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관 특혜채용 의혹 등 취재진 질문에 가시돋친 반응
법조계 "공식업무 시작도 못하고... 김 처장 중심 잡아야"

김진욱 공수처장이 지난 13일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김 처장의 출근길에는 언제나 기자들이 취재 경쟁을 벌인다. /연합뉴스
김진욱 공수처장이 지난 13일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김 처장의 출근길에는 언제나 기자들이 취재 경쟁을 벌인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김진욱 공수처장이 '비서관 특혜채용' 논란에 대한 언론 보도와 취재진의 질문에 "특혜로 살아온 인생에는 모든 게 특혜로 보이는 모양"이라고 날선 반응을 드러냈다.

김 처장은 15일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면서 '비서관 특혜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말하고 "(공식) 자료를 낼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1월 취임한 김 처장은 그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황제 조사' 의혹,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 이첩 및 기소권과 관련한 검찰과의 갈등 등으로 계속 논란의 한가운데 있다.

법조계에서는 김 처장이 자신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언론에 "특혜로 살아온 인생"이라고 가시돋친 반응을 보인 데는 이같은 연유가 있다고 감안하더라도 '지나치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판사 출신인 김 처장이 새로 출범한 공수처를 맡으면서 일 처리에 합리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안타깝다"면서 "공수처라는 조직이 자칫 기존 어느 수사기관보다 더 정치적으로 휘둘리고 흔들릴 수 있는 조직인데,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기도 전에 언론에 대고 '열불'을 내는 신경질적 대응을 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제대로 중심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이날 한 언론사는 김 처장이 취임 직후 자신의 비서관을 채용하면서 공모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이찬희 전 대한변협회장의 추천을 받아 여당 정치인의 아들인 김모 변호사를 특채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김 변호사의 아버지는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대학 동문이자 사법연수원 14기 동기다. 이 언론사는 또 이찬희 전 변협회장은 추 전 장관의 대학 동기인 이준범 변호사가 2005~2006년 변협회장일 당시 김 처장과 함께 변협 이사진을 지냈고, 이준범 변호사는 문재인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라고 보도했다.

김 처장은 이런 의혹들로 이미 고발을 당한 상태다. 앞서 시민단체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는 김 처장을 비서관 채용 의혹과 관련해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 등 혐의로 대검에 수사 의뢰했다. 김 처장은 또 이성윤 지검장 조사 관련 의혹으로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 사법시험준비생모임 등에 의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고발됐다. 대검은 3건의 사건을 공수처 사무실이 있는 정부과천청사 관할인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배당했다.

공수처는 김 처장의 발언 직후 입장문을 내고 비서관 채용 등 의혹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처장은 "공수처장 비서 채용에서 연고 채용을 하지 않고 변호사 중에 채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다"며 "처장과 아무 연고가 없는 사람을 채용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시 처장 임명일자가 유동적인 상황에서 이에 맞춰 즉시 부임할 수 있는 변호사여야 했고, 대한변협의 추천을 받았다"며 "공개채용으로 며칠 만에 비서 채용이 마무리된다는 건 전혀 현실성이 없다"고 부연했다.

김 처장은 또 "여운국 (공수처) 차장이 대한변협의 추천을 받아 임명됐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대한변협에 의해 대법관 후보로 추천됐다가 며칠 뒤 사퇴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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