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단속 걸리자 동생 면허증 사진 제시... 경찰에 사인 엉터리로 했다면 무슨 죄
음주단속 걸리자 동생 면허증 사진 제시... 경찰에 사인 엉터리로 했다면 무슨 죄
  • 박아름 기자
  • 승인 2021.05.03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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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명위조죄, 벌금형 없고 3년 이하 징역형

▲유재광 앵커= 일상생활에서 부딪칠 수 있는 법률문제를 법제처 생활법령정보와 함께 알아보는 '알쏭달쏭 솔로몬의 판결' 오늘(3일)은 음주단속 당했을 때 벌어진 일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박아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상황인가요. 

▲박아름 기자= 술만 먹으면 운전대를 잡는 나쁜 습관을 가진 나인우씨는 서울의 한 도로에서 또 다시 무면허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당시 나인우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254%의 만취상태였는데요, 이미 음주운전으로 여러 번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나인우씨는 처벌을 두려워한 나머지 단속 경찰관에게 동생의 운전면허증을 찍은 사진을 마치 자신의 것처럼 제시하였습니다.

경찰은 PDA, 개인용정보단말기에 단속내역을 입력한 후 서명을 요구하였고, 나인우씨는 동생이나 자신의 이름을 정확히 기입하는 대신, 운전자 서명란에 의미를 알 수 없는 부호를 기재하였습니다. 하지만 나인우씨는 결국 사서명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황입니다. 

▲앵커= 이게 음주운전 말고도 여러 죄명으로 넘겨진 모양인데, 사서명위조죄가 뭔가요. 

▲기자= 사서명위조죄는 사인, 즉 서명 등의 위조, 부정사용을 말하는 것으로 형법 제239조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239조 사인 등의 위조, 부정 사용 제1항은 “행사할 목적으로 타인의 인장, 서명, 기명 또는 기호를 위조 또는 부정사용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합니다. 또 2항에선 “위조 또는 부정사용한 타인의 인장, 서명, 기명, 또는 기호를 행사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서명위조죄는 사문서위조죄와 혼동되는 경우가 많은데, 형법 제231조의 사문서위조죄의 경우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 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문서 또는 도화를 위조 또는 변조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합니다. 즉 사서명위조죄가 더욱 중한 범죄인 것입니다. 

▲앵커= 뭔지 잘 못알아보게 쓴 게 서명을 위조한 거냐, 이게 쟁점이 되었겠네요. 

▲기자= 네, 이번 사안의 경우 나인우씨가 서명 란에 동생의 이름 대신 의미를 알 수 없는 부호를 기재했기 때문에, '사인 등'을 부정사용한 경우에 처벌하는 사서명위조죄에 해당하느냐가 문제입니다. 즉 PDA의 음주운전 단속결과 통보 중 운전자 서명 란에 타인의 기명 없이 의미를 알 수 없는 부호를 기재한 경우에도 사서명위조 및 위조사서명행사죄가 성립하는지 여부가 쟁점인 상황입니다. 

▲앵커= 양측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운전자 서명란에 다른 사람의 이름을 적지도 않았고 그냥 아무런 의미 없는 부호만 기재 했는데, 사서명위조 및 위조사서명행사죄라니 말도 안 된다. 음주운전은 인정하지만, 사서명 위조는 아니다라는 게 나인우씨 측 입장입니다. 

반면 검사 측에선 운전자 서명란에 동생의 이름 대신 의미를 알 수 없는 부호를 기재하였다 하더라도, 동생의 서명을 위조한 것에 해당하니 당연히 사서명 위조 및 행사죄가 성립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쉽게 말하면 서명, 사인 위조죄라는 건데 정립된 판례가 있나요. 

▲기자= 네, 대법원은 “사서명 등 위조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그 서명 등이 일반인으로 하여금 특정인의 진정한 서명 등으로 오신게 할 정도에 이르러야 할 것이고, 일반인이 특정인의 진정한 서명 등으로 오신하기에 충분한 정도인지 여부는 그 서명 등의 형식과 외관, 작성경위 등을 고려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그 서명 등이 기재된 문서에 있어서의 서명 등 기재의 필요성, 그 문서의 작성경위, 종류, 내용 및 일반거래에 있어서 그 문서가 가지는 기능 등도 함께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2005. 12. 23. 선고 2005도4478 판결 참조)

▲앵커= 원론적인 것 같은데, 그래서 나인우씨는 어떻게 됐나요. 

▲기자= 네 대법원은 위 법리에 비추어 “휴대용정보단말기에 표시된 음주운전 단속결과 통보의 운전자 서명란에 동생의 이름 대신 의미를 알 수 없는 부호를 기재한 행위는 동생의 서명을 위조한 것에 해당한다”고 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수긍하였습니다. (대법원 2020. 12. 30. 선고 2020도14045 판결).

법제처는 음주운전 처벌을 피하려고 사진으로 찍은 엉뚱한 면허증을 제시하면 더 큰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주의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앵커= 이게 이런 일을 안 맞닥뜨리게 술 마시면 운전 안 하는 게 최선인 거 같습니다. 오늘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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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아름 기자 ahreum-park@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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