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밀수 증거인멸' 의혹... 이명희 이사장 '갑질 피해자 거액 회유' 논란
"브레이크 없는 재벌 전횡... 소액주주 집중투표제·감사위원 분리선임제 도입" 주장

[법률방송=유재광 앵커] '물벼락 갑질' 논란을 촉발한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내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됩니다. '이슈 플러스', 오늘(30일)은 한진 조양호 회장 일가 얘기 해보겠습니다. 장한지 기자 나와 있습니다.

장 기자, 조현민 전무가 내일 경찰에 나오는데 법적으론 혐의가 어떻게 되죠.

[기자] 네, 경찰은 조 전 전무에 대해 형법상 폭행과 업무방해 혐의를 우선 적용했는데요. 물벼락을 맞게 한 건 폭행, 소리 지르며 광고 회의를 중단시킨 건 광고대행사 업무 방해에 해당한다는 것이 경찰 설명입니다.

관련해서 경찰은 “조 전무가 물컵을 던졌고 안경을 닦을 정도로 매실 음료를 맞았다”는 등의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이 경우 물컵을 사람을 향해 던졌다면 위험한 도구를 사용해 폭행한 것이 돼서 특수 폭행죄가 적용될 수도 있습니다. 

특수 폭행의 경우 피해자의 처벌 의사가 없어도 처벌할 수 있고, 최대 징역 5년까지 처할 수 있습니다. 대한항공 측은 “물컵을 던진 게 아니라 밀쳤다”, “사람이 없은 곳에 유리잔을 던졌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한진 총수 일가 구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땅콩 회항'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던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은 이혼 소송을 벌이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서울의 한 사립초등학교 동창과 결혼해서 슬하에 쌍둥이를 두고 있는데요. 성형외과 전문의로 알려진 조 전 부사장의 남편이 결혼 8년 만에 지난 2일 이혼소송을 냈습니다.

서울가정법원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 남편은 이혼 시 재산 분할부터 위자료, 양육비 등 돈 문제부터 자녀들 친권과 양육권까지 다 다투겠다는 취지로 소장을 냈습니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의 말을 한 번 들어보시죠.

[서울가정법원 관계자]
“피고 조현아씨를 상대로 이혼소를 제기한 사실이 있습니다. 모든 쟁점이 다 다투고 있다, 이혼, 위자료, 재산분할, 친권, 양육자 지정 등이 모두다 쟁점이라는 것까지...”

조현아 전 부사장은 아직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상태라 답변서 등도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한진 총수 일가의 ‘밀수’ 조사는 어떻게 돼가고 있나요. 증거인멸 정황이 나왔다고 하는데 어떤 얘기인 건가요.

[기자] 네, 한진 총수 조양호 회장이 증거인멸을 한 거 아니냐, 이런 논란인데요.

조 회장 자택 앞에서 파쇄된 문서가 가득 담긴 50L짜리 반투명 비닐봉지가 발견됐다고 하는데요. 파쇄된 문서 내용들이 손으로 쓴 메모, 금융당국 고위관계자 명함, 통장, 귀금속 품질보증서 등이라는 겁니다. 

이 때문에 명품 등 밀수와 관세 포탈 의혹 조사를 앞두고 증거인멸에 나선 거 아니냐는 의혹인데요. 자택 앞에서 발견된 파쇄 문서들에 대해서 조양호 회장 측은 이 의혹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조양호 회장의 부인이자 조현아·조현민 자매의 어머니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갑질 의혹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요.

[기자] 네, 호텔 공사장 갑질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그야말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데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이미 폭행과 모욕 혐의 등에 대한 내사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관련해서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오늘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일단 피해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인천경찰청에서 일부 피해자로부터 1차 진술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계속해서 여러 의혹들에 대해 피해자를 찾고 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인데요. 관련해서 운전기사에 대한 폭언을 하는 등 갑질 의혹에 대해 이명희 이사장이 거액의 보상금을 미끼로 피해자를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나와 한진 사주 일가들이 이래저래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습니다.

[앵커] 대한항공 노조도 사주 일가의 비리와 전횡에 대해 반응을 보이고 있는 거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네, 지난 27일에 대한항공 노동조합 3곳이 조양호 일가 퇴진 집회를 열었는데요. “대한항공은 그동안 오직 사주 주머니만 채우는 곳간에 지나지 않았다. 직원은 그곳을 채우기 위한 머슴에 불과했다”는 반성이 쏟아졌습니다.

다만, 일각에선 남북정상회담 날 집회 날짜를 잡은데 대해 뭔가 하긴 해야겠고, 사주 일가에 찍히긴 싫고 그래서 그런 거 아니냐는 비아냥과 비판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관련해서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지난주 '조양호 회장 일가 퇴진 촉구 촛불집회'라는 이름의 단체 채팅방을 개설하고 집회를 조만간 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그런데 사주 일가의 이런 전횡과 농단을 제어할 제도나 수단은 전혀 없는 건가요.

[기자] 네, 사주 일가를 퇴진시키려면 이사회에서 그런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사실상 사주 일가가 임명한 이사회에 이런 역할을 기대하는 건 어렵습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거론되는 게 이른바 소액 주주들이 표를 몰아주는 집중투표제와 사주가 선임한 이사회에서가 아닌 별도의 독립적인 감사위원을 선임하는 감사위원 분리 선임 제도 도입인데요.

상법을 개정해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 선임제도를 도입하면 사주 일가의 전횡과 비리를 어느 정도 견제할 최소한의 장치가 된다는 것이 도입 찬성 쪽 주장이고요. 재계는 경영권 침해 등을 이유로 당연히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앵커] 네, 무슨 갑질 사태가 터지면 실컷 욕만 하고 마는 게 아니라 뭔가 갑질을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책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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