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공지능법학회·사법정책연구원, 법률 인공지능 컨퍼런스 개최
"인공지능 법률시장 활용 가능성 무궁무진 ... 관련 법·제도 정비해야"

▲신새아 앵커= 법률 인공지능(AI) 얘기 조금 더 해보겠습니다. '이슈 플러스' 장한지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경진대회가 끝나고 별도의 법률 인공지능 콘퍼런스가 열렸다고 하는데 먼저 가장 궁금한 게 이번 알파로 경진대회에 사용된 법률 인공지능, 어떤 종류의 인공지능인가요.

▲장한지 기자= 기계가 문서를 읽고 이해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영어로는 Machine Reading, 우리말로 번역하면 '기계독해' 정도라고 합니다. 관련 용어가 따로 있을 정도로 이미 전문 분야를 형성하고 있는데요.

이른바 4차 산업혁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고요. 구글 등 세계 굴지의 IT기업들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관련에서 법률에서 기계독해가 응용되는 대표적 분야가 바로 계약서 분석입니다.

계약서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시스템은 고도의 인공지능 기술이 필요하고 NLP라고 불리는 자연어 처리기술의 최종 목적지라는 것이 이번 알파로 경진대회를 주최한 한국인공지능법학회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그리고 이번 경진대회에서 사용된 인공지능은 국내 한 연구소가 개발한 것으로 약칭 C.I.A.라고 불리는 인공지능 분석기입니다.

▲앵커= CIA, 미국 정보기관 CIA는 아닐 테고 뭐의 약자인가요.

▲기자= 네, C.I.A.는 Contract Intelligent Analyzer의 약자로 우리말로 하면 '계약서 인공지능 분석기' 정도가 되는데요. 계약서 내용을 통째로 읽고 이해한 뒤 계약서의 위험요소와 누락항목 등을 5~10초 만에 찾아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해서 강현중 사법정책연구원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강현중 사법정책연구원장]
"법률업무의 전산화는 그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방대한 법률정보의 축적을 가능하게 했고, 축적된 법률정보는 인공지능에 의한 활용의 문을 열었습니다. 이미 전산화되어 축적되어 있는 많은 법률문서와 법률정보들이 인공지능에 의해 활용된다면 법조인의 업무에도 큰 변화가 올 것입니다."

▲앵커= 법조인 업무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쓰일 수 있나요.

▲기자= 현시점에서 법률 인공지능은 거래와 소송, 규제, 크게 세 가지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먼저 '거래' 분야에서 인공지능은 이번 경진대회와 같은 '계약서 검토'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근로계약서와 비밀유지계약서 등 계약서를 분석하고 계약서의 문제점·법적근거·대안 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소송'에서는 먼저 저희 법률방송에서도 많이 다뤘던 '디스커버리'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소송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빅데이터로부터 통계 정보 등 변호사들의 의사결정에 유용한 정보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입력된 판결문들을 근거로 판결 예측도 가능합니다.

실제 한 캐나다 업체가 개발한 인공지능 서비스는 '노무제공자가 다른 사람이나 회사를 위해서 일을 해도 됩니까'라는 입력하니까 '된다'고 답한 관련 판결 324건, '안 된다'고 답한 관련 판결 177건을 바로 찾아낸 사례가 콘퍼런스에서 제시됐는데요.

주어진 사건에서 각 쟁점이 인정될 확률을 인공지능을 통해 판결을 예측해 볼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관련해서 김해영 의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국에서는 시진핑이 AI굴기를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하이난 법원에서 AI가 도입되어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재범가능성을 판단할 때 AI 기술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전 세계가 AI 기술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앵커= '규제' 관련해서는 법률 인공지능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요.

▲기자= '레그 테크(RegTech)'라고 하는데요. 규제(Regulation)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입니다. IT기술을 활용하여 법적인 이슈나 각종 규제 관련 업무를 자동화·효율화하는 기법인데요.

증권사를 예로 들면 레그테크 서비스를 도입하게 되면 규제 이슈와 관련된 사항을 지점 단위까지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고, 동시에 금감원 상시보고 시스템으로 즉시 보고도 가능해집니다.

지점 등에서 발생하는 각종 거래 등 업무 결과를 손쉽게 현황판 형태로 제공해서 IT 관련 지식이 없는 컴플라이언스 전문가도 한 눈에 이상거래 징후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입니다.

현재 IBK 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자본시장 분야에 레그테크 도입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게 콘퍼런스 참가자들의 설명입니다.

▲앵커= 그밖에 또 어떤 내용들이 논의됐나요.

▲기자= 인공지능과 관련된 법적인 이슈와 관련해서 정작 법률을 포함해 인공지능에 대한 법·제도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는 점이 시급히 개선돼야 할 점으로 지적됐는데요.

"암호화폐와 비슷한 상황이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현상은 있는데 법과 제도가 사회 현상을 제대로 따라가거나 뒷받침, 규율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관련해서 이주영 국회부의장은 축사를 통해 "콘퍼런스를 통해 제기된 의견을 소중히 수렴해서 국회 차원에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제도적·정책적 지원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말 그대로 신세계가 열리는 것 같네요. 인공지능을 통해 높게만 느껴지는 법조 문턱이 좀 낮아지고 가까워졌으면 좋겠네요. 오늘(30일)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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