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3일 선거개입 수사팀 교체 이후에 출석하겠다는 의도로 해석

황운하 전 대전경찰청장이 지난달 31일 이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운하 전 대전경찰청장이 지난달 31일 이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울산시장 선거 하명수사 의혹을 받고 있는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이 2월 4일 이후 검찰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 전 청장은 2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2월 4일 이후 검찰의 요청에 맞추어 출석하겠다고 통지했다”며 “하루라도 빨리 가고 싶은 마음이지만 사전 일정관계로 부득이 그렇게 일정을 잡았다”고 밝혔다.

황 전 청장은 청와대의 2018년 울산시장 선거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돼 검찰에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황 전 청장은 울산경찰청장 재직 당시인 2018년 3월 울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 비리 수사를 지휘했다.

검찰은 김 전 시장 측에 대한 경찰 수사가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송철호 현 울산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한 청와대의 첩보 전달과 하명에 따라 벌어진 것으로 보고 관련자들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그간 황 전 청장에게 여러 차례 출석을 요구했으나 황 전 청장은 일정 등을 이유로 불응했다. 황 전 청장은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는 총선 출마 공직 사퇴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 15일 경찰청에 사직원을 냈으나 아직 수리되지 않은 상태다. 앞서 명예퇴직도 신청했지만 경찰청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불허했다.

황 전 청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김 전 울산시장 관련 수사에 대해 “토착 비리에 대한 정상적인 수사를 진행한 것 뿐”이라며 “그간 스스로 돌이켜 보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예상보다 길게 이어지는 수사로 인해 저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과 다를 바 없는 피해를 입게 됐다”며 “검찰이 수사를 종결해주지 않은 탓에 명예퇴직을 할 수도 없었고, 원하는 시기에 퇴직조차 할 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이 용기있게 사실 그대로 밝혀서 진실과 마주하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황 전 청장이 2월 4일 이후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2월 3일자로 시행된 지난 23일 검찰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 이후, 자신에 대한 수사팀이 교체되면 검찰에 나가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앞서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지휘했던 박찬호 전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제주지검장으로, 신봉수 전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평택지청장으로 발령나는 등 현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지휘해온 검찰 간부들은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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