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8월 14일 고 김학순 할머니, 위안부 생존자 첫 공개 피해 증언
1992년 1월 8일 일본대사관 앞 첫 수요집회... '28년' 세계 최장기 집회

[법률방송뉴스] 광복절을 하루 앞둔 8월 14일 오늘은 ‘세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입니다. 

관련해서 오늘 일본대사관 앞에선 1천400번째 ‘수요집회’가 열렸습니다.

오늘은 특히 ‘세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아 세계 곳곳에서 연대집회가 함께 열렸습니다.

수요집회 현장을 김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에게 공식 사죄하고 법적 배상하라, 배상하라, 배상하라, 배상하라!"

오늘 낮 12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선 2만여 ‘노란나비’가 물결을 이뤘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자 1천400번째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를 맞아 2만여 시민들이 옛 일본대사관 앞에 운집한 것입니다. 

시민들은 35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에서도 ‘우리가 증인이다’, ‘끝까지 함께 싸웁시다’는 연보라색 피켓을 들고 행사가 진행되는 1시간 반가량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그 자신 91세의 고령임에도 길원옥 할머니는 찾아와준 시민들에 대한 고마움부터 나타냈습니다. 

[길원옥 할머니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렇게 더운데 많이 오셔서 감사합니다. 끝까지 싸워서 이기는 게 승리하는 사람..."

1991년 8월 14일 오늘은 고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생존자 가운데 처음으로 피해사실을 언론에 공개 증언한 날입니다.

“내가 결심을 단단히 했소. 일본 정부가 도대체 왜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단 말이오. 그래서 내가 나오게 되었소”라는 고 김학순 할머니의 절절한 외침. 

“나도 피해자다. 나도 살아있다.” 

이후 전국의 생존자들이 용기를 내 잇따라 피해 사실을 ‘고백’하기 시작했고, 정대협이 만들어지고, 1992년 1월 8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첫 수요집회가 열립니다.

지금까지 28년째 계속되고 있는 기네스북에도 오른 세계 최장기 집회, ‘수요집회’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2년 12월 타이완에서 열린 아시아연대회의에선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 위안부 피해사실을 고백한 8월 14일을 ‘세계 위안부 기림일’로 지정합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던 고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 

[서란희 / 한국성폭력대응센터]
“저는 오늘 이 자리가 고 김학순 할머니께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사실을 최초로 공개증언한 날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피해 경험자에 대한 낙인이 어떻게 작동했는지 그리고 그증언이 세상에 나오기까이 왜 그토록 어려웠었는지 그래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더욱더 많이 끊임없이 말해져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여기 모인 이유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오늘 수요집회는 서울뿐 아니라 안양, 수원, 원주 등 전국 13개 도시와 미국과 영국, 호주, 필리핀, 대만 등 전 세계12개 나라 57개 도시에서 함께 열렸습니다.    

위안부 가해 당사자이자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불복해 경제보복을 가하고 있는 일본의 도쿄와 오사카, 교토 등 11개 도시에서도 ‘수요집회’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오늘 집회의 슬로건은 ‘미투’(me too)에서 ‘위드유’(with you)로, ‘나도 피해자다’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함께 합니다’ 입니다.  

참석자들은 그렇게 하늘로 돌아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기억’했습니다.

[윤미향 대표 / 정의기억연대]
“무엇보다도 우리는 기억합니다. 올해 1월 28일 돌아가신 김복동 할머니. 8월 14일 목소리를 냈던 김학순 할머니. 우리에게 멋진 화가로, 선생님으로, 인권운동가로 그렇게 목소리를 냈던 강덕경 할머니. 한국 정부를 비판하며 ‘너희는 핫바지 정부냐’, ”한국 경찰들은 누구를 지키느냐‘ 목소리를 내며 한국 정부를 향해 분노의 함성을 뽑아내셨던 우리 황금주 할머니, 박두리 할머니, 박옥년 할머니. 그 모든 우리들의 그분들이 이곳에서 외쳤던 그 외침이 있었기에 우리는 오늘 이곳에서 소중한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배웁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위안부 기림일인 오늘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SNS에 남겼습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오늘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릴 수 있는 것은 28년 전 오늘 고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으로 피해를 증언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240명 가운데 생존자는 20명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일본의 진실한 사죄와 배상이 이루어질 때까지 싸움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법률방송 김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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