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석 공개 추첨에 200여명 이상 몰려… 당첨자 "로또된 기분"

‘청와대 국정 농단’ 의혹의 핵심인 최순실씨의 첫 재판을 앞두고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법정 방청권 공개 추첨이 진행됐다.

19일 첫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되는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 150석 가운데 이날 추첨으로 일반인에게 배정되는 좌석은 총 80석이었다. 이날 현장에는 2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석해 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순실씨의 첫 재판을 앞두고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법정 방청권 공개추첨이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2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했다. /최준호 기자 junho-choi@lawtv.kr

당초 법원은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 응모권 작성 절차를 마무리하려 했지만 시작 1시간 전부터 수많은 시민이 몰리면서 예정된 시간보다 30분쯤 먼저 응모권을 배부했다.

응모권을 받은 시민들은 각자의 이름과 연락처를 적은 뒤 길게 줄을 서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쳤다. 신분증을 제출하고 응모권 작성자와 실제 방문자가 일치하는지 확인한 뒤에야 응모권을 함에 넣을 수 있었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시민들은 신분확인 절차를 거쳐 1인당 1장의 응모권을 소지했다. /최준호 기자 junho-choi@lawtv.kr

이날 현장에는 1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참여했다.

얼마 전 수능시험을 봤다는 고등학교 3학년 김모(18)양은 “최순실이라는 사람으로 연일 나라가 시끄러운데 어떤 사람인지도 궁금하고, 역사적인 현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현장에 왔다는 박모(65)씨는 “나라가 이런 모습이라는 게 아직도 믿을 수 없다”면서 “어떻게 재판이 진행되는지 내 눈으로 직접 지켜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응모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후 3시 응모권 작성이 마감된 뒤 법원 관계자들은 중복 응모자와 대리 응모자 선별 작업에 나섰다.

이날 현장에는 추첨의 공정성을 위해 서초경찰서 소속 경찰관 2명이 참석했다. 또한 추첨자 역시 1명당 20장의 응모권을 추첨하는 방식으로 총 4명이 참석했다. 현장에서 참여 의사를 밝힌 4명의 시민들이 응모권을 재검표하는 작업도 거쳤다. 

30여 분간의 작업을 마친 뒤 시작된 방청권 추첨은 마치 복권 추첨을 방불케 했다.

 

법원은 추첨 절차의 공정성을 위해 현장에 서초경찰서 소속 경찰관 2명을 배치했다. 추첨자 역시 1인당 20장씩의 응모권을 추첨하는 방식으로 총 4명이 참여했다. /최준호 기자 junho-choi@lawtv.kr

현장에서 번호가 호명될수록 너도나도 응모권에 쓰여진 숫자를 보기 바빴고, 번호가 호명된 뒤 양손을 들고 기뻐하며 소리를 치는 사람도 있었다.

이날 7번 응모권으로 당첨이 된 최점성(73)씨는 “마치 로또에 당첨된 기분이다. 럭키세븐(Lucky Seven)이라 보자마자 딱 될 줄 알았다”며 “74년 평생 처음으로 법정에 오게 됐는데, 방청을 하게 돼서 너무 기쁘다”고 말하며 활짝 웃어보였다.

 

7번 응모권을 소지한 최점성씨는 이날 자신의 번호가 호명되자 두 손을 번쩍 들며 환호했다. 최씨는 "도대체 어떻게 생긴 사람인지 꼭 보고 싶었다"며 참여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최준호 기자 junho-choi@lawtv.kr

최씨는 또 “도대체 어떻게 생긴 사람이길래 전세계적으로 이런 시끄러운 상황을 만드는지 최순실의 얼굴이 꼭 한번 보고 싶어서 왔다”며 “앞으로도 재판이 제대로 진행되는지 계속해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당첨되지 못한 사람들은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현장에서 추첨까지 모두 지켜본 20대 김모씨는 “이번 재판에 참여하기 위해서 인천에서부터 왔는데, 너무 아쉽다”며 “이번이 끝이 아니고 앞으로도 추첨을 한다고 하니 그때 다시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앞으로도 재판 기일 1~2일 전 공개추첨 형식으로 방청권을 배부할 예정이다. 재판이 본격화 된 이후에는 편의를 위해 5회 기일까지 한 번의 추첨으로 결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19일 오후 2시 10분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에서는 최씨 뿐 아니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등의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이날 재판은 공판준비기일로 진행되는 만큼 형사재판이라도 피의자가 반드시 현장에 참석할 필요는 없다. 이에 따라 최씨 등이 현장에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며, 자료 검토 등을 이유로 재판이 공전할 가능성 역시 제기되고 있다.

저작권자 © 법률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