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님들, 정책배달 왔어요"... 라이더들, 피자박스에 정책요구안 담아 국회 '배달데이'
"의원님들, 정책배달 왔어요"... 라이더들, 피자박스에 정책요구안 담아 국회 '배달데이'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1.04.2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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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업 등록제로 전환, 산재보험 전면 적용... 보험료 등 불합리한 제도 개선해야"

▲유재광 앵커= 배달 노동자들 노조인 라이더유니온에서 내일(28일) "의원님들, 라이더들이 정책배달 왔어요"라는 제목으로 국회에 정책요구안을 전달한다고 합니다. 법률방송이 관련 정책요구안을 입수했습니다. '이슈 플러스' 장한지 기자와 얘기해 보겠습니다. 내일 행사 이름을 '배달데이'라고 붙였다고 하는데, 우선 '라이더유니온'이란 단체, 어떤 단체인가요.

▲장한지 기자= 쉽게 말해 '배달 노동자들의 첫 노조'입니다.

2년 전인 2019년 5월 1일 노동절에 50여명의 배달 노동자들이 국회에서 청와대까지 오토바이 행진을 벌이며 많이 알려졌고요. 이후 배달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공론화하며 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는 단체입니다.

▲앵커= 열악한 근무환경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한마디로, 상시적인 갑질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성토입니다.

일단 제가 취재한 것만 봐도 최근 일부 아파트에서 배달 노동자들의 출입을 막고 걸어서 배달하게 하는 '아파트 갑질'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건 주민들에 의한 갑질이고요. (관련 기사→ "음식배달원은 '화물'이 아닙니다"... 도 너무한 '갑질 아파트' 인권위 진정)

쿠팡이츠, 배민라이더스, 요기요 등 '배달앱 갑질' 논란도 만만치 않습니다. 최소 배달료를 일방적으로 삭감하거나, 실시간으로 배달료를 변경해 수익을 예상할 수 없게 하거나, 기준도 불확실한 배달 평점을 매겨 영문도 모르는 페널티를 주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 배달기사 최소배달료는 삭감, 음식점 배달료는 인상... 쿠팡이츠 '갑질 세트' 도마에)

'사업장 갑질'도 있습니다. 보험 가입을 하지 않아 번호판이 없는 일명 '무판 오토바이'로 배달 일을 시키는 경우도 있고요. 엄연한 특수고용노동자 신분으로 산재 가입이 가능한데 산재 가입을 거부하는 등 갑질 행위가 업계에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여기에 슈퍼카보다 비싼 영업용 오토바이 보험료 논란이 있습니다. 비싸면서도 정작 자기신체와 자차 보상은 안 되고 있는데요. 이런 불합리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게 배달 노동자들의 성토입니다. (관련 기사→ 페라리나 맥라렌도 아니고... 슈퍼카보다 비싼 황당한 배달 대행 오토바이 보험료)

▲앵커= 심각하긴 심각해 보이는데, 내일 국회에 전달하겠다는 정책요구안, 어떤 내용들이 담겼나요.

▲기자= 크게 '3대 요구안'이 있는데, 먼저 법제화 관련해선 소화물배송사업자에 대한 '인증제'를 '등록제'로 전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개정 요구가 있습니다. 현재 배달업은 사실상 아무런 규제나 관리 없이 사업을 할 수 있어 일종의 '무자격 배달사업자'가 난립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도 현황이나 실태 파악도 안 되고, 문제점이 드러난다 해도 규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보니 뭘 어떻게 할 수 없는,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입니다. 이에 이를 등록제로 전환해 소화물배송사업자들에 대한 면허 확인과 보험 확인을 하자, 배달료 구성항목과 기준, 배차방식과 평점기준 제공 의무를 부과해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질 수 있게 하자는 취지입니다.

라이더유니온에서는 사업자 등록제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박정훈 /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저희는 일단 '생물법'(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개정안 내용이 핵심일 거 같고요. 안전배달료와 등록제 그리고 등록요건에 보면 알고리즘 정보 제공이라든지 면허 확인, 이런 것도 있는데..."

라이더유니온에선 이와 함께 화물노동자들이 보장받는 안전운임제를 인용해 배달 노동자들에 대한 안전배달료 보장, 실시간으로 바뀌는 배달료에 대한 최저기준 마련 등도 아울러 요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세 가지라고 했는데 나머지는 뭔가요.

▲기자= 산재보험 전면 적용입니다. 관련해서 라이더유니온에선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이른바 '전속성' 기준을 폐지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습니다. 전속성은 업무상 업체에 속한 정도를 뜻하는데요. 이것이 배달 노동자들에겐 족쇄와 산재 사각지대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일단 산재보험법 제125조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특례' 1항의 1을 보면요. 특고 노동자에 대해 '주로 하나의 사업에 그 운영에 필요한 노무를 상시적으로 제공하고 보수를 받아 생활할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배달 노동자를 이 조항에 대입해보면요. '배달의 민족'에서 일을 하며 산재에 가입했다가 '요기요'에서도 추가로 일을 하게 되어 요기요 산재에 가입하게 될 경우에는, 배달의민족 산재는 탈퇴 처리가 됩니다. 이 경우 배민 배달을 하다 사고라도 당하게 되면 산재 처리를 전혀 받을 수 없게 되는 겁니다.

또 하나가 있습니다. 월 118시간, 월 약 124만원 이하로 일을 하면 또 전속성 기준이 충족되지 않는데요. 라이더유니온은 "쿠팡이츠 등에서 부업으로 일을 하는 경우 산재 적용을 받을 수 없다"고도 말했습니다. 최종연 변호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최종연 변호사 / 법률사무소 일과사람]
"대리운전 기사도 마찬가지로 다른 업체 것을 할 수 없는 경우 또는 다른 업체 것도 하지만 우선적으로 소속 업체 것을 하기로 한 경우, 이런 경우들이 전속성 요건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라이더나 배달원들 같은 경우에도 이런 전속성 요건에 미달하는 경우는 결국 산재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결과가 돼서..."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디지털 전환과 노동의 미래 위원회' 지난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디지털 플랫폼에서 일하는 배달기사 중 산재보험 미가입자 비율은 90%를 넘어서는 실정입니다.

▲앵커= 대안 마련이 필요해 보이는데 다른 요구안들은 어떤 것들이 더 있나요.

▲기자= 이륜차 관련 시스템 자체를 좀 개선해 달라는 요구안도 담겼습니다. 대표적인 게 앞서 잠깐 언급한 보험료 문제인데요. 이륜차 영업용 보험료는 1천만원 안팎인데 보장 수준은 대인과 대물뿐, 자기신체와 자차에 대한 보장은 없습니다. 때문에 보험료 현실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요즘에는 자전거나 전동킥보드를 개조해서 배달 일을 하는 노동자들도 볼 수 있는데요. 오토바이 면허 강화와 입법적 제한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있습니다. 이륜차의 경우 수리자격증 제도도 없고 표준공임단가도 없어 관련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입법적 조치 등도 아울러 요구하고 있습니다.

배달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지를 감안하면 법제도 정비와 개선이 꼭 필요하다는 건데, 권동희 노무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권동희 노무사 / 법률사무소 일과사람]
"플랫폼 노동자나 배달 노동자의 현실과 맞지 않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정부에서도 공감하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국회에서도 분명히..."

▲앵커= 그래서 내일 '배달데이'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기자= 네, 내일 4월 28일은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이기도 한데요. 라이더유니온은 내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계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엽니다. 이 자리엔 70여명의 배달 노동자들과 정의당 심상정, 민주당 이수진, 국민의힘 김웅 의원 등도 참석해 지지와 연대 발언을 할 예정입니다.

이후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피자박스에 담긴 정책요구안을 이륜차를 이용해 민주당과 국민의힘, 정의당, 기본소득당에 전달하는 한편, 관련 의원실에도 함께 전달하며 면담을 하고 '인증샷'도 찍어서 올릴 계획입니다.

▲앵커= 국회에서 적극 나서 달라는 취지의 퍼포먼스 같은데, "의원님들, 라이더들이 정책배달 왔어요" 같은 캐치프레이즈가 신선해 보이네요. 전향적으로 잘 됐으면 좋겠네요. 오늘(27일) 잘 들었습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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