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문 "의대 증원, 공공의대 추진 중단... 코로나 안정화 후 의정 협의"
전공의협의회 "'공공의대 법안 철회 명문화' 등 합의문에서 빠져" 비난
서명식 장소서 격렬 시위... 2차례 연기, 장소 바꿔 박능후-최대집 서명

박능후(왼쪽 사진) 보건복지부장관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의대 증원 등 정책 관련 합의문 서명식에 참석하려다 전공의들이 피켓시위를 벌이며 반발하자 발길을 돌리고 있다. /연합뉴스
박능후(왼쪽 사진) 보건복지부장관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의대 증원 등 정책 관련 합의문 서명식에 참석하려다 전공의들이 피켓시위를 벌이며 반발하자 발길을 돌리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전공의는 합의한 적 없다!"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의 의사 집단휴진 중단 합의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4일 의협과 복지부의 합의문 서명식 현장을 점거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이 때문에 의협과 복지부의 서명식은 당초 이날 오전 11시 열릴 예정이었다가 2차례 연기되고 장소도 바뀌는 등 진통 끝에 열렸다.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및 공공의대 신설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해 지난달 14일부터 총파업을 벌이며 한목소리를 내온 의료계가, 의협의 더불어민주당 및 정부와의 집단휴진 중단을 주내용으로 한 합의를 놓고 내부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의협과 복지부는 전날 밤 협상을 벌여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과 관련해 '정부는 추진을 중단하고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정협의체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의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복지부와의 합의 내용이 알려지며 전공의들이 반발하자 의협 회원들에게 담화문을 내고 "원점 재논의를 명문화했다"며 "의료계가 분열돼선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박지현 위원장은 이날 오전 SNS에 "자고 일어났는데 나는 모르는 보도자료가. 회장이 패싱 당한 건지"라면서 "나 없이 합의문을 진행한다는 건지?"라고 적으며 의협과 여당의 합의 내용에 의문을 드러냈다. 또 대전협 비대위와 전임의, 의과대학생들이 연대한 젊은의사비대위 측도 의협과 여당의 합의문 서명 일정이나 구체적인 합의 내용에 대해 들은 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공의와 전임의 등 젊은의사들은 '공공의대 법안 철회 명문화'와 '국민건강보험법 개정', '보건의료체계 발전정책 이행 약속' 등의 요구가 의협과 여당, 정부의 합의문에서 빠져있는 것을 비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협 등은 "내부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은 합의는 타결된 것이 아니다"라며 "파업 및 단체행동은 지속한다"고 회원들에게 공지했다.  

의협과 민주당은 이날 오전 "코로나19 사태 안정화 이후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추진 등 관련 법안 내용을 원점에서 재논의한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전공의 등의 반발로 당초 8시30분에 시작하려던 합의문 서명식은 1시간 30분 이상 지연되다 10시쯤 진행됐다.

또 의협과 복지부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퇴계로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합의문 서명식을 갖기로 했지만 전공의 등의 반발 기류에 오후 1시로 한 차례 미뤘다가, 수십명의 전공의가 몰려들자 급기야 장소를 정부서울청사로 변경했다.

서명식 시작 전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건물에 모이기 시작한 전공의들은 '졸속 행정도 졸속 합의도 모두 반대!', '전공의는 합의한 적 없습니다. 전면철회', '환자 곁엔 전공의' 등의 글을 적은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최대집 의협 회장이 서명식 장소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엘리베이터 앞과 복도에서 대기했다. 당초 30여명이던 전공의들은 이후 70∼80여명으로 늘어나 엘리베이터 앞과 복도를 가득 채웠다.

이후 오후 1시 20분쯤 박능후 복지부장관이 탑승한 엘리베이터가 서명식 장소인 24층에 도착했으나 전공의들이 몰려들면 박 장관은 내리지 못했다. 전공의들은 박 장관을 향해 "졸속 합의 반대한다", "전공의는 동의한 적 없다"고 외쳤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지하주차장에서 전공의들의 반발에 막혀 돌아갔다.

결국 복지부는 이곳에서 서명식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시간을 다시 오후 2시로 미룬 뒤 장소도 정부서울청사로 바꾼 끝에, 오후 3시에 박 장관과 최 회장이 합의문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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