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 신문... 朴 진술 토대로 재판 대비 논리 구축 朴 변호인단 '내부 갈등'설 속 유영하, 채명성만 남아... 법관 출신 영입 추진

 

 

[리포트]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검찰이 오늘(10일) 네 번째 방문 조사에 나섰습니다.

오전 8시 40분 구치소에 도착한 검찰 수사팀은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바로 피의자 신문에 들어갔습니다.

앞선 세 차례 조사는 한웅재 서울중앙지검 8부장검사가 맡았는데, 오늘은 이원석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검사가 바통을 이어받아 박 전 대통령을 신문하고 있습니다.

이 부장검사는 검찰 1기 특수본 때부터 수사에 참여해, 현재 SK와 롯데 등 삼성 외 다른 대기업들의 뇌물 의혹 수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검찰이 앞 선 세 차례 조사로 ‘삼성 뇌물’ 수사를 일단락 짓고, 다른 대기업들의 뇌물 수사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삼성 뇌물 수수 혐의를 전면 부인해 온 박 전 대통령은 오늘도 관련 혐의를 적극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른다’와 ‘아니다’로 일관하고 있음에도 검찰이 이틀에 한 번 꼴로 박 전 대통령 옥중조사에 나서고 있는 건 박 전 대통령의 ‘진술 자체’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즉, 박 대통령 조사가 ‘혐의 인정’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앞으로 재판을 염두에 두고 박 전 대통령의 반박과 부인 논리를 확인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입니다.

세부 사항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이 어떤 말과 논리로 혐의를 부인하는지, 그 자체를 들어보겠다는 겁니다.

이를 토대로 다시 검찰의 반박 논리와 대응 방안을 구성해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의 유죄를 입증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이런 가운데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 9명 가운데 유영하, 채명성 변호사를 제외한 7명이 그제(8일) 한꺼번에 변호인단에서 해임됐습니다.

손범규, 정장현 변호사 등인데 대부분 탄핵심판 때부터 박 전 대통령과 함께한 인물들입니다.

이들 중 일부는 자신의 해임 사실을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알게 된 변호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변호인 ‘사임’이 아닌 ‘해임’이어서, 변호인단 ‘내부 갈등’이 밖으로 터져나온 거라는 얘기가 법조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검찰 1기 특수본 수사 때부터 박 전 대통령 측의 법적 대응은 유영하 변호사가 주도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탄핵심판 변론 불참, 검찰과 특검 조사 불응 등이 모두 유 변호사의 조언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 결과가 박 전 대통령의 파면과 구속으로 이어지면서 ‘변호인단 교체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거꾸로 유 변호사를 더 ‘신뢰’하고 ‘의지’했습니다.

구속된 박 전 대통령의 구치소 변호사 접견을 유 변호사가 사실상 독점했고, 네 차례의 옥중 조사 모두 유 변호사가 입회한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도 유 변호사의 조언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한번 사람을 쓰면 웬만해선 잘 바꾸지 않는 박 전 대통령 특유의 용인술과, 박 전 대통령 스스로가 유 변호사의 의견에 동조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 결과가 유 변호사와 인식이 다르거나 유 변호사의 ‘독주’에 불만과 갈등이 있었던 다른 변호사들의 집단 해임으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하지만 검찰 수사기록만 12만 쪽에 달하는 복잡하고 방대한 사건에 대한 재판을 전적으로 유 변호사에게만 맡길 수는 없어, 박 전 대통령 측에선 곧 새로운 변호인들을 선임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통령 구속 직후부터 동생 지만씨가 새 변호인단을 물색하고 있고, 부인 서향희 변호사도 거드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박 전 대통령 측에선 향후 재판에 대비해 뇌물 재판에 정통한 고위 법관 출신 변호사를 선호하고 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구인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스탠드업]

검찰은 한두 차례 더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한 뒤 이르면 이번 주 말, 늦어도 다음 주 초에는 박 전 대통령을 기소할 방침입니다.

부인과 반박으로 일관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의 혐의를 검찰이 법정에서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뉴스 이철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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