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속의 산하Law] 화제의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 내용 중 관객과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법적 쟁점을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들이 칼럼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합니다. /편집자 주

 

정연채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정연채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최근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또 평소에 주식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마저 주식을 사고 있습니다. 이처럼 주식투자가 열풍인 상황에 시사점을 던져줄 만한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위 영화는 세상을 발칵 뒤집은 희대의 사기극인 거짓말 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주식매매 중개인 조던 벨포트(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화려한 언변과 수려한 외모, 명석한 두뇌를 바탕으로 월스트리트 최고의 억만장자가 된다는 내용입니다. 주체할 수 없이 많은 돈을 손에 쥔 그는 술과 파티, 여자에게 아낌없이 쏟아붓고, 급기야 FBI의 표적이 된다는 줄거리인데요. 아래에서는 법적 쟁점들을 검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벨포트가 FBI로부터 수사를 받고 처벌받았던 ‘주가조작 행위’는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처벌받는 범죄행위에 해당합니다. 주가조작 행위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형사처벌 대상이며, 취득한 이득액은 전부 몰수될 것이고, 피해자에게 배상책임까지 인정된다는 점을 유의하셔야 할 것입니다.

그 외에도 벨포트가 불법자금을 세탁한 행위 역시 국내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또는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처벌받을 수 있는 명백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는 점도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중점적으로 다루지는 않았습니다만 특별히 주목하고 싶은 장면은 벨포트가 페니주식과 관련한 거래를 성사시키는 모습입니다. 벨포트는 전혀 가치가 없는 페니주식을 뛰어난 언변으로 마치 당장 대박이 날 듯이 과장하였고, 수많은 거래를 성사시키게 됩니다. 이로써 벨포트는 월스트리트 최고의 억만장자가 되는데요. 그렇다면 벨포트의 위 행위를 사기죄로 처벌이 가능한지를 검토하여 보겠습니다.

형법상의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기망행위 및 이로 인한 피해자의 재산적 처분행위,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취득,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벨포트는 피해자들에게 페니주식이 대박이 날 주식인 것처럼 기망하였고, 피해자들은 이에 속아 페니주식을 매수하는 처분행위를 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벨포트가 50%의 중개 수수료에 해당하는 수익을 얻었으니 사기죄가 성립하였다고 보아야 할까요?

일단 대법원은 “투자 목적으로 부동산을 매매함에 있어서 다소의 과장이나 허위가 수반되었다고 하더라도, 일반 상거래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시인될 수 있는 정도의 것이라면, 이를 가리켜 기망하였다고 할 수 없다. 거래에 있어서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구체적 사실을 거래상의 신의성실의 의무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의 방법으로 허위고지한 경우라야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4도45 판결 등 참조)고 판단하여 투자 권유시 목적물에 대한 과장과 허위가 수반되는 경우들이 존재함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벨포트가 페니주식을 과장하면서 소개한 내용에 허위사실이 다소 수반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가 신의칙상 수인되는 정도에 해당된다면 기망행위라는 점을 인정받기란 어렵다 할 것입니다.

덧붙여 벨포트의 행위가 기망행위임을 인정받는다 하더라도 사기의 고의가 증명되는 것이 실무상 어렵다는 점도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사기의 고의는 내심의 의사에 해당하므로 행위자가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 사물의 성질상 그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해 이를 입증할 수밖에 없는데,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에서와 같이 이렇다 할 증거 혹은 정황이 없는 경우에는 수사기관이 혐의 입증책임을 지게 되고 사기죄의 고의는 인정받지 못하게 될 여지가 높습니다. 결국 이는 투자자들의 투자 실패로 받아들여질 뿐 벨포트의 행위는 처벌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하겠습니다.

그러나 가사 벨포트의 범행을 입증하여 벨포트가 사기죄로 처벌받는다고 하여 피해자들의 억울한 마음에 약간의 위로가 될지언정 손해가 회복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위험성이 높은 투자의 경우 투자자들은 사전에 각별히 조심하셔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주식투자 열풍이 거세지고 있으며, 위 돌풍에 힘입어 증권 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 투자종목 중 늘 뒷전으로 밀려있는 페니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게 치솟고 있는데요.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는 점을 꼭 염두에 두시어 합리적인 투자를 하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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