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접직역 통폐합, 변호사 과잉배출 안돼" vs "합격률, 응시자 대비 87%는 돼야"

[법률방송뉴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제10회 변호사시험 합격자가 오늘 발표됐습니다.   

오후에 열린 합격자 수 최종 결정을 위한 법무부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대한변협은 지도부가 정부과천청사에 총 출동해 압박성 시위를 벌였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로스쿨 원우협의회도 변시 합격자 수를 더 늘려야 한다는 맞불 시위를 벌였는데, 현장의 목소리를 왕성민 기자가 담아 왔습니다.   
 
[리포트] 

“변호사 대량배출 강력하게 규탄한다”

정장을 차려입은 변호사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핵심은 지난해 1천800명대 가까이까지 늘어난 변시 합격자 수를 1천200명 이내로 줄이라는 겁니다. 

[이종엽 대한변협회장] 
"일본의 인구수는 우리나라보다 2.5배나 많고 경제규모는 우리나라보다 3배 이상인데도 일본의 변호사시험 합격자수는 우리보다도 훨씬 낮은 1천450명에 불과하고..." 

시위 참가자들은 지난 2009년 로스쿨 출범 당시 법무부가 약속했던 것들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법조 유사직역 통폐합입니다.
 
법조 인접직역 통폐합이 로스쿨 출범의 전제조건이었는데 배출되는 변호사 수는 변호사 수대로, 인접직역 자격사 수는 자격사대로 증가하고 있다는 성토입니다.   

[이종엽 대한변협회장] 
"법조인접 직역군 중 하나인 행정사는 지난 10년간 36배나 폭증하여 35만명에 이르는 등 외려 법조인접 직역의 규모는 처음 과잉 비대화되는 기이한 상황이 전개되고..."

시위 참가자들은 그러면서 법무부가 오류 투성이 ‘적정 변호사 공급규모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근거로 변호사 과잉 배출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민규 대한변협 교육이사] 
"그 오류는 매년 군법무관과 공익법무관 400명이 변호사가 되지 않으니 그 400명을 제외하는데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군법무관과 공익법무관은 3년 후에 다시 변호사로 편입됩니다. 변호사가 포화상태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변호사 숫자가 모자라다는 그릇된 결과로..." 

급기야 로스쿨 정원과 변시 합격자 수, 결원보충제 등 법무부가 로스쿨과 야합해 변호사 업계를 상대로 사기를 치고 있다는 격앙된 반응까지 나왔습니다. 

[박상수 대한변협 부협회장] 
"야합이 있었습니다. 2천명이라는 정원이 생겨났고 그 2천명이라는 정원 밑에서 (변호사시험을) 자격시험으로 하겠다는 약속은 이뤄질 수가 없는 약속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법무부는 이 제도를 도입할 때 사기를 쳤습니다. 그리고 우리 젊은 변호사들을 사지로 몰아넣었습니다."

로스쿨과 변시 합격자 수를 적정 수준에서 조정해야 한다는 요구는 단순한 ‘밥그릇 챙기기’가 아닌 인권과 정의의 수호라는 변호사 본연의 역할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시위 참가자들의 주장입니다.   

[김대광 대한변협 사무총장] 
"너무나 대량으로만 배출하고 있습니다. 그럼으로 인해서 변호사업계는 황폐화 되었고 변호사들의 본연의 직무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천하기 위한 그러한 동력마저 상실될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반드시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에 따라 집회 참가자들은 변협 추천 3명, 로스쿨협의회 추천 5명으로 돼 있는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를 변협과 로스쿨 추천 5:5 동수로 구성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로스쿨협의회 의사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변시 합격자 수를 제도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더불어 매해 발표 당일 반복되는 소모적인 합격자 수 논의를 중단하고 대략적 합격자 수, 결정 방법, 최소 합격점수를 정해서 공개할 것도 요구했습니다.

나아가 변호사 공급과 업무 범위에 대한 계획을 제시하고 공표할 것도 아울러 촉구했습니다. 

그때 그때 주먹구구식이 아닌 기준과 원칙을 가지고 장기 로드맵과 플랜에 따라 변호사 수급을 조정해나가야 한다는 겁니다.

[김승현 서울지방변호사회 부회장] 
"교육부, 법무부, 그리고 정부당국자들은 변호사업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됩니다.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에 있어 이러한 부분들이 조금이나마 반영되길 간절히 기원을 합니다."        

같은 자리에서 오후엔 로스쿨 원우협의회와 변시 탈락생들이 맞불시위를 벌였습니다.  

[현장음]

"가해자 법무부는(가해자 법무부는) 피해자 수험생을 구제하라"  

이들은 변호사들과 반대로 지금보다 합격자 수를 훨씬 늘리라며 법무부를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참가자들은 변시 합격자 수를 가지고 왈가왈부할 게 아니라 '의사 국시'처럼 변시도 자격시험화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최상원 로스쿨 원우협의회장 / 서강대 로스쿨 졸업] 
"저희가 항상 주장하는 것은 변호사시험 자격시험화입니다.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라는 것은 일정한 수준이 되는 경우에는 법조인으로 무난히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을 준다...

"제1회 변시 합격률은 응시자 대비 87%, 그런데 이후 변시 불합격자들이 매해 누적되며 최근 몇 년 사이엔 합격률이 50%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는 ‘고시낭인’ 방지라는 로스쿨 제도 도입 취지에도 역행하고, 이른바 ‘오탈자’ 양산 등 엄청난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것이 최상원 회장의 말입니다.

[최상원 로스쿨 원우협의회장 / 서강대 로스쿨 졸업] 
"저희는 최소한 응시자 대비 87%이상, 그리고 이번에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에 누적되는 인원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면과락 전원합격이라는 그런 대책도 법무부에서 고려해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변시 합격자 수에 대해 변협과 로스쿨원우협의회 측은 정반대의 입장을 보였지만, 변시 문제 유출 등 이번 제10회 변시에서 드러난 변시 문제 출제와 시험 관리 난맥상에 대해선 재발 방지책과 제도적 개선책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양측이 모두 인식을 같이 했습니다. 

법률방송 왕성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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