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땅 사는 것 문제 될 줄 몰라... 명백한 제 잘못, 처벌 달게 받겠다"

초등학교 시절 후배 성폭력 의혹 제기자들을 고소한 기성용이 지난달 31일 고소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경찰서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초등학교 시절 후배 성폭력 의혹 제기자들을 고소한 기성용이 지난달 31일 고소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경찰서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프로축구 FC서울 선수 기성용이 자신과 아버지에 대해 제기된 부동산 투기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경찰은 투기 의혹뿐 아니라 기씨 부자의 광주 토지 매입 과정 전반을 살펴보는 등 수사를 가속화하고 있다.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23일 농지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한 기성용과 아버지 기영옥 전 광주FC 단장의 광주 서구 토지 매입 의혹 전반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기성용 부자는 지난 2015∼2016년 광주 서구 금호동 일대 논·밭 등 농지가 포함된 토지 10여 개 필지를 58억여원을 들여 매입했는데, 이 과정에서 허위로 농업경영계획서를 작성해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땅 일부를 차고지 등으로 임대해 농지 를 불법 형질변경한 혐의도 받고 있다.

기성용은 의혹이 불거지자 이날 오전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무지에서 비롯한 명백한 제 잘못"이라며 "수사에 진실되게 잘 임하고, 처벌도 달게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기성용은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기성용은 "2016년 아버지께서 축구 꿈나무 양성을 위해 축구센터를 해보자고 제안하셨을 때 좋은 일이라 생각해서 동의했고, 한국에 계신 아버지께 모든 걸 일임했다"며 "저는 외국에서 또 대표팀에서 어렵고 벅찬 시간을 보내기에 여념이 없어 아버지께서 이제껏 그러셨듯 잘 진행하실 걸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땅을 사는 것이 전혀 문제 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고, 농지가 있었는지 농지가 문제가 되는지조차 몰랐다"고 덧붙였다.

아버지 기 전 단장도 "매입한 부지는 축구센터 건립용으로, 투기를 목적으로 땅을 샀다는 말을 듣는 것은 너무도 억울하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하지만 기성용 부자가 매입한 땅 일부가 광주시가 추진 중인 민간공원 특례사업 대상지로 편입되면서 큰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져 투기 의혹의 진위는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알 수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기성용 부자가 투기 의혹을 부인한 데 대해 "피의자 소환을 통한 진술이 아니라 개인적 입장 표명"이라고 선을 그으며 계획대로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경찰은 기성용 부자가 농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받은 광주 서구청 민원담당 공무원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하고 있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아직 기씨 부자에 대한 구체적 소환 일정이 잡힌 것은 없다"며 "살펴봐야 할 내용이 남아있어, 조사를 진행한 뒤 소환 일정을 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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