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 최순실, 김종 전 차관 등과 공모해 삼성 압박 후원금 16억 강요한 혐의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8일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37)씨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장씨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와 강요,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 위반 및 사기,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장씨는 지난해 7월부터 자신이 실소유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면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공모해 삼성전자가 16억2천800만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강요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국조특위의 동행명령에 의해 지난 7일 오후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 /연합뉴스

검찰에 따르면 최순실씨는 정부지원금이나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의 후원금을 받아 동계스포츠 관련 사업을 빌미로 사익을 취할 목적으로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들과 친분이 있는 조카 장씨에게 법인 설립자금을 지원하고 센터를 설립하도록 했다.

지난해 2월 최씨로부터 김 전 차관을 소개받은 장씨는 법인 설립 절차 도움을 받아 같은해 7월 센터를 설립했다. 김 전 차관은 센터를 후원해줄 수 있는 곳을 알아봐달라는 최씨의 요청을 받고 “빙상연맹을 맡고 있는 삼성으로부터 후원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으니 접촉해보겠다”며 삼성에 접근했다. 장씨는 최씨에게 사업계획서를 급조하라는 지시를 받고 승마 종목 사업계획서를 동계스포츠 종목으로 수정한 뒤 이를 김 전 차관에게 건넸다.

김 전 차관은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이자 평창동계올림픽 부위원장을 맡고 있던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을 만나 ‘대통령 관심사항’이라고 언급하며 압박해 지난해 10월쯤 5억5천만원의 후원금을 받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이후 삼성으로부터 돈을 더 지원받기로 하고 장씨에게 "스키와 스케이트를 별도로 해 해외전지훈련 사업계획서를 만들라고 지시했고, 삼성으로부터 그 명목으로 10억7천800만원을 추가로 받았다.

삼성은 이 과정에서 후원금 요구를 거절할 경우 추진 중인 각종 사업이나 체육관련 활동에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이를 수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 등은 또 외국인 전용 카지노 운영을 위해 설립된 한국관광공사 자회사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도 같은 방식으로 압력을 가해 센터에 후원금을 내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GKL은 지난 4~6월 센터에 총 2억원을 지원했다.

이때도 최씨의 지시를 받은 김 전 차관이 GKL 대표이사를 만나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2억원을 후원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는 또 허위 기재한 사업계획서를 통해 문체부로부터 국가보조금을 교부받고 그 중 7억1천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도 받았다. 이 밖에도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5월까지 허위 용역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센터 법인 자금 3억1천832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장씨와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전 차관을 11일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불구속 상태인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도 같은 날 기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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