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 "영사분 고생한 건 알겠는데... 전세기 띄운 대한항공 측 수고는 우습게 아나"

정다운(오른쪽) 중국 우한 총영사관 경찰영사가 올린 글에 대한 온라인 댓글. /법률방송
정다운(오른쪽) 중국 우한 총영사관 경찰영사가 올린 글에 대한 온라인 댓글. /법률방송

[법률방송뉴스] 중국 우한 총영사관에 근무하는 경찰 영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산에 대비해 현지 교민들을 전세기로 귀국시키는 과정에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 전세기에 탑승한 것을 두고 '밥 숟가락 얹으려던 것'이라 표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우한 현지에서 교민 귀국 지원 업무를 맡았던 정다운(38) 경찰 영사는 2번째 전세기가 국내로 출발한 후 지난 1일 자신의 '위챗 모멘트'에 "마지막 전세기 333명 무사 탑승 후 이륙 전문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펑펑 울었다"며 "이제 저는 여기 남은 교민분들을 다시 챙겨드려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9살, 7살 천둥벌거숭이 둘 데리고 혼자 비행기 타는데 잘 가라는 배웅 인사도 못 하고, 비행기에선 편한 자리는커녕 애들과 같이 앉지도 못해 움직이지도 못하고, 2인 1실 좁은 격리실에 애 둘과 같이 힘들어하고 있을 아내 생각이 갑자기 나서 너무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정 영사의 이 글은 신종 코로나 대응을 위해 가족보다 먼저 교민들을 돌봐야 하는 심정을 표현한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글 중에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을 비난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는 정 영사를 비판하는 여론도 일고 있다

정 영사는 이 글에서 "고생고생해 전세기 마련했는데 밥숟가락 얹으려고 대한항공 조 회장이 비서 둘을 데리고 비행기를 탔다"며 "(조 회장이) 내리지도 않고 다시 타고 가서 자리가 모자란 탓도 해본다. 결국은 그것까지 생각하지 못한 내 잘못"이라고 썼다.

이에 대해 3일 포털 검색창에는 네티즌들이 "영사님 수고하신 건 알겠는데 영사라는 분이 왜 이렇게 쓸데없는 코멘트를 함부로 하십니까. 대한항공 측 수고는 우습게 여기신 모양이네요"라는 등 정 영사를 비판하는 댓글들이 올라왔다.

네티즌들은 "대한항공 측에 감사하다는 말도 한 마디 없으시네요", "우한 영사분 고생한 것 잘 압니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전세기 띄워서 자국민 탈출한 거잖아요. 그리고 바이러스 천지인 곳에 어쨌든 조원태 회장이 같이 동행했다는 것은 그 분도 나름 성의를 표한 거라 생각합니다"라며 정 영사의 발언이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정 영사는 조 회장을 비난한 글 뒷부분에서는 이광호 우한 부총영사와 주태길·이충희 영사, 실무관들, 최덕기 후베이성 한인회장, 정태일 한인회 사무국장, 중국 행정직원들, 셔틀버스 봉사자 등을 거명하면서 감사의 뜻을 전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회장은 교민 탑승을 위해 기내에서 준비한 것"이라며 "별도의 비서를 동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우한에서 대교민 업무는 외교부가 담당했고, 조 회장과 대한항공팀은 기내에서 대기하며 기내 업무를 담당했다"며 "조 회장은 전세기 앞에서 교민을 맞이했다. 전세기를 띄우는 것은 기업으로서도 희생을 감수한 것으로 숟가락을 얹었다는 표현은 과하다"라고 반박했다.

정부는 우한 교민 전세기를 띄우면서 국적기 중 우한 노선 운행 경험이 있는 대한항공을 택했다. 조원태 회장은 교민 수송에 지원한 조종사와 승무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전세기에 탑승한다며 지난달 30일 밤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전세기로 현지 교민 367명과 함께 다음날인 31일 오전 김포공항으로 들어왔다. 그는 30여명의 승무원과 함께 방호복을 착용했고, 김포공항 도착 후 검역 절차를 거친 뒤 격리 수용되지 않고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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