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시민의 의지를 통해서 형성”... '법의 날' 맞아 ‘법의 균형’ 펴낸 최승필 교수 인터뷰
“법은 시민의 의지를 통해서 형성”... '법의 날' 맞아 ‘법의 균형’ 펴낸 최승필 교수 인터뷰
  • 왕성민 기자
  • 승인 2021.04.2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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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불완전한 정의, 균형을 찾아가는 여정... 진실과 거짓 가를 수 있는 힘 길러야"

[법률방송뉴스] 그제 4월 25일은 제58회 ‘법의 날’이었는데, 법의 날을 맞아 ‘법은 무엇이고, 법에 의한 지배는 무엇인가,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묵직한 화두를 주제로 서적을 펴낸 법학자가 있습니다.

한국외대 로스쿨 최승필 교수가 그 주인공인데요.

'책과 사람들', "법은 시민의 것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최승필 교수를 만나 상식과 정의, 법에 대한 얘기들을 들어봤습니다. 왕성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최승필 교수를 만난 곳은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한국외대 법학도서관입니다.

책 더미 속에 파묻혀 있는 최승필 교수의 모습은 마치  책의 일부처럼 자연스러워 보였습니다.  
 
'법의 균형', 4월 25일 제58회 법의 날을 맞아 최승필 교수가 펴낸 법학 교양도서 제목입니다.

[최승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 
"혁신과 규제 사이에서 위기와 위험 사이에서 그 다음에 법의 지배, 법을 통한 지배, 그리고 느린 전진, 시민의 법 이렇게 나뉘어져 있습니다." 

'법의 지배, 법을 통한 지배', 알 듯 모를 듯합니다.

이번에 발간된 책 가운데 저자로서 가장 기억나는 부분을 물었습니다.

[최승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
"'침묵의 카르텔'이라고요. 마스크도 사실은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 위기가 끝나고 나면 이 마스크 그동안 썼던 이 마스크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점입가경, 코로나와 마스크가 법과 어떤 관련이 있다는 것일까.

자리를 옮겨 본격적으로 책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법의 균형'이라는 책이 어떤 책이냐고 묻자, 곧바로 법의 본질에 관한 얘기라는 묵직한 답변이 돌아옵니다. 

[최승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
"법의 본질은 이해충돌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의 문제거든요. 그런데 각자의 이해에 대한 생각들이 모두 다 주관적인 생각을 하는 거죠. 결과적으로는 개인과 개인, 집단과 집단 사이에는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충돌과 갈등은 인간 사회가 존재하는 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고, 법은 그 충돌과 갈등을 조정하는 도구이자 수단이라는 게 최승필 교수의 설명입니다.

[최승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법은 그런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뭐 유명한 말이 있지 않습니까.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을 종식시키는 것이다’ 라고 이야기가 있는데..."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을 종식하기 위해 법은 본질적으로 충돌에서 균형으로, 갈등에서 균형으로, 균형을 찾아가는 속성을 내재하고 있다고 최승필 교수는 말합니다.  

최승필 교수는 '법의 균형'에서 이런 개념과 과정을 '불완전한 정의'라는 표현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최승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
"법의 내용은 각자의 이해에 중간점 또는 합치점, 합의점에서 형성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결국 ‘균형’이죠. 최초에 만들어진 균형들은 그렇게 완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균형점에서 또 다른 논쟁들이 시작이 될 겁니다. 그리고 보다 고양된 균형의 형태로 나갈 것이고 또..." 

'법과 균형' 책의 영어 부제를 'searching for The Equilibrium of the Law', '법의 균형을 찾아서'라고 지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법은 결국 뫼비우스의 띠처럼 차원을 높이며 되풀이 되는 '균형 찾기'라는 게 최승필 교수의 말입니다.

[최승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
"그러다 보니까 결국에는 방금 설명한 것처럼 균형에서 균형으로 또 균형으로 이어지는 그 과정을, 과정에서 종국적으로 우리가 다다를 수 있는 것을 이퀼리브리엄(Equilibrium 균형)이라고 하고, 우리는 끊임없이 이퀼리브리엄을 찾아나간다는 의미에서..."

어려운 법 얘기는 잠시 미루고 최승필 교수 옛날 얘기를 꺼내봤습니다.

천생 법학 교수처럼 보이지만 최 교수는 사실 한국은행에서 십년 넘게 근무한 금융·경제 전문가입니다. 

[최승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
"당시 외환위기가 터졌을 때는 제가 (한국은행에서) 기업분석 업무, 우리나라 기업들의 재무구조를 분석하는 업무를 하고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수많은 기업들이 도산하고 구조조정 하는 고통스런 상황들을 함께..." 

IMF 사태가 터지는 걸 지켜봤고, 구제금융이 끝나는 걸 지켜본 한 시대의 산증인이기도 합니다.

[최승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 
"그리고 이제 IMF의 끝을 봤다는 건 이(IMF 구제금융) 마지막 분 상환과 관련해서 그 상환서류에 그 당시에 작고하신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께서 서명을 하실 때 결재서류에 서명을 하실 때 옆에 배석을..." 

한국은행에서도 잘 나가는 ‘금융맨’이었던 최승필 교수는 경제학 공부를 위해 독일 유학을 가게 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됩니다.

[최승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 
"그런데 참 인상 깊었던 것은 독일(대학원)의 경제학과, 물론 경영학과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사법과 ‘프라이빗 로’(private law, 사법)와 ‘퍼블릭 로’(public law, 공법)가 필수과목입니다. 이런 거죠. 경제 영역에서 또 커머셜(상업적)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법을 준수하라는..."

초기엔 적응이 쉽지 않았고 에피소드 많았지만, 최승필 교수는 경제학과 법학을 같이 공부하면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합니다.

[최승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
"당시 토론을 하다보면 언어가 제한이 되다 보니까 제가 알 수 있는 모든 언어를 동원하는 거죠. 독일어 영어, 라틴어를 섞어서 썼습니다. 제가 로마법을 좋아해서 라틴어를 되게 좋아했거든요. 디플롬 과정에서 경제학과를 다니면서 법학박사 과정을 같이 다닌, 동시에 공부를..." 

한국에 돌아와 다시 한국은행에 복귀했다가 로스쿨 출범과 함께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로 임용된 최승필 교수는 ‘사법과 공법의 교차로’라 불리는 금융행정법 분야를 개척하며 일가를 이뤄가고 있습니다. 

[최승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
"그런데 금융법은 사실은 사법과 공법이 교차되는 영역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금융법 책을 보면 반 정도가 금융규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결국 규제에 대한 이야기는 국가와 국민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거든요. 자연스럽게 공법적 원리가 적용되어야 되는데..."

"국가와 국민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 최승필 교수가 전문 법학 서적 외에도 법률교양서적 출간에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입니다.

[최승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
“교양서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의 우리의 법을 보면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하기가 되게 어렵습니다. '법' 그러면 굉장히 경원시 하거나 또는 법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답답해진다..."

4년 전 발간한 '법의 지도'를 시작으로 일련의 법률 교양서적 발간을 기획하고 있는 것도 '법의 주민은 시민'이라는 문제의식이 굳건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최승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
"그런 측면에서 시민들이 법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법에 대한 자각을 주고 또 시민에게 법이 어렵지 않다는 거 그리고 좋은 법은 시민의 의지로 형성되어져야 한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전에 썼던 ‘법의 지도’도 마찬가지고 지금의 '법의 균형'도 그 비슷한 목적의식 속에서..."  

시대의 화두가 된 정의와 공정, 이를 달성하기 위한 기반과 제도로서의 법. 

결국 '법에 의한 지배'는 법을 만들어가는, 법의 주체이자 주인인 '시민에 의한 지배'라고 최승필 교수는 강조합니다. 

[최승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
"그래서 이러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을 가진 시민들에 의해서 합의가 이뤄지고 그 합의가 법으로 형성되는 과정에서 시민들이 주체가 돼야하고 시민들의 의지가 동력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책 제목 ‘법의 균형’, 균형(均衡)의 형(衡)은 한자로 ‘저울대’라는 뜻, 바로 법과 정의의 여신 디케가 들고 있는 그 저울입니다.

[최승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
"좋은 합의를 바탕으로 시민의 의지를 통해서 법을 형성하자는 뜻입니다. 좋은 합의를 위해서는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가를 알아야 합니다. 물론 세상일은요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를 알 수 없는 일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적어도 우리는 진실과 거짓을 가르는 또는 가를 수 있는..."

법률방송 왕성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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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민 기자 sungmin-w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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