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나타나지 않았다면 주의의무 위반 등 운전자에도 40% 책임"

▲한문철 변호사= 무단횡단 중 제일 위험한 것 두 가지 얘기하라고 하면 첫째는 육교 바로 밑 무단횡단, 매우 매우 위험합니다. 두 번째는 신호등 있는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신호가 빨간불일 때 무단횡단, 엄청 위험합니다. 밤에 빨간불 무단횡단 영상 보시겠습니다.

블랙박스차 속도 빠르지 않습니다. 앞에 신호는 녹색 신호고요. 정상적으로 잘 가고 있는데 ‘어이쿠!’ 갑자기 뭐가 지나가면서 다행히 정면으로 부딪히진 않고요. 무단횡단자, 술에 많이 취한 사람입니다. 블박차의 사이드미러랑 부딪혔습니다.

이번 사고에 대해서 블박차 운전자는 “갑자기 나타나면 어떻게 합니까. 맞은편 차량 전조등에 가려 나에게 미리 보이지 않았어요. 이번 사고 피할 수 없던 상황입니다. 무단횡단자 100% 과실입니다.” 이렇게 주장합니다.

보험사는 “아니에요. 이번 사고는 차 대 사람 사고입니다. 차의 잘못이 인정됩니다. 차의 과실은 나중에 따져볼 이야기입니다. 일단 100 대 0은 아니니 치료비를 내줘야 하고 합의금도 줘야 합니다.” 이런 상황입니다.

블박차가 무단횡단자에 대해서 치료비 대주고 보상을 해주게 되면 그러면 블박차 운전자의 보험료가 할증되죠. 블박차 운전자는 “아, 내 잘못 없는데 보험료 할증되고 너무 억울해요”하는 입장인데요.

이번 사고의 과실 비율은 몇 대 몇일까요.

우선 보험사는 차 대 사람 사고는 무단횡단이든 어떤 사고든 ‘무조건 차가 잘못됐다’라고 하는 것 그것은 잘못입니다. 무조건은 없어요. 상황에 따라서 무단횡단자의 100%도 얼마든지 있죠.

예컨대 1차로는 좌회전 차로이고 2차로와 3차로는 직진차로입니다. 아까부터 차량 신호 직진신호에요. 그래서 1차로는 좌회전하는 차들이 쭉 서있고요. 2차로에서 쭉 진행해서 가는데 1차로에서 신호대기하고 있는 차 가려고 하는데 툭 튀어나오면 피할 수 있나요?

또는 교차로 막 지나가는데 맞은편에서 신호대기하고 있는 차 그 사이로 갑자기 튀어나온 무단횡단자 그런 경우는 당연히 무단횡단자의 100% 잘못입니다.

따라서 차 대 무단횡단자의 사고, 100 대 0 판결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사고는 어떻게 될까요.

신호대기 차들에 가려서 안 보였던 무단횡단자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아까부터 계속 저쪽 오른쪽 골목길에서 비스듬히 걸어오고 있었어요. 그런데 자세히 보면 사람이 걸어오는 게 보입니다.

밤에 블랙박스 렌즈가 보는 것과 운전자의 눈으로 보는 것과 어느 게 더 잘 보일까요? 낮에는 블랙박스가 더 많은 것을 담아줍니다. 하지만 밤에는 블랙박스에 찍히는 것보다 운전자가 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옆에 가게들 불빛 있죠. 블박차 전조등 불빛 있죠. 따라서 실제상황은 영상에 보이는 것보다 조금 더 밝았을 것 같아요.

그럼 운전자가 앞을 잘 봤으면 뭔가 움직이는 게 보였을 것 같습니다. 블박차 운전자는 “검은 옷을 입고 있어서 안 보였다. 밝은 계통 옷이었으면 보였을지 모르지만 검은 옷, 안 보였다”라고 이야기 할 수 있어요.

그러나 블박차 운전자가 ‘빨간불에 무단횡단 하는 사람이 있을까? 내 차량 신호인데 무단횡단 하는 사람이 없을 거야’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혹시 여기서 무단횡단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했다면 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또 맞은편에서 불이 번쩍할 때 전조등 불빛이 너무 밝아서 그래서 그 사이에 꼈을 때 안 보였다, 안 보이는데 어쩌라는 얘기냐, 나는 잘못이 없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그러나 맞은편에서 번쩍 왜 했을까요. 뭔가 위험하기 때문에 번쩍 한 거예요.

맞은편에서 번쩍할 때 블박차로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럼 속도를 조금 줄였어야 합니다. 속도 줄이면서 뭐가 있나 살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고 블박차 운전자는 100 대 0 주장하지만 그러나 아직까지는 법원에서는 이런 사고일 때 무단횡단자 60, 블박차 40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언젠가는 무단횡단자 100% 잘못인 그날이 오겠죠. 하지만 아직까지는 현실적으로 블박차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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