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추출물 밀수 적발 최근 몇년 사이 급증... 미국·캐나다 등 일부 대마 합법화 영향 풀이

액상대마 흡입과 밀반입 혐의 등을 받고 있는 홍정욱 전 의원의 딸. /연합뉴스
액상대마 흡입과 밀반입 혐의 등을 받고 있는 홍정욱 전 의원의 딸.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정재계 유력 인사들 자녀들이 해외에서 밀반입하거나 상습 흡입한 혐의로 잇따라 적발되며 일명 ‘금수저 마약’으로 통하는 대마 액상 카트리지 등 대마추출물 밀수가 최근 몇 년 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실이 3일 관세청으로 받은 '2015년 이후 대마류 적발 현황'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자담배 카트리지 등 액상으로 된 대마추출물은 2015년까지 한 건도 관세청에 적발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6년 6건에 204g(500만원 상당) 적발을 시작으로 2017년 21건 1천144g(2천300만원 상당)으로 늘었고 지난해엔 120건 1만6천356g(3억4천700만원 상당)으로 적발 건수와 양이 폭증했다.

2016∼2018년 사이 단속 건수는 20배, 중량은 80.2배, 금액은 69.4배 각각 늘어난 수치다. 말 그대로 폭발적 증가세다. 올해 8월까지 단속된 수치를 봐도 110건에 9천813g(2억2천600만원 상당)으로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홍정욱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의 전신) 의원의 딸(18),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선호(29)씨, SK그룹 3세 최영근(31)씨와 현대가 3세 정현선(28)씨 등 이르나 '금수저'들이 전자담배 액상 카트리지 등으로 가공된 대마추출물을 밀반입하거나 흡입하다 적발된 경우다.

대마추출물을 포함한 대마초·대마오일·대마수지·대마쿠키 등이 포함된 대마류 전체 밀수 적발 건수와 양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대마류 적발 건수를 보면 2015년 69건에 1만2천130g(3억2천800만원 상당)에서 작년 309건에 5만9천910g(19억6천100만원 상당)으로 늘었다. 건수는 4.5배, 중량은 4.9배, 금액은 6.0배 증가했다.

해외에서 밀수되는 지역을 살펴본 결과 2015년 미국과 캐나다 북미발의 비중은 49%, 나머지는 51%였지만 2018년에는 북미가 79%, 나머지가 21%로 북미말 비중이 크게 늘었다.

이는 미국과 캐나다 일부 주에서 기호용 대마가 일부 합법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력 인사 자녀들의 대마 흡입 적발이 잇따르고 있는 것도 이들이 대마가 합법화한 지역에서 범죄를 저지른다는 별다른 죄의식 없이 대마를 흡입하다 스스럼없이 액상대마 등을 국내에 들여오다 적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김두관 의원은 "대마는 마약 중독자들이 처음 시작하는 입문용 마약으로 한번 빠져들면 사용자는 이후 필로폰과 같은 중독성이 더 강한 마약을 찾게 된다"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국내 마약범죄 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는 대마류 밀수를 차단하기 위해서 관세청 등 마약 수사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외에서 변종 대마를 흡연하고 밀반입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된 홍정욱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의 전신) 의원 딸에 대해 검찰이 재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인천지검 강력부(김호삼 부장검사)는 최근 구속 영장이 기각된 홍 전 의원의 딸 홍모(18)양을 불구속 상태에서 계속 수사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홍씨에 대해 구속 영장을 재청구할 계획은 현재까지 없다"면서도 "추가 조사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홍양을 긴급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없고 초범으로 소년(미성년자)인 점 등도 고려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홍양은 지난달 27일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서 출발한 여객기를 타고 변종 마약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 등을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홍양은 변종 대마 외에도 혀에 붙이는 종이 형태의 마약 'LSD'와 각성제 등도 함께 밀반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공항 입국 심사 중 엑스레이(X-ray) 검사에서 적발된 홍양은 대마 등을 흡연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홍양은 홍정욱 전 의원의 장녀로 올 여름 미국의 기숙형 사립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의 한 대학교에 진학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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