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상씨, 사법연수원 50기 '나홀로 입소식'
사법연수원 71년 개원, 1·2기 같은 해 입소
연수원 2기 양승태, '법원 흑역사' 불명예
문재인·박원순·조영래 등 연수원 12기 입소

[법률방송뉴스] 지난 1971년 사법연수원 개원 이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연수원생이 단 한 명밖에 입소하지 않은 ‘나홀로 입소식’이 어제(4일) 경기도 고양 사법연수원에서 열렸습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2015년 11월 제57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33살 조우상씨입니다. 조씨는 지난 2016년부터 3년간 군복무를 이유로 사법연수원 입소를 미뤄왔습니다. 사시 합격 당시 나이로 군 법무관 지원이 가능한 30세를 넘겼기 때문입니다.

2017년을 마지막으로 사법시험이 폐지됐기 때문에 조씨는 사실상 마지막 사법연수원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수로는 연수원 50기를 받았습니다. 

연수원 50기. 사법연수원 개원은 지난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예전 사법시험 전 ‘고등고시 사법과’ 시절엔 흔히 ‘검사시보’, ‘판사시보’로 불렸던 ‘사법관시보’라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고시 합격자를 사법관시보로 임명해 검찰이나 법원에서 1년간 교육을 받게 한 후 검사나 판사로 임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다 법조인 양성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1962년 당시 서울대 법대 유기천 교수 주도로 서울대학교에 사법대학원이 설립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1970년 폐지되고 법원조직법을 개정해 대법원 산하에 사법연수원을 설립합니다. 지금의 사법연수원입니다.

71년 사법연수원 1기생과 2기생이 같은 해 입소했는데 연수원 1기는 서울대 사법대학원 14기로 온전히 사법연수원으로 입소한 기수는 사실상 연수원 2기가 처음입니다. 

그리고 이 사법연수원 2기는 ‘당연히’ 대법원장을 배출해 냅니다. 전직 대법원장으로 사법 사상 초유의 피의자 신분 검찰 소환, 초유의 구속영장 발부 구치소 수감, 초유의 형사사건 피고인 전락. 바로 사법부 흑역사를 완전히 새로 쓰고 있는 양승태 대법원장이 그 주인공입니다.

법원 일각에선 양 전 대법원장이 과거 무슨무슨 연구회라는 이름의 특정 판사 모임에 소속 돼 법원 안에서 이너서클을 형성해 그들끼리 요직에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고 끼리끼리 해먹었다는 원색적인 비판도 있습니다.

마치 군사정권 시절 군부의 ‘하나회’같은 조직이 법원 안에서도 존재했다는 겁니다. 

사법행정권 남용과 재판 거래, 제왕적 대법원장과 어떤 문제제기도 저항도 없었던 대법원과 법원행정처 요직의 판사들. ‘왕초’에 대한 절대 복종과 단물. 

헌정사상 초유의 전직 대법원장 구속을 불러온 있을 수 없는 사법농단 파문은 어느 날 갑자기 어떤 한사람에 의해 생겨난 게 아닌 수십 년 쌓인 폐해가 아주 드라마틱하게 발현된 결과라는 비판입니다. 부인하기엔 각이 너무 절묘하게 맞아 들어갑니다. 

그리고 연수원 2기가 입소한 1971년으로부터 꼭 10년 뒤인 1981년 입소한 연수원 12기. 법조인이 아니어도 익히 아는 이름들이 눈에 띕니다.

현직 대통령인 문재인. ‘전태일 평전’을 쓴 영원한 인권 변호사 조영래, ‘시민운동’이라는 신기원을 연 주역 중의 한 명인 현 서울시장 박원순 등이 연수원 12기 입소생들입니다.

이 기수에 유독 눈에 띄는 인권 변호사들이 많은 건 역설적으로 전두환 때문입니다.

12.12 쿠데타로 군부를 장악하고 5.18을 무력진압하며 대세를 장악한 전두환 정권이 일종의 유화책으로 시위전력자나 시국사범 출신들의 연수원 입소를 허가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연수원 12기에도 훗날 인권변호사만 나온 건 아니고 사법농단 사태 연루 의혹을 받는 박병대 전 대법관 같은 입소생도 당연히 있었습니다.

마지막 사법연수원생 조우상씨 이력을 보니 재주가 많아 보입니다. 일본 게이오대와 도쿄대 법학전문대학원을 다녔다고 하는데 2011년 일본 사법시험에도 붙었다고 합니다. 일본과 한국의 사시에 모두 붙은 사람은 조씨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조씨는 또 유튜브엔 이런저런 공부법과 자기계발 동영상도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연수원 측은 나홀로 입소한 조우상씨에 대해 “훌륭한 법조인 양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어느 길이 절대적으로 옳다 그르다 할 순 없겠지만, 양승태의 길과 문재인의 길, 그리고 조영래의 길. 수많은 선배 법조인들이 먼저 걸었던 길. 

꼭 조우상씨를 지칭해서 하는 말은 아니고 모든 법조인들이 선배들이 걸었던 길에서 배울 게 있으면 따라 걷고 반면교사로 삼을 일이 있으면 경계의 사표로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법조인의 역할이 그만큼 크고 중대하기 때문입니다.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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