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 양육비해결총연합회 대표 "아동 생존권 문제 과거로 돌릴 수 없어... 이제 시작"

[법률방송뉴스] 법률방송에서는 2020년 한해 양육비 미지급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관련 보도를 지속적으로 전해 드렸습니다.

양육비 미지급 피해 아동이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데, 정말 형편이 어려워서 못 주는 경우도 있겠지만 많은 경우 '그냥' 안 주는 게 차갑지만 현실입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해 운전면허를 정지하는 법안이 통과된데 이어 지난 9일에는 숙원이었던 양육비 미지급자 신상공개, 출국금지, 형사처벌 등의 내용을 담은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마침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양육비 미지급 가정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앞두고 선물 같은 소식인데요. 여러 사람들이 좌절하지 않고 함께 손잡고 노력한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관련해서 양육비 미지급 문제 해결에 오랫동안 천착해온 양육비해결총연합회 이영 대표와, 개인적으론 드러내는 게 당연히 꺼려졌을 이혼과 양육비 미지급 소송 사실을 법률방송을 통해 공개적으로 밝히며 이 문제를 공론화해 양해연에 힘을 실어준 방송인 이다도시를 만나 관련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장한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Q. 오랜 숙원이었던 '양육비 이행 강화법' 국회 통과, 소회는?

▲장한지 기자= 결국 통과가 됐는데 소회가 어떠신지 먼저 이다도시 교수님부터 말씀해주세요.

▲이다도시 교수= 기분이 상당히 좋기는 좋아요. 조금 있으면 크리스마스인데 어려운 상황 때문에 문제 당하신 분들에게 굉장히 아무래도 희망 가득한 소식 아니겠습니까.

앞이 막막했는데도 이제는 뭔가 좀 생길 수 있을 것 같고, 이제는 제대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분위기라서 기분이 상당히 좋았어요. 사람들에게 다시 희망 줄 수 있다는 것.

▲기자= 가족들은 어땠나요. 아들 두 분 계셨는데...

▲이다도시 교수= 아들에게 전화했어요. 아시다시피 우리 케이스 같은 경우에는 (남편이) 이미 멀리 떠나갔고, 이렇게 되지 않게끔 더 이상 이렇게 진행되지 않게끔 함께 힘을 합쳐서 하게 됐잖아요. 그래서 아들들이 그래서 제가 뿌듯해 해서 그래도 기분이 좋았고 그렇죠.

 

Q. 쉽지 않았던 싸움... 양육비 이행 강화법 국회 통과 의미는?

▲이영 대표= 제가 처음에 이것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게 이렇게 이뤄질 것인가에 대해서 정말 막막했었어요.

굉장히 처절하고 절박한 상태에서 '더 이상은 이렇게 있어서는 안 된다. 국가도 개입해서 이런 부분들에 대한 해소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운동을 시작하긴 했지만 이게 과연 1년 후에, 2년 후에, 3년 후에 언제 될지는 서로 장담할 수 없는 상태여서, 그래도 이게 이렇게 이뤄지니까 되는구나...

이게 점차적으로 바뀌어서 결국에는 해결이라기보다는 당연히 '양육비는 지급받는 환경으로 바뀔 것이다. 그게 지금 시작이 된 것이다'라는 의미를 크게 부여하고 있어요.

▲이다도시 교수= 그렇죠. 그런 것도 있잖아요. 2020년 그래도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고생들 얼마나 많이 했는데 막막했었고 아무것도 안 되는 것 같은 그런 분위기였지만 이런 어려움 속에서 소중한 좋은 일이 이렇게 된다는 것이 역시 너무나 좋았어요.

 

Q. 많은 사람들의 눈물과 사연이 담긴 법안... 반응은?

▲기자= 저희가 취재한 분들만 해도 양육비 단 한 차례도 지급받지 제대로 못 하고 암 투병하시다가 돌아가신 분도 계시고 많은 사연들이 있었는데, 이번 통과 이후에 혹시 어떤 분들 이야기가 있으셨나요.

▲이영 대표= 일단은 굉장히 염원했던 법안이에요. 법을 통해서 (양육비를 받기 위해) 모든 진행을 다 했었는데 안 됐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좌절감이나 패배의식, 이런 게 굉장히 많았었어요. 그런데 결국에는 염원하는 것들이 이뤄진다는 것은 굉장히 긍정적인 신호잖아요.

'양육비 미지급은 아동학대이고 양육비라는 것은 아동의 생존권이다'라는 것을 저희들과 함께 크게 외쳐주신 거나 다름없거든요. 늘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죠.

 

Q. 이혼과 양육비 미지급 남편 상대 소송... 어떤 마음으로 시작?

▲이다도시 교수= 방해될까봐, 시끄러울까봐, 시끄러울까봐. 시끄럽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너무 죄송하지만 상당히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결국 당하기만 하는 건 그런 아이들이에요, 사실은. 아이들하고 관련된 일이라서 무시할 수 없는 일이거든요.

당연하게 제가 하면 약간 시끄러워질 것 같은 그런 건 알고 있었어요. 준비돼 있었어요. 그래도 흔들렸거든요, 너무 힘들었어요. 아시죠. 공개되면서 사람들이 다시 한 번 심각한 주제에 대해서 자세하게 여러 가지 듣고 배우고 알게 되고 결국 결과가 좋게 나왔거든요.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Q. 지난한 싸움을 견딜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은?

▲기자= 긴 투쟁이었고 싸움이었는데 이것을 버티게 한 원동력이라든지 활력소였다든지 이런 게 있었을까요.

▲이다도시 교수= 아, 글쎄요.

▲이영 대표= 눈물 날 수도 있겠는데요.

▲이다도시 교수= 아이들 생각만 했어요. 사실은. 말도 안 돼요. 특히 이렇게 선진국 같은 대한민국에서 상상할 수도 없거든요. 2020년인데 21세기에 어떻게 이런 사회에서 이런 일 때문에 아이들이 고통받을 수 있을까. 말도 안 되니까. 그거 가지고 앞서갔어요.

개인적인 생각하는 것보다 아이들, 튼튼한 믿음,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면서 앞으로 이런 것도 어느 정도 달라지겠지, 기대가 됩니다. (자녀 생각하면서 직진!) 그렇죠. 직진. 그거 정답, 맞아요.

▲이영 대표= 저는 같은 생각인 것이 아이만 봤다는 게 그런데 그 아이가 내 아이를 보면서 다른 아이도 같이 보게 되는 거예요. 정말 내 아이와 같은 아이들, 그 생각이 더 먼저 들더라고요. 그게 정말 진심이에요.

지금 당장 아이들을 키우고 지금 당장 일을 해야 하고 그래서 조금씩 지쳐가고 그래서 이것을 어떡하지 마음과 달리 손을 놓게 됐을 때 그럼 이것을 누군가는 계속해서 이어가야 하잖아요, 이 변화 운동을. 그래야 바뀌는 거니까 지쳐하면 안 되겠다...

 

Q. 양육비 이행 강화법 국회 통과까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이영 대표= 법률방송 같은 경우에는 (양육비 미지급자) 운전면허 정지 통과되던 날도 우리 회원들이 의원님들에게 요청하는 문자들 같은 것도 (카메라로 촬영해서) 캐치해 주신 게 컸어요. 그게 또 한동안 이슈가 됐었거든요. 절절한 문자들이 들어갔다는 사실도 또 그것을 보는 회원들도 정말 그렇지 그러면서 울컥하고...

▲이다도시 교수= 그렇죠. '아, 혼자 아니구나' 희망도 갖고...

▲이영 대표= 그게 단합이나 결집력을 높여요. 그런 하나의 가슴을 울리는 것 하나하나가 다 소중한 일이었던 것 같아요.

 

Q. 양육비 이행 강제법 국회 통과, 기록으로 남길 계획은?

▲기자= 이다도시님은 그동안 책을 대여섯권 정도 쓰셨잖아요. 양육비 이행 이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많은 일들을 겪으셨는데 관련해서 책을 쓰실 예정이신지 너무 궁금해요.

▲이다도시 교수= 벌써 엄청 많은 문의 들어왔어요. 친구가 마침 대한민국 정의에 대해서 책 쓴다고 하니까 제가 시시콜콜 설명했거든요. 왜냐하면 자기가 왠지 한국 정의에 대해서 여러 가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약간 어두웠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상황 봐라' 그래도 이렇게 변화할 수도 있다는 것을. 그래도 '어렵지만 희망이 있어'. 생각하고 있어요, 솔직히. (쓰셔야죠, 남겨야죠.) 그랬으면 좋겠어요. (백과사전처럼 나오는 거 아니에요? 할 말 너무 많으셔가지고.) 하하하. 그러니까. 지금 작년에 프랑스에서 냈던 책이 완전히 사전이거든요.

 

Q. 양육비 이행 강화법 시행... 앞으로의 과제는?

▲기자= 6개월쯤 뒤에 시행을 한다고 하던데 앞으로 어떻게 감시를 한다든지 어떻게 현실화할 수가 있을지 어떻게 보시나요.

▲이영 대표= 이제는 이런 문제를 아동의 생존권 문제를 더 이상 과거로 돌리는 것은 안 하실 거예요. 사회적인 공감을 얻은 만큼 이 부분은 바뀌어나가는 쪽으로 모두가 다 지켜보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과거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고 다만 법 절차들에 대해서 개선을 해야 하는 부분들이 지금 있어요.

초반에는 정착되기 전까지는 아마 과도기는 있을 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조금 거시적으로 멀리 봐야죠, 미래 세대까지. 이게 시작이라는 생각을 하고...

 

Q. 한부모 가정 아동에 양육비는 00이다 / 양육비 미지급은 00이다

▲기자= 이다도시님과 대표님께서 보시기에 양육비는 양육자 또는 아이에게 무엇이다, 단어를 생각해 주신다면...

▲이다도시= 미래! 케어(Care). 그러니까 케어, 영어로 말하자면 케어인. 돌봐줄 수 있는 미래. 사실은 물론 아무리 돈인데 그래도 아이들 키울 때 돈 필요하거든요.

아이들이 날마다 먹고 날마다 입혀야지 공부할 수 있게끔 그것들이 얼마나 중요한데 부모님들이 아무리 이혼했다고 해도 어떻게 되든 아이들이 무슨 죄겠습니까, 아무것도 모르고. 당연하게 미래, 미래.

▲기자= 그렇다면 양육비 미지급은 혹시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이다도시 교수= 죄. 네, 그렇죠. 미안하지만 죄라고 봐요.

▲이영 대표= 간결한데 정말 명확하네요. 양육비라는 것은 함께 살고 있지 않은 한 쪽 부모의 관심과 사랑이에요. 아이들은 그것을 먹고 자라는데 의미가 굉장히 많죠. 같이 살고 있지 않은 한쪽 부모가 내가 너의 삶을 응원할게 너의 성장을 응원할게 하는 관심과 사랑이고요.

반대로 양육비 미지급은 학대죠, 진짜. 아이에 대해서 사랑을 주지 않고 관심을 주지 않는다는 것은 부모로서 자식을 학대하는 것과 같아요.

 

Q. 세상의 모든 한부모 가정 부모와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다도시 교수= 포기하지 맙시다. 뭐니 뭐니 해도 아이들에게 영원한 빚이에요. 그거 돌려줘야 할 것이고 일단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커다란 일이거든요.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 역시 희망이지 않습니까. 희망 가지고 계속, 계속 믿어야죠.

▲이영 대표= 나중에 아마 재판부에서 그런 부분들이 참 어려울 것 같아요. 개정안을 적용시킬 때. 지금처럼 내가 너무 어려워서 내가 너무 아파서 또 그런 핑계와 변명을 댈 것인데 과연 그때에도 단호하고 강력하게 하지 않고 '그래, 그럼 그런 사정이 있느냐'라고만 하실 것인지에 대한 그런 걱정이 있어요.

비양육자에 대한 의무는 최소한의 양육비를 지급하는 거 이외에 없어요. 그런데 그 의무조차 내가 정당한 사유가 있어서 다하지 않았다는 것을 용납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회와 국가가.

그리고 양육자분들 정말 고생 그동안 많으셨을 건데, 포기하지 마시고 가정 내 자녀들을 건강하게 잘 키우는 것에 집중하세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런 양육 환경을 좋게 조성하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니까 좌절감 같은 거 갖지 마시고 그런 생각 하고 있어요. 힘내시라는 말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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