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 제 상식으론 도저히 이해 불가,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 '증거 동의'한 MB 재판 전략은
"다스, 제 상식으론 도저히 이해 불가,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 '증거 동의'한 MB 재판 전략은
  • 장한지 기자
  • 승인 2018.05.23 2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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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불리한 측근 진술에 대해 "피치 못할 사연 있었을 것"
“저의 억울함 객관적 자료·법리로 풀어달라”... 진술 '증거력' 부정

[법률방송=유재광 앵커] 혐의 입증을 자신하는 검찰, 이 전 대통령 측은 여기에 어떻게 맞설까요. 이 전 대통령 모두발언을 통해 이 전 대통령 측의 변론 전술을 유추해 봤습니다. ‘LAW 인사이드’ 장한지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앞서 잠깐 전해드렸는데, 이 전 대통령 모두발언 내용 조금 더 소개해 주시죠.

[장한지 기자] 네, 이 전 대통령은 강경한 어조로 16개 혐의 전부를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했는데요. 일단 삼성 뇌물 관련해선 “충격적이고 모욕적”이라는 강한 워딩을 써가며 전체적인 범죄 혐의를 모두 부인했습니다.

나아가 이 전 대통령은 다스 관련해선 “제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게 다스 소유” 의혹이라며 '다스는 MB 거‘라는 검찰 공소사실의 전제 자체를 반박했습니다.

[앵커] 재판 관련해선 어떤 말을 했나요.

[기자] 네, 이 전 대통령 측은 앞서 관련 진술 등 검찰이 제출한 제반 증거에 대해 “모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은 "변호인들은 검찰의 증거를 부동의하고 증인들을 재판에 출석시켜 진의를 다투자고 했다",

"증인 대부분이 저와 밤낮없이 일했던 사람이 많다. 그들과 다투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드리는 건 저 자신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참담한 일이다. 고심 끝에 증거를 다투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고 증거 동의 배경과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앵커] 혐의는 전부 부인하지만 증거엔 전부 동의한다, 어떻게 보면 모순적 발언인 거 같은데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네, 일반 시청자분들께서 헷갈려하실 부분도 사실 이 지점인데요. 일단 이 전 대통령 측이 한 ‘증거 동의’는 제출된 증거가 재판정에서 증거로 ‘채택’되는데 동의한 것이지, 제출된 증거의 ‘내용’까지 진실하다고 동의한 건 아니라는 것을 구분하셔야 합니다.

그러니까, 검찰이 제출한 증거가 재판정에서 증거로 채택되는 건 동의하지만, 그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내용엔 동의할 수 없다는 건데요.    

‘MB는 다스 거’라는 등 MB에게 불리한 측근들의 진술에 대해 “왜 상당 부분을 사실과 다르게 말했는지 알 수 없으나 나름대로 피치 못할 사연이 있을 것이다”는 게 이 전 대통령의 말입니다.

검찰이 회유나 압박을 통해 사실과 다른 진술을 이끌어 냈다는 취지입니다.

[앵커] 결국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의 ‘증거력’을 다투겠다는 거로 보이네요. 

[기자] 네, 관련해서 이 전 대통령은 “봉사, 헌신의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법정에 피고인으로서 서 있다.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하다”며 “저의 억울함을 객관적 자료와 법리로 풀어달라”고 말했습니다.  

억울하게 기소를 당했으니 재판부가 잘 판단해 달라는 게 이 전 대통령의 말입니다. 

[앵커] 이 전 대통령 워딩을 보면 관련자들을 법정에 증인으로 부르지 않겠다는 건데, 부르지도 않고 이들 진술의 증거력을 어떻게 문제 삼아서 기각시키겠다는 건가요.

[기자] 네, 이런 점 때문에 강훈 변호사 등 이 전 대통령 변호인도 처음엔 증거 채택에 동의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법조계에선 ‘증거 동의 재판’이라는 가시밭길을 스스로 자초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합니다. 최진녕 변호사의 말을 한 번 들어보시죠.

[최진녕 변호사 / 법무법인 이경]
“법원에 안 나오는 사람들의 진술의 신빙성을 어떻게 다툴 건지, 다툰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떻게 다툴지에 대해서는 참 변호사로서는 난감한 것이 아닌가. 변호사로서는 참 손발 묶어놓고 변론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앵커] 이 전 대통령이 이런 점을 모르진 않았을 걸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증거 채택에 동의한 건 어떻게 봐야할까요. 

[기자] 네, 일단 명분은 ‘내가 맞네, 네가 맞네’, 옛날 부하들과 다투는 참담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다는 건데요. 이건 말 그대로 액면상 명분으로 보이고, 증거 부동의를 해서 법정에서 다퉈봤자 기존 진술을 뒤엎기는 힘들 거라는 현실적인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이나 재판부 신문 과정에 기존 혐의를 강화하거나 다른 새로운 혐의들이 더 나올 수도 있고요. “한 마디로 ”괜히 일만 커진다.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 없다‘ 이런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진술’만 있고 ‘증거’는 없다. 그나마 그 진술이라는 것도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하며 재판부에 무죄를 호소하는 전략을 취할 거로 예상되는데요.

“객관적 자료와 법리로 풀어 달라”는 오늘 이 전 대통령 모두 발언이 이런 전략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발언 아닌가 합니다.

[앵커] 이 전 대통령 의도대로 흘러가는지 지켜봐야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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