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총장, 하고 싶은 사건만 골라 법과 원칙 내세워"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 자전적 에세이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 표지.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 자전적 에세이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 표지.

[법률방송뉴스] 청와대 하명수사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의 자전적 에세이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 출판 기념 북 콘서트가 9일 오후 7시 대전 중구 대전시민대학 식장산홀에서 열린다.

292쪽 분량의 에세이는 1부: 검찰과의 전쟁, 2부: 잊지 못할 사건들, 3부: 가지 않은 길, 4부: 묻고 답하다 라는 4개의 소제목으로 구성됐다.

1부에는 수사권 독립과 수사구조 개혁을 위해 검찰과 치른 ‘전쟁 비화’가 담겼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한 검사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굴절되고 왜곡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것이 출판사 서평이다.

구체적으론 법조브로커에게 돈 받은 검사들에 대한 수사, 윤석열 검찰총장 청문회 때 의혹이 제기된 검사 친형 세무서장의 해외도피 사건, 다단계 사기꾼 조희팔 수사과정에서 10억대 뇌물검사의 비리를 포착한 과정, 김학의 사건 배후 조종자로 몰린 속사정, 언론에 널리 보도된 울산 고래고기 환부 사건의 진실 등을 다뤘다는 게 출판사 설명이다. 

2부에서는 김포토박이파 검거작전 중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제작에 협조한 일화, 파주 용주골 급습 현장에서 조폭들에게 실탄을 발사한 사건, 톱가수 대마초 사건, 전직 대통령 아들 마약사건, 유명 여성연예인 가정폭력사건, 전국적 화제가 된 대전 유천동 성매매집결지 해체작전, 비리 경찰관 줄구속을 몰고 온 강남 ‘룸살롱 황제’ 구속 내막, 2019년 10월 국정감사장에서 정치적 공방을 빚은 울산시장 측근 비리의혹 수사 비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3부는 ‘조직의 부패문화와 불합리한 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상관과 지휘부에 맞서 싸워온 투쟁기’라는 것이 출판사의 설명이다.

초급 간부 시절 경찰중립화선언을 시작으로 직속상관의 ‘고스톱 친구’ 구속, 수뇌부의 인사 청탁 거절, 경찰청장 퇴진 요구, 언론의 횡포에 맞서는 등 소신의 대가로 거듭된 승진 탈락과 좌천, 징계 등 인사 불이익을 당하면서도 경찰 민주화와 수사구조 개혁이라는 목표를 향해 줄기차게 달려온 그의 경찰인생이 한편의 휴먼드라마처럼 펼쳐진다는 것이 출판사 서평이다.

4부는 조국 사태로 불거진 검찰 개혁에 대한 대담과 정치 참여에 대한 포부 등 퇴직 후 인생설계, 두 개의 인터뷰 파트로 구성됐다.

경찰 안팎에선 내일 황운하 울산청장의 북 콘서트가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에 대한 적극적인 해명과 수사권과 기소권을 틀어쥐고 있는 검찰 성토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황운하 울산청장은 책에서 이른바 ‘울산 고래고기 사건’에 대해 “2년 가까이 진행된 고래고기 수사는 검찰 비협조 속에 성과 없이 끝났다”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를 받았던 검사도 해외 연수를 떠났다”고 썼다.

‘울산 고래고기 사건’은 지난 2016년 당시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이 지휘하는 울산 경찰이 밍크고래 불법 포획 및 유통업자들과 식당업주 등을 무더기로 검거해 이 가운데 2명을 구속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냉동창고에 보관 중이던 시가 40억원어치 밍크고래 40마리 상당 27톤을 압수했는데, 검찰이 이 가운데 21톤을 다시 업자들에 돌려주며 사건은 검경 갈등으로 비화했다.

검찰은 당시 “압수한 고래고기의 불법성 여부가 바로 입증되지 않아 고래고기를 환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경찰은 고래고기를 돌려받은 업자가 선임한 변호사가 검사 출신인 점과 고래고기를 돌려받은 시점에 업자 계좌에서 수억원의 거액이 빠져나간 정황 등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였지만 검찰이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영장을 기각하는 등 수사는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고, 검경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

에세이에선 최근 현안이 됐던 사안들도 다수 언급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광범위한 검찰 수사에 대해 황운하 대전청장은 “비상식적 수사권 발동”이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황 청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제기됐던 의혹들을 언급하며 "조국 전 장관 수사하듯 (윤 총장) 가족과 친족을 탈탈 털었다면 무사할 수 있었을까"라며 "하고 싶은 사건만 골라 법과 원칙을 내세우는 게 아닐까”라고 검찰의 이른바 ‘선택적 수사’와 ‘선택적 정의’에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황운하 대전청장이 평소 검경 수사권 조정 등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가감 없이 표현했던 만큼 내일 북 콘서트에선 청와대 하명수사 논란 등 현안에 대한 거침없는 발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황운하 대전청장은 2일 숨진 청와대 특감반 휴대폰 관련 검찰이 서울서초경찰에서 집행한 압수수색영장에 자신을 피의자로 적시한 것에 대해 “참 한심한 조직”이라고 검찰을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으로 검찰 조사 대상에 오르며 황운하 대전청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 신청한 명예퇴직은 “수사중”이라는 이유로 경찰청에서 반려되며 총선 출마에 일단 제동이 걸린 상태다.

하지만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이 다음 달 16일까지로 아직 한 달 넘게 남아있어 황운하 대전청장의 거취에 경찰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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