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는 김경수 지사. /연합뉴스
6일 오전 드루킹 공범 혐의에 대해 조사받기 위해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는 김경수 경남지사.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드루킹 특검의 강도높은 조사가 이어지고 있지만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허익범 특검팀의 조사가 알맹이 없는 수사로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경수 지사는 6일 9시 26분쯤 드루킹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보이는 등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특검 사무실로 들어섰다.

그동안 혐의 소명에 자신감을 보였던 허익범 특검은 김 지사의 관사·집무실과 국회사무처 등을 압수수색하며 일정 담당 비서의 컴퓨터 등의 복원에 나섰지만 수사기간 60일 중 41일이 지난 현재까지 김 지사가 드루킹과 공모했다는 직접적인 단서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특검이 결정적인 단서는 없이 언론에 '컴퓨터를 포맷했다', '압수수색 전 도피했다'는 등의 정황적인 입장만을 흘리며 '드루킹' 수사가 김 지사에 대한 망신주기식 수사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검은 김 지사가 드루킹과 공모하여 ‘킹크랩’을 사용해 포털사이트 기사 댓글 등을 조작한 혐의를 의심하고 있다. 2016년 11월 드루킹이 운영하는 파주 느릅출판사를 찾아 ‘킹크랩’ 시연을 참관하고 김 지사가 고개를 끄덕이거나 감탄을 표했다는 드루킹 일당의 진술이 핵심이다. 당일 김 지사의 동선도 이를 뒷받침한다.

아울러 특검은 경찰 수사 단계에서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작업’을 한 기사 목록을 텔레그램으로 보내거나, 김 지사가 홍보해달라며 URL을 보내는 등의 내용도 김 지사의 공모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라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킹크랩’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했으며. 느릅나무출판사를 2~3차례 찾아간 사실은 있지만 댓글 조작 등의 공모를 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특검은 현재까지 '킹크랩' 시연회 당시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 내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CCTV와 같은 증거는 내놓지 않고 있다. 현재 특검이 확보하거나 언론에 공개된 메신저 대화 중 상당수는 드루킹이 포함된 경공모 회원들끼리의 대화다.

김경수 지사의 말이 사실이라면 김 지사는 드루킹이 매크로프로그램을 동원해 여론 조작을 한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했으므로 특검이 주장하고 있는 드루킹과의 공모 관계는 깨지게 된다. 알지 못하는 일을 공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특검 관계자는 "김 지사가 기억이 안 난다면 기억이 나게 도와줄 수 있다"며 조사에 자신감을 표출했지만, 특검팀 주장의 핵심인 김 지사와 드루킹이 여론 조작에 대한 공동 인식 하에 킹크랩 시연을 했다는 혐의가 사라지게 되면 댓글조작을 매개로 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역시 모두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결국, 40일 간의 특검 수사 결과가 부정되는 셈이다.

한편 김경수 지사는 이날 특검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정치적 공방이나 갈등을 확산시키는 정치 특검이 아니라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진실 특검이 돼주시길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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