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했다 돌아오니 술 마시고 안방 침대에 오물
인사불성 아내 복부 밟아 사망... 살인 혐의 기소

[법률방송뉴스] 심각한 알코올 중독에 빠진 아내와 어떡하든 살아보려던 30대 남편이 바깥에 나갔다 집에 돌아와 아내가 술을 마시고 집안을 오물로 더럽혀 놓은 걸 보고 순간 화를 참지 못해 폭행해 사망케 했습니다. ‘판결로 보는 세상’입니다.

35살 김모씨라고 하는데 김씨는 4살 연상 아내 A씨와 결혼했지만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고 합니다. 아내의 알코올 중독 때문입니다.

A씨는 김씨를 만나기 전부터 알코올 중독으로 여러 차례 병원 입원치료를 받았다고 하는데 결혼 후에도 술을 끊지 못하고 계속 알코올에 빠져 살았습니다.

하루 소주 2병 이상을 마시고 구토를 하고 사지 저림 등을 호소하는 등 심각한 알코올 중독증상을 보였다고 합니다.

휴대폰 판매원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김씨는 아내의 알코올 치료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 투잡까지 뛰어가며 나름 한다고 노력했지만 A씨의 중독증상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지난 2월 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김씨가 외출에서 귀가해 보니 아내가 소주를 여러병 마시고 만취해 안방 침대를 오물로 더럽힌 채 범벅이 되어 널브러져 있는 거였습니다.

이에 격분한 A씨는 순간 화를 참지 못하고 인사불성이 되어 쓰러져 있는 아내의 복부를 여러 차례 짓밟았고 결국 아내는 숨졌습니다.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 대해 1심 재판부인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 마성영 부장판사는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오늘(11일)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음주 습관에 격분해 피해자를 무참히 살해했으며, 평생 치유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입은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 엄중한 형을 선고함이 마땅하다"고 A씨를 질타하며 이같이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가거나 병원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등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 점, 반복되는 음주문제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오다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사유를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검찰이 김씨에 대해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은 "피고인이 장래에 다시 살인범죄를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습니다.

술이든 돈이든 연예든 그게 뭐든 지나치면 집착하게 되고 집착하게 되면 그 대상에 본인이 거꾸로 먹히게 되는 건 만고의 진리인 것 같습니다.

원불교 경전에 음주와 관련해 ‘까닭 없이 마시지 마라’는 말이 있는데 ’사연 없는 술잔이 어디 있으랴‘ 라는 말도 있지만 어떡해든 살아보려 한 남편과 한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끝내 그 남편에 의해 삶을 마감한 아내. 착잡합니다. ’판결로 보는 세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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