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7년 만에 다시 "합법"... 대법원 “법외노조 처분, 노동3권 본질적 침해”
전교조 7년 만에 다시 "합법"... 대법원 “법외노조 처분, 노동3권 본질적 침해”
  • 신새아 기자, 윤수경 변호사
  • 승인 2020.09.0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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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교조 패소 1·2심 판결 깨고 파기환송
파기환송심 선고 확정되면 합법노조 지위 회복
전교조 "너무 오래 걸려... 해직 교사 복직해야"

▲신새아 앵커= 학교 관련한 얘기 하나 더 전해드리겠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전국교직노동조합,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는 위법하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습니다. '윤수경 변호사의 이슈 속 법과생활' 입니다.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일단 법외노조가 뭔지부터 볼까요.

▲윤수경 변호사= ‘법외노조’는 말 그대로 노동조합법 등 합법적 테두리가 아닌 법 바깥에 있는 노조라는 뜻입니다. 

전교조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10월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외노조 처분을 받았는데요. 국가보안법 위반 등 유죄 판결로 해직된 전직 교원 9명이 조합원으로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정부는 ‘교원이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교원노조법과 노동조합법을 법외노조 처분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앞서 2013년 9월 전교조에 해직교원의 조합원 자격을 허용하는 정관을 개정할 것과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해직교원 9명을 탈퇴처리할 것을 요구했지만 전교조는 불응했고 이에 법외노조 통보를 받은 것입니다. 

이에 전교조는 통보 직후 고용노동부장관을 상대로 법외노조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앵커= 1·2심에서는 전교조가 모두 패소했죠. 

▲윤수경 변호사= 그렇습니다. 1심 법원인 서울행정법원은 “전교조의 위법한 행위를 방관할 수 없다”는 정부 주장을 받아들여 2014년 6월 원고 패소 판결했는데요. 

전교조는 이에 2심 재판 진행중인 2014년 9월 "교원노조법 제2조는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재판부에 신청했고 재판부는 신청을 받아들여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습니다. 

헌재는 하지만 이듬해인 2015년 5월 합헌 결정을 내렸는데요. "현직 교사만 조합원이 될 수 있도록 한 것은 교원노조의 역할이나 기능에 비춰 부득이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 헌재 판단이었습니다. 

헌재의 합헌 결정 이후 2심 재판부는 "2016년 1월 노동부 통보는 적법절차에 따라 이뤄진 행정규제"라며 전교조의 법외노조 통보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원고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앵커= 대법원이 그런데 오늘 원심 판결을 뒤집고 전교조 손을 들어주며 파기환송을 한 거죠.

▲윤수경 변호사= 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오늘 전교조가 고용노동부장관을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는데요. 

12명의 대법관 중 10명의 대법관이 법외노조 통보가 위법이라는 의견을, 2명의 대법관이 반대의견을 냈습니다. 김선수 대법관은 이 소송에서 전교조 측의 대리를 맡은 적이 있어 심리 및 선고에 관여하지 않았고요. 

김명수 대법원장은 "교원 노조에 법외노조임을 통보하는 것은 단순 지위 박탈이 아니라 노조로서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법외노조 통보 시행령 조항은 노동3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해 무효"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쟁점을 정리해 본다면요. 

▲윤수경 변호사= 사건의 쟁점은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 쟁점은 교원이 아닌자의 가입이 허용된 경우 시정요구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법외노조임을 통보하도록 한 교원노조법 시행령이 위헌·위법한지 여부이고요. 

두 번째 쟁점은 교원이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했더라도 실질적으로 자주성을 유지하고 있다면 노동조합법상 노조로 볼 수 있는지 여부, 그리고 마지막 쟁점은 법외노조 통보가 기속행위인지 아니면 재량행위인지, 만약 통보를 재량행위로 보는 경우 이 사건 통보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는지 여부였습니다. 

▲앵커= 판결 사유 좀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윤수경 변호사= 대법원은 재판의 첫 번째 핵심 쟁점인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9조2항이 ‘기본권 침해는 법률에 근거해야 한다’는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해당 시행령은 ‘교원이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면 고용노동부 장관은 시정요구를 하고 이행하지 않은 노동조합에 대해선 법외노조를 통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재판부는 "법외노조 통보는 이미 적법하게 설립된 노동조합에 결격사유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그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와 같은 법적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라면서 “국민의 권리나 자유를 제한할 때는 국회가 법률로 스스로 규율해야 하고 시행령은 법률에 위임이 없는 새로운 사항을 규정할 수 없다”고 밝혔는데요.

이어 “이 사건 시행령은 법률이 정하지 않은 사안에 대해 명시적 위임이 없음에도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 3권을 본질적으로 제한했기에 법률유보원칙에 의해서 무효”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원심은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을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며 전교조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앵커= 법외노조 통보 제도가 위헌이라는 판단인가요. 

▲윤수경 변호사= 네. 재판부는 "기본권 관련성을 가지는 법외노조 통보에 관해서는 법률에 분명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에 부합한다"면서 "노동조합법은 법외노조 통보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이를 시행령에서 규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지도 않다" 따라서 "법외노조 통보 제도를 규정한 이 사건 시행령 조항은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에 반해 무효"라고 밝힌 건데요. 

그 외의 의견을 살펴보면 김재형 대법관은 "법외노조 ‘통보’의 당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원고를 ‘법외노조’로 보는 것이 잘못"이라는 별개의견을, 안철상 대법관은 "법외노조 통보가 위법한 이유는 시행령 조항이 무효이기 때문이 아니라, 원고의 위법사항에 비하여 과도한 것이기 때문"이라는 별개의견을 각각 냈습니다. 

▲앵커= 두 명의 대법관은 반대의견을 냈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윤수경 변호사= 이기택, 이동원 대법관은 “전교조는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받아들인다는 규약을 숨겼고 고용노동부의 반복적인 시정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법이 정한 요건 지키지 않으면서 요건 충족에 따른 법적 지위만 요구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기에 법외노조 통보는 정당하다”면서 "이 사건 법률 규정에 의하면 원고는 법외노조이고, 시행령 조항에 의하면 피고는 반드시 법외노조 통보를 해야한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러면서  "법령의 규정은 매우 일의적이고 명확하므로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다. 법외노조 통보는 적법하다"는 반대의견을 냈습니다. 

▲앵커= 그러면 전교조는 합법노조 지위를 즉각 회복하는 건가요.

▲윤수경 변호사= 그건 아닙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 이후 곧바로 이어진 대법원 특별3부 선고에서 전교조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 처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은 기각 결정을 내렸기 때문인데요. 

대법원은 정부의 법외노조 처분이 위법하다며 서울고법에 다시 재판하도록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그러나 가처분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 처분의 효력은 그대로 유지되게 되고요. 이에 따라 전교조는 파기환송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일단 법외노조 상태를 유지하게 됐습니다. 

▲앵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대해 전교조 반응이 나온 게 있나요.

▲윤수경 변호사= 법외노조 처분 통보 7년 만에 법외노조 통보가 위법하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받아든 전교조는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전교조는 "불의한 국가권력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짓밟을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 전교조 법외노조화 과정은 민주주의 파괴 종합판으로, 무너진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피해 회복 등 후속조치와 함께 법외노조 조치로 해고된 교사들의 복귀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오늘 대법원 전합 판결 의미, 어떻게 봐야할까요. 

▲윤수경 변호사=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은 그동안 사회적 논란이 되어 왔던 ‘법외노조 통보’ 문제에 관하여 시행령에 의한 노동3권의 제한은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에 반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이 판결이 제시한 법리에 기초하여 해고 노동자의 노동조합 가입 문제, 결격사유가 있는 노동조합에 대한 규율 문제 등에 관한 사회적 공론화와 입법적·정책적 해결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오늘 판결의 의미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앵커= 7년 만에 우리 사법부가 전교조 손을 들어줬는데, 파기환송심 결과를 지켜 봐야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신새아 기자, 윤수경 변호사 saeah-shi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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