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첨 응모 시민은 없고 취재진만 '북적'... 추첨 없이 모두 '당첨'
“재판 결과 예상 가능... 전직 대통령 연이은 비리 재판 피로감"

[법률방송]

110억원대 뇌물수수 혐의 등을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1심 첫 재판 방청권 추첨이 오늘(16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진행됐습니다.

경쟁률 결과부터 말씀 드리면 0.67 대 1, ‘미달’입니다.

한마디로 “하든 말든 관심 없다”는 건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 추첨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추첨 현장을 다녀온 신새아 기자가 분위기와 배경을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오늘 오전 서울회생법원 제1호 법정.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공판 방청권 추첨이 진행됐지만 법정은 썰렁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나마 웅성웅성 모여 있는 사람들도 대부분 취재를 나온 기자들, 일반 시민들은 몇 명 안 됩니다.

방청권 추첨에 응모하기 위해 나온 시민들이 오히려 어리둥절할 정도의 무관심입니다.

[김준열(57) / 서울 관악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해가지고 굉장히 기분은 좋은데 사람들이 많이 안와서 조금...”

이 전 대통령 1심 재판은 앞서 재판을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이재용 부회장과 같은 150석 규모의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립니다.

각각 525명과 454명이 몰렸던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첫 공판 추첨과 비교해 보면 오늘 이 전 대통령 추첨장의 썰렁함이 더 두드러집니다.

결국 68석 추첨에 응모자는 달랑 45명, 경쟁률은 0.67 대 1로 미달됐습니다.

이에 법원은 “방청권 응모가 미달돼 추첨을 따로 진행하지 않겠다. 모든 분이 당첨된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발표한 뒤 자리를 정리했습니다.

방청권 추첨이 필요 없을 정도의 무관심입니다.

[강신업 변호사 / 법무법인 하나]

“박근혜 전 대통령 때 이미 너무나 큰 충격적인 수사와 재판을 경험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벌써 두 번째다 보니까 관심이 시들해졌다”

뻔한 재판 결과와 함께, 전직 대통령들의 비리 재판에 피로감을 느껴서 그런 거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이제 신물이 나서 보기도 싫다는 겁니다.

[정 완 /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을 봤잖아요. 뭐 그것 관련자들의 재판을 너무나 지겹도록 많이 봤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굳이 뻔한 것도 부인하고 거짓말하고 국민들은 이제 좀 지겨운 거죠.”

지지자도,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없는 무관심한 MB 재판.

유죄가 나올 게 뻔해서 그런 것인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국가 최고 지도자들의 비리 소식에 참담함과 피로감을 느낀 국민들이 의식적으로 외면하는 것인지,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첫 공판은 오는 23일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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