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 전자결재로 임명
문형배 재판관 "편견이나 독선 자리 잡을 수 없도록 경계"
이미선 재판관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 따뜻하게 보듬겠다"

문형배, 이미선 신임 헌법재판관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헌법재판관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법률방송
문형배, 이미선 신임 헌법재판관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헌법재판관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법률방송

[법률방송뉴스] '주식 논란'에 휩싸인 이미선 후보자의 보고서 채택 여부를 놓고 여야가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해 두 후보자 모두 보고서 채택이 무산됐지만, 중앙아시아 3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19일 전자결재로 임명했다.

자유한국당은 임명 강행에 반발해 내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이날 오후 3시 헌법재판소에서는 두 후보자에 대한 취임식을 가졌다.

문 재판관은 헌법재판을 함에 있어서 ‘열린 자세’를 갖겠다고 다짐했다. 문 재판관은 “외부의 다양한 시각에도 열린 자세로 대하겠다”며 “부단한 소통과 성찰의 과정을 통해 제 견해에 어떠한 편견이나 독선이 자리 잡을 수 없도록 늘 경계하고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재판관은 ‘소수자와 약자’를 외면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재판관은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받고 기본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특히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의 기본권이 다수의 그늘에 가려 외면당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취임사를 마치기 전 한 번 더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를 따뜻하게 보듬으며, 국민 곁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서는 헌법재판소가 되도록 헌법재판관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재판관은 특히 주식 투자 등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재판관은 “저는 20여 년간 법관으로 근무하면서 공직자로서 부끄러움 없이 살고자 했다. 그러나 이번 임명 과정을 통해 공직자의 행위는 위법하지 않다거나 부도덕하지 않은 것을 넘어 한 치의 의혹도 남겨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며 “저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질타를 겸허히 수용하며 마음 깊이 새겨 공직자로서 어떠한 의혹도 제기되지 않도록 행동 하나 하나에 신중을 기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취임사 전문이다.

 

[문형배 헌법재판관 취임사 전문]

평소 존경하는 유남석 헌법재판소 소장님, 이선애 재판관님, 이석태 재판관님, 이은애 재판관님, 이종석 재판관님, 이영진 재판관님, 김기영 재판관님, 이미선 재판관님, 그리고 헌법재판소 구성원 여러분!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제가 헌법재판소 재판관 취임식을 하려고 하니 걱정이 앞섭니다. ‘동료 재판관들의 깊이 있는 견해에 귀를 기울이고 열린 마음과 겸손한 자세로 토론하겠습니다. 외부의 다양한 시각에도 열린 자세로 대하겠습니다. 부단한 소통과 성찰의 과정을 통해 제 견해에 어떠한 편견이나 독선이 자리 잡을 수 없도록 늘 경계하고 정진하겠습니다.’라고 인사청문회에서 한 다짐을 떠올려 봅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른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저의 취임사를 시작하겠습니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끝으로 고등학교 시절 은사님인 심성재 전 대아고 교장선생님, 초임판사 시절 재판장이셨고 지난달에 고인이 되신 이주흥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님, 창원지방법원 부장판사 시절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길을 여신 김종대 전 재판관님을 비롯하여, 보이는 곳이거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저를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2019. 4. 19 헌법재판소 재판관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 취임사 전문]

존경하는 헌법재판소장님, 헌법재판관님들, 그리고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무거운 책임감으로 헌법재판관의 임기를 시작하는 이 자리에 함께 해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취임인사에 앞서 그동안 국민 여러분과 헌법재판소에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20여 년 간 법관으로 근무하면서 공직자로서 부끄러움 없이 살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임명 과정을 통해 공직자의 행위는 위법하지 않다거나 부도덕하지 않은 것을 넘어 한 치의 의혹도 남겨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저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질타를 겸허히 수용하며 마음 깊이 새겨 공직자로서 어떠한 의혹도 제기되지 않도록 행동 하나 하나에 신중을 기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존경하는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실력과 인품에서 저보다 더 훌륭한 분들이 많이 계심에도 부족한 제가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된 것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와 이익이 헌법재판에 반영되고,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의 권리가 충실하게 보호되어야 한다는 국민의 염원에 따른 것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 헌법재판관으로서 임무를 시작하게 된 저는 다음과 같은 다짐을 하고자 합니다.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받고 기본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특히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의 기본권이 다수의 그늘에 가려 외면당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기본권 보장의 최후의 보루인 헌법재판소는 국민이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언덕임을 명심하고, 햇살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비치듯 모든 사람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을 누릴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다양성의 존중이야말로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임을 유념하고, 다양한 가치관과 주장을 균형 있게 반영하여 헌법이 천명하고 있는 민주주의의 이념과 진정한 사회통합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사회와 국민의식의 변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현 시대에서 헌법의 이념이 어떠한 형태로 구체화되어야 하는지 항상 고민하여, 헌법의 각 조문이 실제 생활 속에서 생명력을 가지도록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정치적, 이념적 갈등이 첨예한 분야에서 중립성과 균형감을 잃지 않고 오로지 헌법에 따라 재판함으로써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존경하는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

저는 취임하는 오늘부터 국민들의 목소리를 정성을 다해 듣고,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를 따뜻하게 보듬으며, 국민 곁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서는 헌법재판소가 되도록 헌법재판관으로서의 소임을 다함으로써, 국민 여러분과 헌법재판소 가족 여러분께 진 빚을 갚겠습니다. 그 동안의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국민들로부터 더욱 사랑받고 신뢰받는 헌법재판소가 되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질책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보내주신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헌법재판관이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국민 여러분 앞에서 한 다짐과 약속을 잊지 않고 지키겠습니다. 그리하여 헌법재판관의 소임을 다한 6년 후 국민 여러분의 따뜻한 박수를 받으며 퇴임하고, 퇴임 이후에도 공익을 위한 새로운 일에 헌신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9. 4. 19 헌법재판소 재판관 이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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