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여친 인증'과 '잊혀질 권리'... 디지털 시대 초상권 침해와 해법
'일베 여친 인증'과 '잊혀질 권리'... 디지털 시대 초상권 침해와 해법
  • 장한지 기자
  • 승인 2018.11.20 1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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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중재위 토론회 개최... "현재 법체계 비판적 정비해야"
"찍히지 않고, 유포되지 않고, 지워질 권리 보호방안 절실"

[법률방송뉴스=유재광 앵커] 오늘(20일) 프레스센터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선 ‘디지털 시대의 신(新) 초상권 침해, 쟁점과 해법’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LAW 인사이드', 장한지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언론중재위원회 주최로 열렸던데 ‘신(新) 초상권’이 뭔가요.

[장한지 기자] 네, 사전적 의미의 ‘초상’은 ‘사진, 그림 따위에 나타낸 사람의 얼굴이나 모습’을 말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얼굴뿐 아니라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을 포함해서 설명됩니다.

초상권은 이 초상을 보호하는 권리인데요. 말이 좀 어렵긴 하지만 초상권은 ‘내가 나로 특정되거나 구분되는 것과 관련되는 권리’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말한 것은 전통적 의미의 초상권인데, 디지털 시대 초상권은 뭔가 더 다른 게 있나요. 

[기자]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박근혜 정부 국정원이 정권에 비판적이었던 배우 문성근씨와 김여진씨의 가짜 누드 합성 사진을 만들어 ‘공화국 인민 배우’라는 식으로 유포했는데요.

이 사진은 문성근씨와 김여진씨의 초상권을 침해한 것일까요, 아닐까요. 얼굴은 문성근 김여진이 맞지만, 실제는 문성근 김여진이 아닙니다. 일종의 딜레마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확실한 건 초상권의 보호 법익이라고 할 수 있는 문성근, 김여진씨의 이른바 ‘인격권’이 침해당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앵커] ‘신 초상권’이 디지털 시대 새로운 ‘개념’의 초상권이라기보다는 새로운 양식과 형태의 초상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말 같네요.  

[기자] 네, 페이스북 같은 SNS를 통한 이른바 '초연결사회', 이러한 새로운 디지털 시대의 도래가 이 초상권이라는 인격권의 법적 성격을 완전히 새로운 문제로 바꾸어 놓는 것인가, 

아니면 테크놀로지의 진화로 인해서 초상권 침해의 피해 범위가 양적·질적으로 한층 더 확대되는 문제인지, 이것을 구별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오늘 발제를 맡은 이수종 언론중재위 교육본부장의 말인데요.

초상권, 이 개념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초상권 침해가 발생하는 과정과 관련된 다양한 현상의 문제라는 것이 이수종 박사의 말입니다.

[앵커] 다양한 현상의 문제,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라는 건가요.

[기자] 네, 새로운 초상권 침해 현상을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는데요.

우선, 첫 번째로 어제부터 크게 논란을 빚은 ‘일베의 여자친구 신체부위 인증’처럼 비밀촬영이나 원격촬영 등 ‘찍히지 않을 권리’를 침해당하는 ‘몰카’ 문제가 있을 수 있고요.

다음으론, 앞서 언급한 문성근 김여진씨 사례처럼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초상의 제작·합성·유포 등 그 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초상권 침해 문제가 있습니다.

나아가 ‘잊혀질 권리’, ‘지워질 권리’로 상징되는, 인터넷 어딘가에서 떠돌고 있는 나의 몰카나 초상에 대한 삭제 이슈가 있습니다.

[앵커] 사안들이 하나하나 다 만만치 않아 보이네요. 

[기자] 네, 현재의 초상권 법리가 디지털 기술사회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초상권 침해 현상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는가가 본질적인 문제이자 오늘 토론회가 열린 취지인데요.

원론적으로 디지털 기술사회에서 초상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이 초상권 ‘보호대상’과 ‘보호범위’에 대한 논의와 정의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진단입니다.

관련해서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장태영 서울서부지법 판사는 세밀하고 정교한 이른바 ‘이익형량’에 따라 보호범위를 설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말이 어렵네요.

[기자] 네, 그런 측면이 있는데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초상권의 본질적 개념이 크게 달라진 게 아니라 현상들이 다양하게 발현되는 것이니만큼 ‘함부로 촬영되거나 묘사되지 않을 권리’, ‘유포·공표·이용되지 않을 권리’, ‘지워질 권리’ 이 세 가지 권리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현재 법체계는 이렇게 달라진 디지털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참가자들의 지적입니다.

장태영 판사는 이와 관련 “판결은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하지만 기후에는 영향을 받아야 한다”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관의 말을 인용하며 기존 법체계와 법리에 대한 비판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디지털 시대에 망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세상이 달라지면 법도 달라져야 할 것 같네요. 구체적인 방안들이 강구됐으면 좋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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