차가 올해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지난해의 경우엔 올해보다 2개 학교가 더 많은 6개 지방 로스쿨이 30%대 합격률을 기록했습니다. 

로스쿨들의 교육 커리큘럼이나 운영 시스템 등에 대한 체계적인 점검과 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윤우 변호사 / 대한변협 수석대변인] 
“그러면 거기가 어떻게 운영되고 뭐가 문제인지를 평가를 해 봐야 평가가 이뤄져서 문제를 발견하고 분석을 해서 없애야...”

그런데도 일부 로스쿨들이 이런 평가와 분석에 대해 극도로 몸을 사리며 경계한다고 이윤우 변협 수석대변인은 목소리를 높입니다. 

[이윤우 변호사 / 대한변협 수석대변인] 
“그런데 평가를 해서 당연히 문제가 있다고 발견이 되겠죠. 그러면 거기 계신 교수님들의 밥그릇에 문제가 생기거든요. 그걸 원치 않죠, 로스쿨은. 그렇기 때문에...”

반면 변시 합격률이라는 잣대만으로 로스쿨들을 평가하고 재단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김용섭 교수 / 전북대 로스쿨] 
“단선적인 합격률로만 서열을 매기는 방식은 문제가 있다. 더 중요한 것이 진짜 실력을 갖추고 나왔느냐가 중요하잖아요. 그런 실질적인 부분에 대한 그런 게 없어서...”

합격률을 기준으로 한 줄세우기와 서열화는 다양한 교육이라는 로스쿨 설립 취지를 몰각하고, 무엇보다 로스쿨들의 변시 학원화와 지방 탈출이라는 악순환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 김용섭 교수의 지적입니다.  

[김용섭 교수 / 전북대 로스쿨] 
“이게 학교의 서열화를 잘못 오도할 수도 있다, 뭐 그런 얘기죠. 그래서 한 마디로 괜히 (서울로) 옮겨가게 되고 하여튼 그런 단선적인 기준은 문제가 있다...”

이런 가운데 지방 로스쿨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응시자수 대비 합격률 6위를 차지한 영남대 로스쿨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영남대의 경우엔 특히 올해 10회 변시에서 로스쿨 10기 실제 입학생 대비 합격률에서 서울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쉽게 말해 로스쿨을 졸업하는 해에 첫 번째 친 변시에서 합격한 경우가 연·고대 등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는 얘기입니다.

영남대는 지난해엔 이 부분에서 서울대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돌풍 수준의 약진에 대해 이동형 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대학의 전폭적 지원과 우수한 교수진의 교육·연구, 학생 상호간의 주도적 학습과 함께 우수한 행정력이 뒷받침하고 있다"고 자평했습니다. 

이와 관련 이윤우 변협 수석대변인은 잘하고 있는 곳이든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곳이든, 평가와 분석을 통해 장점은 서로 흡수하고 단점은 반면교사로 삼아 개선해야 한다고 거듭 평가와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윤우 변호사 / 대한변협 수석대변인] 
“로스쿨들은 그런 평가에 대해서 굉장히 완고하게 거부를 하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저희가 (로스쿨 평가보고서를) 발간해서 낸 다음에 로스쿨협의회로부터 저희한테 공문 비슷하게 왔어요. 다시는 이런 평가 보고서를 만들지 말 것, 이렇게 적었어요. 이런 식으로 명령조로...” 

이런 가운데 로스쿨 운영 시스템 개선과 발전, 대안 모색을 위해 올해 25개 전체 로스쿨에 대한 실지조사를 계획하고 있는 대한변협이 로스쿨들의 협조를 얻어 순조롭게 관련 조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박아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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