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사과' 철회에 성토 쇄도... 착오 빠진 유저들 이용, 사기죄 구성 가능"

[법률방송뉴스] 법률방송에서는 어제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소비자 기망 논란 관련해 넥슨이 이용자들에 입장문을 보내 사과를 했다가 불과 5분 만에 '사과' 문구를 철회해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는 내용을 단독 보도해 드렸는데요.

이와 관련 넥슨은 법률방송 보도가 나간 몇 시간 뒤 메이플스토리 디렉터 명의로 '죄송하다'는 공지문을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법조계에서는 넥슨의 사과와 별개로 사기 등 민·형사상 위법 소지가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왕성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관련 소비자들을 기망해온 데 대해 이용자들 커뮤니티에 사과 문구가 포함된 입장문을 보냈다가 무슨 이유에선지 불과 5분 만에 '사과' 문구를 철회한 입장문을 다시 보내 이용자들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는 어제 법률방송 단독 보도 유튜브 영상입니다.  

오후 4시 현재 55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는데, 넥슨의 행태를 맹비난하는 성토가 쇄도하고 있습니다. 

법률방송은 앞서 이틀 전에도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관련 이용자들이 가장 원하는 옵션이 안 나오도록 설정해 놓는 등, 슬롯머신으로 치면 '쓰리세븐(777)'이 없다는 사실을 숨기고 강화 아이템을 판매해, 사실상 이용자들을 기망해왔다는 내용을 단독 보도 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그나마 형식적 사과 문구마저 보냈다 철회한 데 대해 네티즌들은, 영화 '아저씨'의 "넌 그 애들에게 사과를 했어야 했어!!!"라는 원빈 대사를 인용해 "넥슨 하는 짓이 깡패네"라는 등 맹비난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5분 만에 수정한 거 보니 아주 진심이 1도 없이 간만 보는 듯", "아주 갈 때까지 가는구나", "징글징글하다" 같은 원색적인 비난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집단소송이라도 당할까봐 법 자문 받고 사과 철회했네"처럼 넥슨의 행태를 비꼬는 글과, "개, 돼지 탈출하세요"같은 일종의 불매운동을 제안하는 글들도 눈에 띕니다. 

이와 관련 넥슨은 어제 밤 9시50분쯤 메이플스토리 홈페이지에 "불쾌감을 드려 죄송하다"는 제목으로 디렉터 명의 사과문을 공식 게재했습니다. 

먼저 '개와 돼지의 시간' 등 논란이 됐던 부적절한 용어 사용에 대해선 "메이플스토리로 전달되는 모든 경험이 고객님께 어떤 의미를 드릴지를 세심하게 파악하지 못해 불쾌감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무작위', '랜덤' 같은 그전에 사용해왔던 "모호한 확률 표현도 명확히 수정하겠다"며 법률방송이 보도했던 '큐브 아이템' 특정 옵션 확률 0% 미공개, 소비자 기망 지적에 대해서도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

"큐브 확률 로직과 검증 과정에서 설명이 미흡했던 점을 추가로 안내 드린다. 한 번에 정확한 내용을 알려 드리지 못해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는 것이 메이플스토리 디렉터의 사과입니다.  

법률방송이 지적했던 이용자들이 간담회 참석을 원하는데 넥슨 측에선 간담회 비용은 대겠지만 정작 참석 여부는 미적미적 대고 있다는 내용과 관련해서도 넥슨은 "고객 간담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별도의 공지를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고객 간담회에 다양한 고객들의 의견을 대표할 수 있는 분들을 모시고자 한다. 일회성 행사로 그치는 것이 아닌 정기적으로 메이플스토리의 변화 방향에 대해 함께 의견을 나누고, 고객자문단 역할도 같이 부탁드리고자 한다"는 게 넥슨의 공지 내용입니다. 

넥슨은 "세부적인 내용은 확정되는 대로 다시 안내해 드리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전보다 진전된 넥슨의 입장 발표와 별개로, 넥슨이 그동안 특정 옵션이 나올 확률이 0%였다는 것을 이용자들에 공개해오지 않은 것은 사기죄 성립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입니다.  

[권오훈 변호사 / 차앤권 법률사무소] 
"10년이 넘게 이 아이템을 사왔던 유저들로서는 이렇게 로직이 설정돼 있다는 점을 절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 다음에 일부 주장에 따르면 10년 동안 이렇게 사왔으면 경험적으로 알 수 있었던 거 아니냐, 하는데 그거는 안하무인격인 주장인 것 같고요. 제대로 된 설명은 아닌 거 같습니다." 

특히 넥슨 측의 적극적인 기망행위가 인정될지 여부에 대해서도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블록체인 기반 4차산업 관련 자문을 많이 수행해온 권오훈 변호사의 설명입니다.   

[권오훈 변호사 / 차앤권 법률사무소] 
"소비자들이 10년 동안 넘게 사왔던 것이 있고, 그 다음에 예를 들어서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계속해서 의문을 제기 했을 텐데 거기에 대해 제대로 답변을 안 하면서도 계속해서 판매를 해왔다는 것은 메이플스토리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게재했다고 볼 수도 있고, 또는 알면서도 가만히 있었고, 이미 착오에 빠진 상태의 유저들을 이용했다. 그렇게 해서 사기로 나아갔다,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권오훈 변호사는 다만 민사상 실제 손해액 환수와 관련해선 이용자들이, 원하는 아이템이 나올 확률이 '제로'라는 걸 모르는 상태에서 해당 옵션을 뽑기 위해 지출한 비용을 입증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권오훈 변호사 / 차앤권 법률사무소]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유저들이 '보-보-보' 아이템을 구매하기 위해서 현금을 지불했다는 점을 입증할 필요는 있습니다. 만약에 '보-보-보' 뿐만 아니라 다른 형태의 옵션들로도 유저들이 만족을 취했다고 한다면은 거기에 대해서는 피해금액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사기 외에 민법상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민규 변호사 / 법무법인 중우] 
"사실은 뽑기를 내가 아무리 하더라도 '보-보-보'라는 공격을 세 번 강화할 수 있는 그런 결과물이 안 나오는 그런 시스템이 장착된 상황에서 그런 사실을 모르고 이제 이걸 구매한 것이기 때문에 민법 제110조의 사기에 의한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 취소문제나 민법 제109조의 착오 의사표시 취소의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이 경우 넥슨 측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도 청구해 볼 수 있다고 김민규 변호사는 설명합니다. 

[김민규 변호사 / 법무법인 중우]   
"그리고 또한 이처럼 사기에 의해서 말하자면 이제 뽑기 구매자들에게 확률에 대한 사실들을 명확하게 고지하지 않고 뽑기 구매자들로 하여금 착각을 고의적으로 불러일으키게 하는 방법으로 이용권을 판매한 것은 또다른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법에 따라 손해배상 책임도 질 수 있습니다." 

넥슨이 어제 발표한 입장문에서도 관련 사안에 대한 보상 문제는 빠져 있어, 넥슨 측의 추가 조치 여부에 따라 실제 집단 법적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법률방송 왕성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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