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 두 번은 만나 의견 수렴하겠다"... 추미애와는 다른 행보
"협의와는 다른 개념" 언급... 법조계 "사전 기싸움 포석" 해석

박범계(왼쪽) 법무부장관이 지난 1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취임 축하 인사차 예방한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법무부 제공
박범계(왼쪽) 법무부장관이 지난 1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취임 축하 인사차 예방한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법무부 제공

[법률방송뉴스]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를 포함한 검찰 인사를 앞두고 "윤석열 검찰총장을 최소한 두 번은 만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또 의견 수렴은 형식적이지 않고 충실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2일 오후 김명수 대법원장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견을 듣는 걸 형식적으로 하지는 않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같은 박 장관의 신중 행보는 전임자인 추미애 전 장관이 윤 총장의 의견을 듣지 않고 검찰 인사를 강행해 역풍을 맞은 전철은 밟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 장관은 윤 총장 의견 수렴이 실질적인 '협의'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운영 관행을 보면 '협의'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라며 "법에 분명히 의견을 듣는다고 되어있으니 법대로 충실하게 두 번은 만나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다"고 부연했다.

검찰청법 제34조 1항은 '법무부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고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인사에 관한 검찰총장의 의견 청취를 놓고 박 장관이 "협의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라고 언급한 것은, 인사 논의 과정에서 장관과 검찰총장이 동등한 주체가 아니며 '상급자 입장에서 하급자의 견해를 듣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상하관계에서도 협의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 어색하지는 않다"면서 "그럼에도 박 장관이 '협의와 다르다'고 언급한 것은 이번 검찰 인사에서 윤 총장과의 '기싸움' 의도가 섞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윤 총장과 언제, 어디서 만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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