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들 "오탁방지막 설치 시늉만... 어업·관광업 피해"
"산자부에서 판단해줘야"... 강릉시, 행정조치 '미적'
산자부 "2회 이상 위반 아니어서 공사중단 안 시켜"
처음부터 법 위반, 1회 위반으로 계산... '황당 해명'
"드릴 말씀 없는데요"... 삼성물산, 답변없이 전화 끊어

[법률방송뉴스] 삼성물산이 강원도 강릉 안인화력발전소 건설 공사를 하면서 파쇄석을 세척도 안 하고 바다에 불법 매립하고 있는 실태를 어제 저희 법률방송에서 고발해 드렸는데요.

삼성물산의 날림 오염 공사는 이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해양공사를 하면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오탁방지막’ 설치도 부실한 것으로 법률방송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현장을 제가 직접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강릉 안인화력발전소 해양 공사 현장입니다.

커다란 바지선에서 포크레인들이 세척도 안 한 파쇄석을 바다에 매립하고 있습니다.

파쇄석이 투기되는 바지선 주변의 물 빛깔은 마치 우유를 뿌려 놓은 듯 혼탁합니다.

그런데 파쇄석을 투하하고 있는 바지선 주위로 노란 부표 같은 것들이 둥둥 떠 있습니다.

해양공사 중 발생하는 이물질 등 오염물이 주변 바다로 퍼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오탁방지막’입니다.

규정대로 하면 오탁방지막을 두 겹으로 설치해야 하지만 어디는 두 겹, 어디는 한 겹 제각각입니다.

그나마도 중간 중간 오탁방지막이 끊겨 있는 곳이 있어 오염물질 차단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심이 듭니다.

더 이상한 건 오탁방지만 부표 중간 중간 띠 같은 것이 묶여져 있는 점입니다.

바다 속으로 펼쳐져 있어야 할 오탁방지막이 정작 바다 속으로 내려져 있지 않고 바다 위에 그냥 떠 있기만 한 겁니다.

바다를 터전 삼아 살아가는 어민들은 삼성물산이 말 그대로 눈 가리고 아웅, 오탁방지막을 설치한 시늉만 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이원규 / 안인진 어촌계장]

“이게 띠가 오늘 물이 북쪽으로 흘러요. 이것 보십쇼. 이 돌이, 이 (바다) 색깔이 섞여서 가루들이 저 경포 쪽으로 다 흘러 올라가는 거예요 이게. 저 위쪽으로 물결 따라 이게 왔다 갔다 하는 거예요. 저도 여기 살지만 이거 먹겠습니까. (바다에서) 나는 이거를. 사람들, 사람들 다 죽어요. 사람들...”

바다 속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바다 속에 펼쳐져 있어야 할 오탁방지막이 묶여 있어 그냥 바다 위에 떠 있기만 한 것이 한눈에 봐도 부실 엉터리 오탁방지막 설치임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그나마 오탁방지막이 펼쳐져 있는 곳도 무게추가 설치돼 있지 않아 해류를 따라 펄럭거리며 찢어져 있어 오염물질 차단 역할이라는 본래의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무게추를 달아 제대로 설치된 오탁방지막과 비교하면 삼성물산이 얼마나 날림으로 오탁방지막을 설치했는지 한 눈에 비교됩니다.

법률방송 취재가 시작되자 삼성물산 측이 부랴부랴 잠수부를 동원해 오탁방지막 펼침 공사를 하는 장면도 고스란히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이원규 / 안인진 어촌계장] 

“저렇게 다 묶어놓고 하는데 이게 무슨 제대로 해놓고 공사를 한다고 합니까. 이 자체가 불법 공사인데... 참 어이가 없습니다. 그리고 강릉시 관광 미래가 어디 있습니까. 여기에 보면. 이렇게 심각한데도...”

일단 오탁방지막 등 공사에 따른 해양 오염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건 일차적으로 시공사인 삼성물산 책임입니다.

[해양환경공단 관계자]

“공사는 그쪽(삼성물산)에 책임이 있는 거죠. 예를 들면 건물을 새로 리노베이션 할 때도 공사할 때 옆에 (차단막을) 설치를 하잖아요. 먼지 같은 것 튀고 돌 같은 것 튀지 말라고 방어막 같은 것 치는데 공사하는 사람들이 그 오탁방지막을 다 자기네가 다 설치를 하고 해야 하는데...”

사정이 이런데도 관할 강릉시는 어민들이나 환경단체 등의 지적과 민원에도 무엇 때문인지 삼성물산의 부실 바다 오염 공사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임명희 / 정의당 강릉지역위원장] 

“지금 보셨다시피 삼성물산에서 불법으로 하고 있는 공사 부분에 대해서 강릉시의 행정처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나 뭐 성명서 발표 등을 해서 적극적으로 행동을...”

이렇게 버젓이 불법공사가 자행 중임에도 강릉시에선 아무런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게 현지 어민의 주장입니다. 이런 상황을 정말 강릉시는 모르고 있는 걸까요.

강릉시는 화력발전소 건설공사는 산업통상자원부 소관이어서 강릉시 독자적으로 공사중단 등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다며 책임을 산자부에 떠넘깁니다.

[강릉시 관계자]

“우리(강릉시) 해양수산과에서는 지금 산자부에다가 해역 이용 협의 건에 대해서 조금 이행이 안 된 부분에 대해서 조치해 달라고 지금 문서를 보낸 상태거든요. 우리가 뭐 그거를 증거사진을 같이 올려 보냈거든요. 그거를. 산자부에서 일단 먼저 그 판단을 해줘야...”

산자부에 진행 경과를 물어보니 관련 법규를 2회 이상 위반한 게 아니어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옵니다.

산자부 관계자는 법률방송과의 통화에서 "2회 이상 위반 시 공사중지를 명령할 수 있다"면서도 "그런데 삼성물산의 위반 횟수는 현재까지 2회가 아니기 때문에 현재 상태에서는 할 수 있는 조치가 따로 없다"고 밝혔습니다. 

애초부터 처음부터 불법공사를 해 와서 2회 이상 위반이 아니어서 공사중지 등 처분을 하지 않고 있다는 답변입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법률방송의 거듭된 취재 요청에도 요지부동, 아무 할 말이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 했습니다.

[삼성물산 관계자]

“드릴 말씀이 없는데요. (오탁방지막 설치 관련해서 계속 허술하다는 민원이 제기 되고 있는데 어떤 입장인지 듣고 싶어서요.) (뚝. 뚜뚜뚜....)”

삼성물산의 바다 오염 공사가 계속되면서 청정 강릉 이미지가 훼손되며 사실상 유일한 수입원인 어업과 관광에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것이 현지 주민들의 하소연입니다.

다시 한번 누구를, 무엇을 위한 화력발전소 건설공사인지 되묻게 됩니다. 

법률방송 신새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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