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방송] “범죄는 환경의 산물이다” 지난 11일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제36회 교정대상에 참석해 한 말이다. 가정과 사회 환경이 개인의 성격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 ‘개인의 범죄는 환경 탓’이란 얘기다.

박 장관의 말대로라면 한 때의 잘못으로 범죄자의 신분이 된 사람은 환경이 바뀌면 과거의 생활과 결별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 여기 범죄에 노출된 누군가의 환경을 바꿔 사람을 바꾸려는 사람이 있다. 전남 목포교도소의 노달영 교위다.

제36회 교정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노달영 목포교도소 교위는 법률방송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수형자들은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이웃이다”라며 “그들의 마음을 따뜻한 마음으로, 격려하고, 지지하고, 사랑으로 대하면 그들이 많이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노달영 교위와의 일문일답이다.

지난 11일 법무부가 개최한 '제36회 교정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노달영 목포교도소 교위가 법률방송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민 기자 sungmin-kim@lawtv.kr
지난 11일 법무부가 개최한 '제36회 교정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노달영 목포교도소 교위가 법률방송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민 기자 sungmin-kim@lawtv.kr

- ‘제36회 교정대상’ 대상을 수상한 소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당연히 교정공무원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큰 상을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고 ‘과연 제가 그럴 수 있는 그런 일을 했는가’ 저를 한 번 되돌아보는 시간도 됐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 일하실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저는 수형자들이 ‘우리 이웃이고 우리 동료’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조금 잘못하면 교도소에 들어올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 대부분의 수형자들이 실수로 들어왔지만 밖에서 소외받는 사람들입니다.

저는 그들의 마음을 따뜻한 마음으로 격려하고, 지지하고, 사랑으로 대해 그들의 마음속에 있는 것을 많이 끄집어내려고 합니다.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서 일반인들과 같이 새롭게 삶을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수형자들을 대하고 있습니다.

 

-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범죄는 환경의 산물이다”라고 했습니다. 현장에서 실감하시는지요.

= 그 말씀에 동감합니다. 우리 수형자들이 다 그런 건 아니죠. 경제적으로 여력이 있는 사람도 있고, 사회적 명망가도 있고, 고직에 있으신 분도 계십니다. 그러나 많은 수형자들이 소외된 자들입니다. 예를 들어, 한부모 가정이라든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이라든가. 모든 면에서 일반 시민보다 어려운 사람들이 많거든요.

그런 사람들은 보통 밖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칭찬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말 한마디 하더라도 ‘그래 너 그런 부분에 정말 잘 한다’, ‘잘할 수 있다’ 이렇게 격려해주고 지지해주면 그들의 마음변화가 있게 됩니다.

저도 50년 넘게 살아왔지만 한 번도 남한테 칭찬받고 격려를 받을 만한 일을 안 한 것 같은데 여기서 받게 됐거든요. 대상도 받고 칭찬을 받으니 더 열심히 일하려고 다짐하게 되잖아요.

한 번은 ‘칭찬을 많이 받아 삶이 조금 좋아질 것 같다’고 울먹이는 수형자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환경이 바뀌면 사람이 바뀐다고 생각해 따뜻한 마음으로 수형자들을 대합니다.

 

- 특별한 에피소드나 기억에 남는 수형자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 기억에 남는 수형자는 고등학교 중퇴, 중졸이라는 얘기겠죠, 무기형을 받고 들어온 청년이 있습니다. 그 친구가 지금도 (징역을) 살고 있는데요. 한 15년 전 정도에 ‘네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는지 곰곰이 생각을 해봐라’, ‘뭔가 할 수 있는 것을 한 번 해보자’ 했더니 자기가 ‘공부를 한 번 해보고 싶다’ 그랬습니다.

그래서 저는 격려해주고 지지해줬습니다. 어려워 보일 때 개인적으로 책도 사주고, 모르는 부분을 가르쳐도 주고, 과학 분야에서 이해 못 하는 게 있으면 아내가 과학이 전공이거든요. 제가 집에서 아내에게 물어봐서 그 친구에게 다시 가르쳐도 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친구가 공부의 맛을 느낀 것입니다. 4시간, 5시간 자고 공부에 열중하더니 결국 전남에서 고졸 검정고시 최고 득점도 하고, 학사고시도 취득하고요. 공인중개사 자격도 취득하고, 또 중국어 전문화과정도 취득했습니다. 수형자들의 큰 성과를 볼 때, ‘야 이것이 바로 교도관의 역할이다. 뿌듯하다.’ 라고 느꼈습니다. 제가 성과를 이룬 마냥 기쁘고요. 지금 얘기하는 이 순간에도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 재범 방지를 위한 따뜻한 환경은 어떻게 조성하십니까.

= ‘죄는 밉지만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수형자들을 질책하고, 책망만 하면 더 안 좋은 길로 빠져듭니다. 조금만 잘해도 ‘너 정말 잘하면 잘했다’, ‘그래, 너 이거 한 번 해보자’, ‘이거 같이 해볼까’ 이런 식으로 말하면서 수형자들하고 같이 정보도 공유하고 공감하면 수형자들이 변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몸소 ‘나도 한 번 해볼까’ 이런 생각이 제 스스로 들게끔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 교도소, 구치소 과밀수용 상황이라고 합니다. 실감하시나요.

= ‘수용률이 120%정도다’ 100% 라고 하면 20% 정도 초과한 형국인데요. 그래서 교도소를 더 지어야 한다는 등 이런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우리만으로 되는 게 아니거든요. 다른 부처에서 예산도 따와야 되고, ‘님비 시설’이라고 또 지역사회에서 공간을 안 내주려고 하거든요.

수형자는 늘어나고, 교도소는 부족하고, 과밀 수용입니다. 그래서 아까 식사할 때 들어보니 박상기 장관님께서 가석방도 확대하고, 다양한 방법 강구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듯 싶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이 한 가지 딱 있습니다. 심폐소생술을 남들보다 잘하거든요. 또 잘하고 싶거든요. 목포에서 최우수상 받고 전라남도에서 최우수상 받고 전국대회도 나간 바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 우리 수형자들이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사회에 복귀해서 제2의 인생을 가족 분들과 함께, 재범하지 않고, 활기차게 다시는 교도소의 문턱도 넘지 않고 그렇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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