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m 이동주차하던 노점상 '음주운전' 면허취소... "너무 가혹해" 소송, 재판 결과는
10m 이동주차하던 노점상 '음주운전' 면허취소... "너무 가혹해" 소송, 재판 결과는
  • 유재광 기자
  • 승인 2021.04.20 1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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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상 "면허 취소되면 생계 위협... 너무 가혹, 재량권 남용 위법" 주장
대법원 "침해되는 개인 이익보다 음주운전 방지 공익이 훨씬 더 중요"

[법률방송뉴스] 판결문을 통해 사건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판결의 재구성’. 오늘(20일)은 어떻게 보면 아주 딱한 상황인데, 음주운전 면허취소 얘기해 보겠습니다.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면서 노점상을 하는 김모씨라고 합니다.

김씨는 지난해 8월 16일 새벽 1시 30분쯤, 도로에 주차돼 있는 차를 후방으로 10m가량을 이동하다 주차된 오토바이와 접촉사고를 냈습니다. 

문제는 김씨가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136% 면허취소 수준 만취 상태였다는 점입니다. 

이 사건으로 김씨는 가지고 있던 제1종 보통운전면허 및 제2종 보통운전면허가 모두 취소됐습니다. 

김씨는 처분이 너무 가혹하다며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김씨의 청구를 기각했고, 김씨는 이에 전북경찰청장을 상대로 면허취소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재판에서 김씨는 크게 5가지 점을 들어 면허취소 처분이 재량권 남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씨는 먼저 차량 노점상을 하고 있어 운전면허가 취소되면 생계유지가 곤란해지는 점, 고혈압과 당뇨 등으로 병원치료를 받고 있어 병원비 부담이 존재하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면허가 취소되면 당장 생계유지와 병원 가기도 어려운 점을 들어 면허취소가 너무 가혹하다고 호소한 겁니다.

여기에 더해 김씨는 도로에 주차해 놓은 차를 이동하기 위해 불과 10m가량을 운전한 점, 이 사건 전엔 음주운전 전력이 없는 점, 이 사건 음주운전으로 인한 인적 피해는 없고 물적 피해는 피해회복이 이뤄진 점 등도 아울러 주장했습니다.

여러 제반 상황을 감안하면 전북경찰청장의 면허취소 처분은 재량권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다는 것이 김씨의 주장입니다. 

일단 재량권 범위 관련해선 “제재적 행정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위반행위의 내용과 당해 처분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목적 및 이에 따르는 제반 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 침해의 정도와 그 처분으로 인하여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입니다.(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두6946 판결 등)

대법원은 이에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제재적 행정처분이 그 처분사유가 된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그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두6946 판결 등)

대법원은 특히 음주운전 면허취소에 대해선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증가와 그 결과의 참혹성 등에 비추어 보면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방지할 공익상의 필요는 더욱 중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7두67476 판결 등)

"운전면허의 취소에서는 일반의 수익적 행정행위의 취소와는 달리 그 취소로 인하여 입게 될 당사자의 불이익보다는 이를 방지하여야 하는 일반예방적 측면이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시입니다. (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7두67476 판결 등) 

1심 재판부인 전주지방법원은 이에 김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2020구단1292 자동차운전면허취소처분취소)

재판부는 “이 사건 음주운전 당시 원고에게 반드시 운전을 해야만 할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매우 높은 수치인 점, 자칫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던 점” 등을 들어 이같이 판결했습니다.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한 원고의 일시적인 불이익보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방지할 공익상의 필요가 훨씬 더 큰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을 모두 참작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재판부 판시입니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판결문 주문의 건조하고도 단호한 문장입니다. 

대법원 판례 등을 감안하면 항소를 하더라도 판결이 뒤집어지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단 몇 미터(m)를 운전했든, 생계가 걸려 있든, 면허취소 혈중알코올농도에서 음주운전을 하면 면허가 취소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 법원의 태도라는 것, 명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판결의 재구성’이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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