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복에 탄창 파우치, 대검까지... 유명무실 ‘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
전투복에 탄창 파우치, 대검까지... 유명무실 ‘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
  • 왕성민 기자
  • 승인 2021.05.1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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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군복 적국 유출, 안보에 치명적"... 국방부 "군·경 합동단속 강화"

 

[법률방송뉴스] 최근 특수부대 출신자들이 생존 경쟁을 벌이는 이른바 '밀리터리 예능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지금은 코로나 사태로 뜸하지만 보수단체 시위나 집회에 군복을 입고 나온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국군이 현재 사용하는 있는 이른바 ‘현용군복’을 사고 팔거나 입는 것은 모두 불법이라고 하는데, 군복 정도가 아니라 대검 같은 군용 물품도 시장에서 버젓이 거래되고 있다고 합니다. 'LAW 투데이 현장' 왕성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종편 채널A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강철부대’라는 이름의 밀리터리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특전사나 해군 UDT, 해병 수색대 등 특수부대 출신자들이 상황별 서바이벌 게임을 벌이는 프로그램입니다. 

시청률이 6%에 육박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TV뿐 아니라 유튜브에서도 군사 관련 영상들은 이른바 '덕후'가 많아 인기 아이템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군 지원이나 허가를 받지 않은 군복 착용은 현행법상 모두 불법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이런 사실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최근에도 한 유명 유튜버가 관련 법 위반으로 고발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A 유튜버 사과영상]   
"제가 초창기부터 제 채널에서 업로드 된 영상 속에 제가 현역 때 입었던 전투복을 입고 찍었던 영상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 제8조에 따르면 "누구든지 군복이나 군용장구를 착용 또는 사용할 수 없는 자를 위하여 이를 제조·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소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같은 법 제9조는 "군인이 아닌 자는 군복을 착용하거나 군용장구를 사용 또는 휴대하여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현역 군인이 군용물을 외부에 반출하거나 판매했을 경우엔 군형법에 따라 처벌됩니다.  

군복을 포함한 군용물품의 유출 및 판매는 물론 단순 소지나 착용도 모두 처벌 대상인 겁니다.

[배연관 변호사 / 법무법인 YK]  
"실제로 사용되는 군복을 현역병이나 군에 계시는 분들이 이거를 빼돌려가지고 횡령하거나 절취해가지고 매매한 경우에는 군형법이 적용이..." 

현용 군복이 아닌 구형 군복의 경우에도 국군 계급장이나 부대마크 등이 그대로 노출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배연관 변호사 / 법무법인 YK]  
"이거는 계급장 등이 관련 규정에 따라 유사군복에 포함이 되기 때문에 계급장을 이제 현용이랑 똑같이 해가지고 판매를 하는 경우에는 이거는 처벌의 대상이 된다..."

그럼에도 군복을 포함한 군용물품은 온·오프라인에서 여전히 버젓이 거래되고 있습니다. 

[왕성민 기자] 
"군복 등 쓰던 옷들을 파는 이른바 구제 의류가 많이 팔리고 있는 서울 동대문 동묘시장입니다. 군용물품 관련해서 어떤 물품들이 팔리고 있는지 시장을 직접 돌아보겠습니다."

평일 오전임에도 군복과 이런저런 군장류를 파는 좌판들이 여기저기 깔려 있습니다.  

육군에서부터 해병대 전투복까지, 일반 사병 군복에서 부사관, 위관 장교 군복까지 다양합니다.

[A 판매상인]  
"이제 이게 새 거로 같이 들어오면서 요것도 새 거에요. 이게 중요한 건 이런걸 봐야 돼. (이 날개 있는 거요) 아니 뱀, 뱀이 날개를 감고 있는..."

상인들이 늘어놓는 넉살 사이로 여기저기 군복을 구하려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일종의 '짝퉁' 아니냐고 묻자 판매상인은 펄쩍 뛰며 실제 군복이라고 강조합니다. 

실제 군복 안을 보니 군용 마크가 선명하고 이름과 군번 등을 적는 란까지 부착돼 있습니다. 

[A 판매상인] 
“아니 근데 이걸 누가 가짜로 만들어. 팔리지를 않는데, 뭐 이게 불티나게. 이걸 (가짜로) 만드는 게 망하는 지름길이야. 이거 돈이 얼만데" 

군복 말고도 뭐에 쓰려는 것인지 탄창 파우치 같은 다른 군용물품들도 눈에 띕니다.

[A 판매상인] 
"(이런 거는 아예 탄피) 탄창. 두 개 밖에 없는 게 아니라 그냥 걸어둔 거야. 많이 있어요." 

파우치 정도가 아니라 골목을 더 돌아보니 날이 시퍼렇게 서있는 군용 대검을 파는 노점상도 있었습니다.  

[B 판매상인]
"(날도 서있네) 그럼 이거 진짜에요. 날 다 서있어. (이런 건 얼마에요) 이거 한 12만원만 줘요. 12만원." 

대검 같은 건 어디서 구하느냐고 묻자 "더 알려고 하지 말라"며 말을 흐립니다.

[B 판매상인]
"(이런 건 어디서 구하시는 거에요) 말하자면 긴데 의정부, 미군부대. 더 알려고 하지 말고." 

군용물품은 어디서 들여 오냐, 군복은 어디서 구하냐, 이런저런 걸 묻자 상인은 일순 경계하기도 합니다.  

[C 판매상인] 
"(지금도 군복 같은 거 많이 들어와요) 예, 군복 같은 거 파는 거 있죠. 왜, 왜 (아니 군복 같은 거 좋아해가지고) 미제도 들어오고 다 들어오죠. 근데 가격이..".

'군복 및 군용장구 단속법'이 군인 아닌 자의 군복 착용을 금지하는 것은 안보 및 국방 문제와 연결돼 있습니다.   

가령 유사시 적군이 우리 국군 군복을 입고 있다고 가정해 보면, 작전에 심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습니다.  

[배연관 변호사 / 법무법인 YK]  
"우리나라에서 어떤 루트를 통해서 군복이 만들어지는지 적국이 알게 되거나 유사군복을 적국이 입수하게 되는 경우에는 누가 진짜 우리나라 군인인지 혹은 누가 적국의 군인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작전에 심대한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 

실제 그런 일이 있겠냐 싶어도, 일례로 지난 19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 사건 당시 북한군들은 우리 육군 복제 전투복을 입고 침투해 군 당국을 당황케 했습니다.

지난 1월 14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군 열병식에도 일부 북한군이 국군 신형 전투복과 유사한 군복을 착용하고 나온 게 확인돼 정보당국이 조사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 헌법재판소는 2019년 ‘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법’이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유사군복을 착용하고 아군으로 위장한 자들에 의한 테러 등 국가적 위험이 발생하면 국가안전보장에 치명적인 결과와 사회적 혼란, 불안감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 헌재의 합헌 결정 사유입니다.  

[배연관 변호사 / 법무법인 YK]
"이게 유사군복을 판매하거나 이것이 무분별하게 시중에 풀리는 경우에 궁극적으로는 거시적으로 봤을 때 국방력이 약화되게 된다. 또한 이걸 막기 위해서는 우리는 결국에는 지금 들어와 있는 디지털 무늬 군복을 다시 한 번 이거를 바꿔야 되는 그런 일이 생길 수..."   

이게 단순히 이른바 ‘밀리터리 마니아‘들의 군복 착용을 막네 마네 하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럼에도 오프라인 시장을 넘어 온라인에서도 군복을 사고판다는 글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법률방송 관련 질의에 국방부 관계자는 "해당 군복은 현용 전투복으로 판단된다"며 "국방부 소속 군사경찰과 관할 경찰서에서 군복단속법 위법 여부를 현장 확인한 후 경찰을 통해 고발 조치토록 할 예정"이라고 밝혀왔습니다.

이 관계자는 "민간인의 경우 민간경찰에 수사권이 있다"며 "상습 판매지역에 대한 군·경 합동단속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버려지는 예비군복 등 군용물품, 특히 군복의 시중 유통 경로 파악 및 판매 실태 점검, 개선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법률방송 왕성민입니다. 

 

왕성민 기자 sungmin-w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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