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4일 남부구치소에서 만기출소했다. /유튜브 캡처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4일 남부구치소에서 만기출소했다. /유튜브 캡처

[법률방송] 만기 출소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끈끈했던 관계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호성 전 비서관은 4일 오전 5시 남부구치소에서 만기 출소해 담담한 표정으로 간단한 소회를 밝히고 집으로 향했다.

여전히 단정한 옷차림과 머리를 빗어 넘긴 정호성 전 비사관은 50여명이 넘는 취재진을 보고 흠칫 놀란 듯 했으나 이내 구치소 관계자에게 90도로 인사한 뒤 카메라 앞에 섰다.

정호성 전 비서관은 한숨을 내쉰 뒤 대통령을 모시는 막중한 책무를 맡아서 좀 더 잘했어야 하는데 여러 가지로 부족했다뒤돌아보면 여러 가지로 가슴 아픈 일들이 많다는 말을 남기고 차로 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면회를 갈 것인지, 국정원 특활비는 어떻게 사용됐는지를 묻는 질문엔 대답을 회피했다.

박근혜 정권의 문고리 3인방 중 마지막까지 박 전 대통령에게 의리를 지킨 이는 정 전 비서관이 유일하다.

정 전 비서관은 지난 20179월 박 전 대통령 1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90도 인사를 한 뒤 오랫동안 모셔온 대통령께서 재판받는 참담한 자리에서 어떤 말을 할 수 있겠냐며 증언을 거부한 바 있다.

또 출소하고 나서도 박 대통령이 퇴임해도 모실 것이냐는 질문에는 울먹이며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모실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부동의 표정으로 재판정에서 정면을 응시하던 박 전 대통령은 정 전 비서관의 말에 굳은 표정으로 눈을 떼지 않고 지켜보기도 했다.

정 전 비서관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석사를 마친 후 학교를 통해 비서관 제의를 받고 정윤회씨와 최순실씨의 면접을 통해 박근혜 의원실에 비서관으로 채용됐다.

28세에 박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나 48세까지 정확히 20년 동안 박 전 대통령과 인연을 함께 했다.

주변 관계자들은 정 전 비서관에 대해 원칙주의자’ ‘고지식등의 단어를 사용한다.

이권 개입에 연루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정 전 비서관은 골프 접대, 술자리는 절대 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고리 3인방 중 인사 전횡과 관련되지 않은 평범한 업무만 맡아 했다고 밝혔고, 정윤회씨는 정말 고지식해서 시키는 일만 하는 사람이라고 정 전 비서관에 대해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 전 비서관은 지난해 11월 최후 진술에서 대통령을 잘 보좌하기 위한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최순실씨의 행동들과 연계돼서 통탄스럽다고 박 전 대통령과의 혐의를 인정했다.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실시간 보고를 받았다는 박 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보고 내용들을 한꺼번에 출력해 오후와 저녁에 테이블 위에 놓아뒀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20년간의 끈끈한 박 전 대통령과의 유대 관계에 금이 가는 순간이었다.

자유의 몸이 된 정 전 비서관이 출소 후 바로 박 전 대통령의 면회를 신청할지, 만난다면 어떤 말을 나눌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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