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폭행 등 혐의로 28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했다. /유튜브 캡처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폭행 등 혐의로 28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했다. /유튜브 캡처

[법률방송]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28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검은 정장에 푸른색 머플러차림으로 도착한 이명희 이사장은 포토라인에서 폭행 혐의를 인정하느냐’, ‘가위나 화분을 던진 적 있나등의 질문을 받았지만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명희 이사장은 피해자 회유를 시도한 적이 맞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짧게 대답하고 조사실로 들어갔다.

이날 경찰은 이 이사장을 상대로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 증축 공사장에서 작업자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밀친 혐의와, 평창동 자택 리모델링 공사 작업자들에게 욕을 하고 주먹을 휘두른 의혹, 수행원들에게 상습적으로 욕설을 퍼붓고 때렸다는 의혹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한 달간 이 이사장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는 제보자들을 조사해 10명 넘는 피해자를 확보했다.

이들 중 일부는 이 이사장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피해자들의 증언과 CCTV, 이 이사장 진술 등을 종합해 모욕, 상해,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상습폭행·특수폭행 등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폭행 혐의는 피해자가 원하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이지만 상습폭행 혐의의 경우 피해자 의사와 관계없이 처벌이 가능하다.

이 이사장은 폭언·폭행 의혹 이외에도 필리핀 가정부 불법 고용 의혹과 밀수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한편 대기업 총수의 부인이 폭행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이 이사장까지 경찰에 소환되면서 한진그룹 총수 일가 세 모녀가 갑질 논란으로 모두 수사 기관에 불려 나오게 됐다.

이 이사장 측은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합의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처벌 자체를 피할 수는 없더라도 정상 참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조사를 마무리한 후 이 이사장의 신병처리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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