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없으면 명예훼손 고소해라"... 기성용 성폭행 논란 법정 가나, 증거 있을까
"잘못 없으면 명예훼손 고소해라"... 기성용 성폭행 논란 법정 가나, 증거 있을까
  • 유재광 기자, 남승한 변호사
  • 승인 2021.03.02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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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공소시효 및 민사 소멸시효 모두 지나... 기성용 고소 있어야 수사 착수 가능
명예훼손 고소하면 성폭행 진위 여부 조사... 성폭행 입증 진술 등 증거 여부 주목

▲유재광 앵커= 축구 국가대표 FC서울 기성용의 초등학생 시절 성폭행 논란이 법정으로 갈지 주목됩니다. '남승한 변호사의 시사법률'입니다. 남 변호사님, 기성용 선수 성폭행 논란, 어떤 내용인가요.

▲남승한 변호사= 지난달 24일에 스포츠 전문이라고 알려진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가 2000년에 전라남도의 한 초등학교 축구부에서 당시 6학년 선수 2명이 한 살 아래인 5학년 후배 둘을 상대로 유사 성행위를 강요했다고 폭로했습니다.

폭로 당시 실명을 적시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국가대표 출신이라든가 전남, 이런 점들 때문에 여러 정황들을 조합해서 네티즌들이 사실상 기성용이 아니냐, 이러면서 기성용을 특정해서 파문이 일파만파였고요. 피해자들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이 박지훈 변호사의 주장이었습니다.

▲앵커= 기성용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죠.

▲남승한 변호사= 27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와의 K리그 2021 개막전이 끝난 뒤에 기자회견을 자청했습니다. 제기된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는데요. "다시 한 번 확실히 말씀드리면 나와 무관한 일이다, 그런 행위를 한 적이 없다, 절대 인정할 수도 없다, 화가 나는 정도가 아니라 미칠 정도로 황당하다" 이렇게 답답함을 호소했습니다.

증거가 있으면 공개해라, 이렇게 밝히기도 했고 고통받는 가족들을 위해서 필요한 모든 것을 동원해 강경하게 대응하겠다, 이렇게 하면서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주변에서는 어떤 반응인가요.

▲남승한 변호사= 일단 박지훈 변호사가 피해자라고 밝힌 2명이 다른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라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또 기성용 선수 그런 정도의 일이 있었다면 당시나 또는 나중에든 어떤 식으로 말이 나왔을 텐데 그런 말이 전혀 없다가 변호사를 통해서 폭로가 됐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해당 초등학교 당시 축구부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코치랑 전부 같이 생활을 해서 그런 일이 있을 수가 없는데, 라고 하면서 곤혹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게 이 사건 최초 폭로한 박지훈 변호사, 이후 추가 입장이 나온 게 있나요.

▲남승한 변호사= 기성용 선수가 증거가 있으면 공개하라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한 이후에 곧 증거를 공개하겠다, 이런 입장을 밝힌 바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젯밤 늦게 보도자료를 내고 증거를 일반에 공개하는 대신 기성용 선수에게 소송을 해라, 그러면 법정에서 증거를 공개하겠다고 하면서 입장을 약간 바꿨습니다.

"저희가 확보한 증거자료에는 기성용과 피해자들 이외 다른 많은 사람이 등장한다, 그분들의 인격권 보호를 위한 측면에서라도 증거를 일반에 공개하기 어려운 점을 이해해 달라" 이런 게 박지훈 변호사의 보도자료 내용입니다.

▲앵커= 이게 폭로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공소시효가 다 지나서 기성용이 사건을 법정으로 가져가지 않은 한 법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거죠.

▲남승한 변호사= 네, 공소시효도 지났고 6학년이면 아마 형사미성년자일 것 같은데 그래서 형사적으로는 처벌할 수는 없는 것이 분명해 보이고요. 민사상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 채권 같은 경우에도 소멸시효가 다 지났습니다. 그러니까 법적으로 다툼을 한다면 피해자 측에서 직접 법적 다툼을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박지훈 변호사도 보도자료에서 당사자들이 미성년자였고 공소시효가 완성돼서 형사고소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법률상으로 불가능하다, 민사 소멸시효도 완성됐다, 이런 입장을 덧붙여서 설명했는데요. 그러다 보니 기성용 측에 대해 오히려 피해자들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조속히 제기해 달라, 정중히 요청드린다, 이런 취지로 일종의 압박을 한 것 같습니다.

▲앵커= 이게 기성용 입장에서는 민형사 소송을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인 것 같은데, 하면 어떻게 할 수 있는 건가요.

▲남승한 변호사= 일단 형사고소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명예훼손에 해당하는데요.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이냐, 사실적시 명예훼손이냐가 문제가 되겠죠. 수사기관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 당연히 기성용 선수는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할 것이고요. 수사기관은 이게 허위사실인지 사실인지를 판단해봐야 합니다. 그런 점이 하나 있고요.

그 다음에 민사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명예훼손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것을 이유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런 소송이 진행되게 되면 거기에서 이게 사실인지 아닌지를 다투겠다는 게 피해자들의 입장인 것 같습니다.

▲앵커= 결국 공은 기성용에게 넘어갔는데 이게 지금 기성용 이름을 처음에 특정하지는 않았잖아요. 그런데 허위사실이든 사실이든 명예훼손이 되는 건가요?

▲남승한 변호사= 네. 이름을 넣지 않았다고 해서 명예훼손이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명예훼손이 되려면 피해자를 특정할 수는 있기는 해야 하거든요. ‘누가 무슨 일을 했다고 하더라’라는 것만 가지고는 누가 누군지를 모르니까 명예훼손이 될 수 없는데요. 지금 사안 같은 경우는 최초 보도할 때 박지훈 변호사나 피해자 측에서는 전혀 실명을 언급하지 않았고 먼저 한 적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관련 내용을 보면 그게 누군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 네티즌들이 조금만 찾아봐도 알 수 있을 정도였고 즉각 기성용 측에서 반응이 바로 나오기도 해서 나중에 수사하면서 피해자 특정이 된 것이냐 아니냐를 다툴 소지가 있는 것 같긴 한데요. 여러 정황을 비추어 피해자가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이러면 피해자는 특정됐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결국 핵심은 사실이냐 아니냐, 문제가 될 것 같아요.

▲앵커= 말씀하신 대로 핵심은 성폭행 여부일 텐데 박지훈 변호사는 증거가 있다고 하는데 20년도 더 전 사건인데 증거가 있다고 해도 어떤 종류의 증거가 있을 수 있는 건가요.

▲남승한 변호사= 결국 20년 전이니까 소위 말하는 물증, 물적증거가 남아있을 가능성은 없을 겁니다. 20년 이상 보존돼 있을 수는 없을 것 같고요. 결과적으로는 진술이나 증언, 피해자들의 진술의 일관성,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하는지, 피해자들이라면 응당 기억할 것들이나 피해자들이 아니면 모르는 사항들을 피해자가 알고 있는지 등을 따져보게 됩니다.

뭐 그렇게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다만 박지훈 변호사 측에서 갖고 있다는 증거가 무엇인지 공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개할 의무가 있는 것도 당연히 아니고요. 그 점은 결국 소송이 제기되는 법원이나 아니면 형사고소가 진행되는 수사기관에서 일응 판단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앵커= 앞으로 어떻게 전개가 될 것 같은가요.

▲남승한 변호사= 형사고소를 하는지 지켜봐야 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기성용 선수가 형사고소를 안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긴 하는데요. 형사고소가 되면 일부는 보도자료 등을 통해서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나오기도 하니까 좀 들여다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일반적으로는 그런 자료들이 나오지 않을 것도 예상해야 해서 어떻게 흘러가는지 사실 알 수 없고요.

나중에 경찰이 수사를 종결할지 송치할지 불송치 할지 이런 것들을 결정할 때 파악해볼 수 있고요. 검찰이 기소를 할지 여부를 좀 판단할 때 한 번 더 들여다볼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

▲앵커= 이번 사건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보시나요.

▲남승한 변호사= 처음에 사건을 접했을 때는 피해자가 누군지 뻔히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상당한 명예훼손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좀 했었습니다. 훨씬 더 피해자를 두루뭉술하게 해서 사실관계가 밝혀지기 전에는 누군지 모르게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일견했었는데요. 

다시 생각해보면 피해자가 누군지 모르게 '국가대표 출신 축구선수' 이렇게만 할 경우에는 익명의 국가대표 출신 축구선수 모두가 고통을 받는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 그런 점 때문에 어렵게 피해자를 어느 정도는 특정할 수 있는 폭로를 한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긴 합니다.

학교 폭력 사태가 이슈가 되면서 어린 시절 한순간 잘못으로 선수 생명 끊고 인생도 끊을 정도의 일이 생겨서는 되냐는 반론도 있는데요. 피해자들의 경우에도 아주 오랜 기간 거의 인격이 말살될 정도의 피해를 입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어떤 것이 맞는지 사실 어려운 점도 있긴 있습니다. 반성할 기회를 주고 화해할 기회를 주고 이래야 된다는 원론적인 얘기밖에 못 하게 된다는 점이 좀 아쉽긴 합니다.

▲앵커= 아무튼 고소를 하면 경찰의 수사상황을 1차로 좀 지켜봐야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남승한 변호사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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