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검사 포함 정원 23명 중 13명 충원... 검찰 출신 4명 불과해
기자·교수·회계사 출신 등 이색 경력... 변시 출신 4명, 여성 3명

김진욱(앞줄 왼쪽에서 3번째) 공수처장과 여운국(4번째) 차장이 16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부장검사 2명, 평검사 11명 등 공수처 신임 검사 13명 임명장 수여식을 연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욱(앞줄 왼쪽에서 3번째) 공수처장과 여운국(4번째) 차장이 16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부장검사 2명, 평검사 11명 등 공수처 신임 검사 13명 임명장 수여식을 연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부장검사 2명, 평검사 11명 등 13명의 첫 검사 선발을 마무리하고 16일 임명식을 가졌다.

하지만 처장과 차장을 제외한 공수처 검사 정원 23명을 크게 밑도는데다, 수사 경험을 갖춘 검찰 출신은 4명에 불과해 '반쪽짜리'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공수처 검사 13명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 기자, 교수, 회계사 등 이색 경력 화제... 검찰 출신은 4명뿐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부장검사에는 사법연수원 29기 동기인 판사 출신 최석규(55) 변호사와 검사 출신 김성문(54) 변호사가 보임됐다. 

최석규 부장검사는 배재고,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1997년 제39회 사법시험 합격 전까지 삼일회계법인 등에서 근무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서울지법, 서울행정법원 판사 등을 지냈고 2009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거쳐 2016년 법무법인 동인에 합류했다. 동인은 여운국 공수처 차장이 소속됐던 로펌이다.

김성문 부장검사는 포항고,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7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수원지검 검사,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서부지검 공판부장 등을 지낸 뒤 2017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법무법인 문평과 클라스를 거쳐 지난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설립한 법무법인 서평에 합류했다.

평검사에는 ▲김송경(사법연수원 40기) ▲김수정(연수원 30기) ▲김숙정(변호사시험 1회) ▲김일로(변시 2회) ▲문형석(연수원 36기) ▲박시영(변시 2회) ▲예상균(연수원 30기) ▲이승규(연수원 37기) ▲이종수(연수원 40기) ▲최진홍(연수원 39기) ▲허윤(변시 1회, 이상 가나다 순) 검사 등 11명이 선발됐다.

부장검사를 포함해 13명 중 판사 출신 1명, 검사 출신 4명, 순수 변호사 출신이 8명이다. 로스쿨을 나온 변호사시험 출신이 4명이다. 남성이 10명, 여성이 3명이다.  

평검사들의 이색 경력도 주목을 받는다.   

먼저 기자 출신 2명이 공수처 검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박시영(40·변시 2회) 검사는 2006~2010년 조선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다. 이후 연세대 로스쿨을 나와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변호사로 근무했다. 허윤(45·변시 1회) 검사도 2004~2008년 국민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허 검사는 김진욱 공수처장을 추천한 이찬희 전 대한변협회장 집행부에서 수석대변인으로 일하기도 했는데, 이 때문에 이찬희 전 협회장의 영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예상균(45·연수원 30기) 검사는 교수 출신이다. 검찰에 몸담고 있던 2010년 프랑스 국립사법관학교(ENM)로 장기연수를 다녀온 경력이 있고, 2014년부터 영남대 로스쿨 교수로 재직해왔다.

검사는 아니지만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감찰 업무를 수행한 이력을 가진 검사들도 눈에 띈다. 

최진홍(40·연수원 29기) 검사는 2013년부터 금융감독원에서 근무하며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 파견 경력이 있고, 2019년 이후에는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로 일해왔다. 문형석(47·연수원 36기) 검사는 감사원 출신이다. 

■ 수사 역량 확보가 관건... 법조계 "기대치 못 미쳐"

공수처 검사 진용이 일단 갖춰졌지만, 법조계에서는 "풍부한 수사 경험을 갖춘 인력이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13명 중 검찰 출신은 김성문 부장검사과 예상균, 김수정, 김숙정 검사 등 4명이다. 김 부장검사를 제외한 평검사들의 수사경력을 다 합쳐도 26년에 불과해 공수처의 위상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공수처가 검찰 조직과의 차별성, 이해충돌, 정치적 중립성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감안해 검사를 선발했을 것"이라면서 "추가로 검사를 채용할 때는 공수처 본연의 역할인 '수사'에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어보인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이같은 우려의 목소리에 "추후 채용 절차로 검사 정원 23명을 채우면서 지적되는 부분을 고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면서 검사 정원을 절반 정도밖에 채우지 못해 수사에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좀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법률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