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vs "임신 중단"... 낙태죄 위헌 소원 헌재 공개 변론, '태아 생명권' vs '여성 자기결정권'
"낙태" vs "임신 중단"... 낙태죄 위헌 소원 헌재 공개 변론, '태아 생명권' vs '여성 자기결정권'
  • 장한지 기자
  • 승인 2018.05.24 1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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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규정한 형법 등 위헌... 의사가 헌법 소원”
“낙태죄 처벌 조항, 낙태 방지 실효 없어... 폐지해야”
“현 시점에서 낙태죄 폐지 부작용 막대... 유지해야”

[법률방송]

오늘(24일) 헌법재판소에선 낙태죄 위헌 소원 공개 변론이 열렸습니다.

태아의 생명권과 모성권, 여성의 자기 결정권 등 일도양단 식으로 잘라내 버릴 수 없는 가치들이 혼재하는 해묵었지만 치열하고 어려운 논쟁거리인데요.

장한지 기자의 심층 리포트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오늘 오후 헌법재판소 정문 앞.

“낙태는 어린 아기 차별이다”, “헌법 정신은 모든 생명의 보호다”는 팻말을 든 여성들의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다른 한쪽에선 검은 마스크를 쓴 여성들이 '임신 중단 합법화'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낙태’와 ‘임신 중단’, 이른바 인공중절 수술을 바라보는 시각 차이만큼이나 쓰는 용어에서부터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장길원 / 낙태죄 폐지 찬성]
“저는 낙태죄가 위헌이라고 생각하는데, 낙태죄라는 것은 어쨌든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다 돌리는 것이라고도 생각을 하고...”

[박경희 / 낙태최 폐지 반대]
“그 법을 폐지하라는 얘기는 국가에서 태아는 국민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는 존재라고 인정을 하는 것이고 그 다음에 개인한테 생명을 죽여도 된다...”

오후 2시로 예정된 낙태죄 폐지 공개 변론을 앞두고 방청권을 받기 위해 헌재 정문을 넘어 헌재 돌담을 끼고 긴 줄까지 생겼습니다.

오늘 공개변론은 산부인과 의사 정모씨가, 낙태한 산모를 처벌하고 시술을 한 의사는 가중처벌하도록 한 형법과 모자보건법 해당 조항이 평등권 침해 등 헌법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을 낸 데 따른 것입니다.

뜨거운 관심만큼이나 공개 변론도 뜨겁에 진행됐습니다. 

"낙태 처벌 여부는 임신 중단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현실적으로도 낙태에 대한 처벌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낙태죄 조항은 태아의 생명, 임부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낙태죄 폐지쪽의 주장입니다.

즉, 현실적으로도 별 실효는 없으면서 '임부의 자기결정권 침해', '의사 평등권 침해' 등 위헌적 요소만 있는 만큼 폐지해야 마땅하다는 겁니다.

반면 법무부장관을 대리해 나온 법무공단측은 낙태죄 폐지는 절대 안 된다고 맞섰습니다.

"모든 태아에게는 동일한 생명권의 주체성이 부여된다. 태아의 생명보호는 매우 중대한 공익이다.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모자보건법에 따라 예외적으로 낙태시술이 가능하다", 

"낙태의 급격한 증가를 막기 위해서는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 임신 초기의 낙태를 전면 허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정부 입장입니다. 

한마디로 현 시점에서 낙태죄 폐지는 그 부작용이 훨씬 더 크니, 폐지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양 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헌재는 사회적 가치 판단과 직결되는 사건이라 공개 변론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헌법재판소 관계자]
“재판부에서 그 사건의 중요성이라든가 추가적인 조사를 위해서 판단하는 거라...”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2년 8월, 낙태죄에 대해 재판관 4:4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므로 태아에게도 생명권이 인정되어야 한다"

"낙태죄 규정이 현재는 거의 사문화되어 '태아의 생명보호'라는 공익은 더 이상 달성될 것으로 보기 어렵다"

위헌 결정 의견 정족수 6명을 채우지 못해 합헌 결정이 나긴 했지만 헌재는 당시에도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진성 헌재소장이 낙태죄 폐지에 대해 전향적인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헌재 분위기가 지난 2012년과는 또 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인사청문회 / 지난해 11월 22일]
“임신한 여성이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낙태를 선택하게 될 수도 있는데,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했듯이 일정한 기간 이내에는 낙태를 허용하는 그런 방향도 가능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진성 헌재소장을 포함해 5명의 헌재 재판관이 오는 9월 한꺼번에 퇴임하는 만큼 이번 낙태죄 헌법 소원 결정은 그 전에 내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낳을 낙태죄 폐지에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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