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얼음정수기' 청호나이스 기사들 "정규직 전환시켜 준다더니, 갑질 명문화"... 집단 소송 제기
[단독] '얼음정수기' 청호나이스 기사들 "정규직 전환시켜 준다더니, 갑질 명문화"... 집단 소송 제기
  • 신새아 기자
  • 승인 2018.07.3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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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호나이스 엔지니어들, 회사 상대 '연차휴가수당 청구' 소송 왜 냈나
청호나이스, 자회사 만들어 정규직 계약... 노조 "사실상 임금 삭감" 주장
노조 "정수기 등 물건 판매 강제할당 갑질" "근로자 인정받기 위해 소송"

[법률방송뉴스] 특정 회사의 정수기나 비데 같은 생활가전 설치와 AS 등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엔지니어 기사들은 해당 회사의 노동자일까요, 개인사업자일까요.

‘개인사업자’에서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주겠다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정작 기사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는 희한한 회사가 있습니다.

얼음정수기로 유명한 청호나이스 얘기입니다.

“청호나이스가 기사들을 상대로 갑질을 일삼았다”는 게 청호나이스 기사들의 주장인데요.

저희 법률방송이 관련 소장을 단독 입수했습니다.

신새아 기자의 심층리포트입니다.

[리포트]

법률방송이 단독 입수한, 청호나이스 기사들이 청호나이스 회사를 상대로 지난달 낸 연차휴가수당 청구소송 소장입니다.

소송가액은 1인당 100만원, 소송에 참여한 청호나이스 기사는 400명이 넘습니다.

청호나이스가 기사들의 연차휴가수당을 떼먹었으니 이를 지급하라는 소송.

사건은 2개월 전인 지난 5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정수기 기사 물 먹이는 청호 나이스 규탄한다”

사건은 청호나이스가 엔지니어 기사들의 “고용 안정성을 제고한다”며 ‘나이스엔지니어링’이라는 자회사를 설립하며 시작됐습니다.

그동안 위탁계약을 맺어왔던 소속 기사들을 ‘자회사’이긴 하지만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주겠다는 내용입니다.

신분이 불안정한 개인사업자에서 정년이 보장된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주겠다는 제안.

하지만 어떻게 된 영문인지 정작 기사들이 해당 정규직 전환 계약 체결에 크게 반발하며 본사 앞에서 집단 시위까지 벌인 겁니다.

노조 측은 “사실상 허울뿐인 정규직 전환”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측이 본부장 급의 일부 직원들을 매수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5년차 엔지니어 기사가 청호나이스 자회사 나이스엔지니어링과 체결한 근로계약서입니다.

"월 209시간 근무 기준 월 210만원의 고정급에 통신비 5만원 등 별도의 성과급을 제외하면 월 215만원을 한 달 총액으로 책정하고 있습니다.

시급 기준 1만원을 겨우 넘는 수준입니다.

기존에 받던 임금보다 크게 줄어든, 정규직 전환을 미끼로 한 사실상의 ‘임금 삭감’ 꼼수라는 게 청호나이스 기사들의 주장입니다.

[윤달오 부위원장 / 청호나이스 노조]

“말 그대로 정규직이라고 하면 급여가 어느 정도 되어야 하는데 모든 거를 다 낮춰놨어요. 그러니까 엔지니어들 입장에서는 반발이 심할 수밖에 없죠. 이거는 더 엄청 열악해졌거든요”

더 큰 문제는 ‘성과급’입니다.

근로계약서 성과급 항목에 ‘용역 실적, 판매 실적, 판매장려/AS 입금 실적’이라는 조항 등이 눈에 띕니다.

해당 조항은 성과급이 아니라 ‘족쇄’라는 게 청호나이스 기사들의 주장입니다.

생활가전업계 기사들 사이에선 ‘갑질 중의 갑질’로 여겨지는 정수기 등 물건 판매 떠넘기기와 강제 할당을 ‘성과급’ 이라는 명목으로 아예 ‘명문화’ 했다는 겁니다.

[윤달오 부위원장 / 청호나이스 노조]

“영업에 대한 압박감이 있어서, 저희 기사들이 진짜 돈 벌려고 들어왔지 돈 쓸려고 들어온 건 아니잖아요. 회사에서 그 영업에 대한 압박감을 부여를 해줍니다. 거기에 (목표) 미달이 됐다 그러면 개인카드로 그걸 또 잡아요. 이게 너무 하... 진짜...”

기사들이 근로계약서 조항 중 또 다른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꼽는 건 6개월의 ‘시용기간’을 따로 둔 겁니다.

"시용기간은 정식 근로계약이 아니며 동 기간 중 근로자의 적성·자질·능력·적응도 등을 종합해 부적격하다고 판정되는 경우엔 정식 채용을 거부한다“고 적시하고 있습니다.

회사 행태를 비판하는 등 평소 회사에 찍힌 기사들을 정규직 전환을 명분으로 자연스럽게 ‘정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입니다.

그렇다고 당장 회사를 그만둘 순 없고,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입니다.

[윤달오 부위원장 / 청호나이스 노조]

“속된 말로 ‘좀 빨려 들어갔다’고 보시면 돼요. 거기에서 잘못됐다 그러면 잘리는 거죠, 쉽게 얘기하면...”

청호나이스는 그러면서 퇴직금 등 청호나이스와 관련된 어떤 권리도 포기하겠다는 각서까지 강요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입니다.

이에 400명 넘는 청호나이스 기사들이 청호나이스를 상대로 1인당 100만원의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해 달라는 집단소송을 낸 겁니다.

연차수당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기사들이 청호나이스 직원, 근로자였다는 걸 법원이 인정해 달라는 취지의 소송입니다.

[윤달오 부위원장 / 청호나이스 노조]

“아침 7시까지 출근을 해서 맨날, 또 거기에 본부장님들에 지시를 받아서 업무처리를 해야 하고, 이제 저희가 개인사업자가 아닌 다 본사에서 지시 난온대로 근무를 했기 때문에 저희가 그런 소송을...”

여러 논란과 의혹, 소송에 대해 청호나이스와 나이스엔지니어링 측은 ‘자신과는 무관하다’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청호나이스 관계자]

“정확한 내용은 나이스엔지니어링에 문의하시는 게, 일단 저기 엔지니어 분들은 청호나이스 소속들이 아니에요. 전부 저기 나이스엔지니어링 소속이니까 그쪽에...”

[나이스엔지니어링 관계자]

“저희 쪽을 피고로 해서 들어온 소송은 없습니다. 그 문제와 관련해서 청호나이스 상대로 들어온 소송입니다”

나이스엔지니어링은 다만 정규직 전환 과정에 혼선이 있긴 하지만 적응을 하고 있는 상태라며 계약서 강요 등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노조는 ‘눈 가리고 아웅’ 하고 있다고 반발합니다.

[이도천 위원장 / 청호나이스 노조]

“아니 청호나이스의 엄연히 자회사인 거지, 전혀 관계가 없다는 얘기는 말도 안 되는 얘기인 거죠. (나이스엔지니어링) 모든 상태가 청호나이스 것을 다 쓰고 있는 상태고, 지금도 아직도 각 사무소 통제 하에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데...”

올 9월경부터 이들의 법정 다툼이 본격화될 예정인 가운데, 엔지니어들이 노동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신새아입니다. 

 

신새아 기자 saeah-shi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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