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제도, 도입 초기 난항이었지만 사회적 인정받을 만큼 진화"
"변호사시험 합격률 반토막, 선발시험 돼버려... '변시 낭인' 문제로"
"변호사 수 많다는 지적은 편협... 많을수록 국민 법률서비스 향상"

[앵커 멘트]

이제는 법조인 배출의 유일한 등용문이 된 법학전문대학원, 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지 올해로 꼭 10년이 됐습니다.

오늘(10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선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주최로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박상기 법무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의회 창립 10주년 기념식이 성대하게 열렸는데요.

전국 25개 로스쿨로 구성된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형규 이사장을 만나 로스쿨 지난 10년의 공과와 향후 계획을 들어봤습니다.

‘LAW 투데이 인터뷰’, 장한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국 25개 로스쿨 협의체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법전협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형규 한양대 로스쿨 원장. 

대한민국 상법의 대가인 이형규 이사장의 연구실엔 관련 서적이 빼곡하게 꽂혀 있습니다.

[이형규 법전협 이사장 / 한양대 로스쿨 원장]
“로스쿨협의회 10주년을 맞이해서 좋은 인터뷰를 해가지고 국민들에게 좋은 소식을 많이 좀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형규 교수는 지난 2016년 5월 제7대 법전협 이사장을 맡아 2년 동안 법전협을 이끌어 오고 있습니다.

로스쿨 도입 10년, 지난 10년의 소회를 묻자 이형규 이사장은 다사다난했다는 하소연으로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이형규 법전협 이사장 / 한양대 로스쿨 원장]
“로스쿨 도입 초기에는 정착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입학 전형의 공정성 문제, 그리고 학사 관리의 엄격성 문제 등이 사회적으로 비난의 대상이 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점들은 이제 대부분 해소됐다는 것이 이형규 이사장의 자평입니다.

[이형규 법전협 이사장 / 한양대 로스쿨 원장]
“블라인드 면접을 실시하고 논술에서도 블라인드 채점을 하는 등 공정성 확보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사법시험이 폐지되면서 이제는 법조인 배출의 유일한 통로가 된 변호사시험.

그 위상과 의의에도 불구하고 이형규 이사장은 변호사시험, 특히 변시 합격률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듯 했습니다.

[이형규 법전협 이사장 / 한양대 로스쿨 원장]
“변호사시험 합격률 문제는, 변호사시험이 기본적으로 자격시험입니다. 자격시험으로서 과연 50% 미만 합격률을 보이는 것이 타당한 것이냐...”

이형규 이사장이 언급한 변시 합격률은 제1회 87%에서 올해 발표된 제7회 합격률은 49%로 시험 응시자 2명 가운데 1명만 겨우 붙었습니다.

변시 초기 10명에 8~9명이 붙었던 것과 비교하면 합격률이 거의 반토막이 난 겁니다.

변호사시험 누적 응시생이 늘고 있음을 감안해도 이는 ‘자격시험’으로서 기능을 상실했다는 것이 이형규 이사장의 진단입니다.

[이형규 법전협 이사장 / 한양대 로스쿨 원장]
“자격시험으로 운영되지 않고 일정 수를 선발하는 선발시험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과거에 ‘고시 낭인’이 발생했었는데 ‘변시 낭인’이 또...”

이렇게 변호사시험이 자격시험이 아닌 사실상 선발시험으로 운영되면서 로스쿨 도입 취지와 교육 커리큘럼도 허물어졌다는 것이 이형규 이사장의 주장입니다.

[이형규 법전협 이사장 / 한양대 로스쿨 원장]
“처음에 합격률이 높을 때는 실무 수습도 외국에까지 가서 했는데 지금은 대부분이 다 국내에서 열심히 시험공부 해가지고 합격할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변호사시험을 애초 도입 취지대로 자격시험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 이형규 이사장의 일관된 소신입니다.

변호사 수가 너무 많다는 대한변협 등의 주장에 대해선 사실 왜곡이라며 일축했습니다.

[이형규 법전협 이사장 / 한양대 로스쿨 원장]
“(대한변협에서) ‘일본의 변호사 수에 비해 우리가 훨씬 많다’ 그런데 그것은 한쪽만 본 얘기고요. 실제 일본의 송무 건수는 우리나라 인구 대비로 보면 5분의 1밖에 안됩니다.”   

변호사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법률 소비자인 국민들에게 좋았으면 좋지, 해가 될 일은 전혀 없다는 겁니다.

이형규 이사장은 그러면서 법조인으로 새롭게 발을 내딛는 새내기 변호사들에겐 이런 조언을 했습니다.

[이형규 법전협 이사장 / 한양대 로스쿨 원장]
“누누이 얘기했듯이 송무 시장만 바라보지 말고, 눈을 넓혀서 넓은 직역을 보아라, 그런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이번 달로 법전협 이사장 임기가 끝나는 이형규 교수는 후임 로스쿨협의회 이사장에 대해선 ‘협업’과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내내 이형규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은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법무부와 대한변협 모두 고개를 젓고 있는 부분인데 이제는 법조인 배출의 유일한 통로가 된 로스쿨협의회의 추후 대응과 결과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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