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부장판사 측, 김명수 대법원장에 사의 표명시 면담 발언 녹취록 공개
김명수 "정치적인 것은 다른 문제니까, 비난 받는 것은 굉장히 적절하지 않아"
[법률방송뉴스] 여권 국회의원들에 의해 탄핵소추가 발의된 임성근(57·사법연수원 17기) 부장판사 변호인 측이 4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탄핵을 염두에 두고 임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를 거부했다'는 발언 내용을 담은 녹취록을 공개했다.
김 대법원장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반법관 탄핵소추 추진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는 등 법조계 안팎에서 사법부 수장으로서 방관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상태로, 이같은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됨에 따라 커다란 파장이 예상된다. 야당은 여권의 임 부장판사 탄핵 추진에 맞서 김 대법원장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임 부장판사의 변호인 측은 이 녹취가 지난해 5월 임 부장판사가 김 대법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하면서 이뤄진 면담 때 오간 대화라고 밝혔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표를 낸 임 부장판사에게 "지금 상황을 잘 보고, 더 툭 까놓고 얘기하면 지금 뭐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 말이야"라고 말했다. 임 부장판사의 사표를 수리할 경우 여권의 자신에 대한 공격이 우려된다는 표현이다.
김 대법원장은 그러면서 "게다가 임 부장 경우는 임기도 사실 얼마 안 남았고 1심에서도 무죄를 받았잖아"라고 언급했다.
김 대법원장은 또 "탄핵이라는 제도 있지, 나도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탄핵이 되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은데 일단은 정치적인 그런 것은 또 상황은 다른 문제니까"라며 "탄핵이라는 얘기를 꺼내지도 못하게 오늘 그냥 수리해버리면 탄핵 얘기를 못 하잖아. 그런 비난을 받는 것은 굉장히 적절하지 않아"라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이 현실성이 있거나 적절하지 못하다고 하면서도, '정치적인 상황'을 이유로 자신이 비난 받을 사표 수리는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법조계에서는 김 대법원장의 이같은 발언이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대법원장은 앞서 지난 3일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실의 임 부장판사 탄핵 관련 질의에 대해 대법원이 제출한 답변을 통해서는 "임 부장판사에게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