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의 상자 열린 로스쿨 '패닉'... "변호사시험 학원 된다" vs "통폐합하고 정원 줄여야"
판도라의 상자 열린 로스쿨 '패닉'... "변호사시험 학원 된다" vs "통폐합하고 정원 줄여야"
  • 장한지 기자
  • 승인 2018.04.23 2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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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변호사시험 25개 로스쿨별 합격률 최초 공개
서울대 78%... 원광대 24%, 예상대로 로스쿨별 큰 편차
로스쿨 "변시 학원 전락"... 변협 "로스쿨 통폐합해야"

[법률방송=유재광 앵커]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습니다. 전국 25개 각 로스쿨 별 합격률이 최초로 공개됐습니다. '이슈 플러스', 장한지 기자 나와 있습니다.

장 기자, 먼저 초미의 관심사, 각 로스쿨별 합격률이 어떻게 되나요.

[장한지 기자] 네, 약간의 이변이 있긴 했지만 예상한 대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제7회 변호사시험 합격률 상위 5개 학교는 서울대 78%, 연세대 73%, 고려대가 71%로 이른바 ‘SKY’가 예상대로 1, 2, 3위를 차지했구요. 경기도 수원에 있는 아주대가 이른바 ‘인 서울’ 학교들을 제치고 68%로 4위에 올라 선전했고, 성균관대 67%, 5위 순이었습니다.

하위 5곳을 보면요.  충북대 31%, 동아대 30%, 제주대 28%, 전북대 27%, 원광대 24% 등 모두 지방 소재 로스쿨들로 나타났습니다.

누적 합격률도 순위 자체는 큰 차이가 없는데요. 연대, 서울대, 고대, 아주대, 성대가 90%를 넘어 5위 안에 이름을 올렸구요. 하위 5곳은 충북대 72%, 전북대, 동아대, 제주대, 원광대가 60%대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순위는 그렇다 해도 이번 제7회 합격률과 누적 합격률이 상당히 차이가 나네요. 

[기자] 네, 변시에 떨어진 응시생이 시험에 다시 응시하는 누적 응시생이 늘어난 결과인데요. 제1회 87%였던 변호사시험 합격률은 이듬해 75%로 떨어졌고, 이후 치러진 시험에서도 67%, 61%, 55%, 51%로 떨어졌다가 올해는 합격률이 49%까지 떨어져 사상 최초로 절반 이하로까지 떨어졌습니다.

[앵커] 일단 합격률 공개라는 뚜껑은 열렸는데 로스쿨들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네, 한마디로 올 게 왔다는 반응입니다. 그러면서 성적이 좋게 나온 쪽도 그렇고, 성적이 안 좋게 나온 학교는 특히나 더 로스쿨의 ‘변호사시험 학원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공통적으로 터져 나왔는데요.   

법학과가 아닌 다양한 전공과 배경의 학생들을 선발해 제대로 된 소양과 인성을 갖춘 법조인 배출이라는 로스쿨 도입 취지가 뿌리서부터 흔들리게 됐다는 건데요.

이제 로스쿨들이 변시 입시 학원으로 전락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최하위를 기록한 원광대 로스쿨 원장의 말을 한 번 들어 보시죠.

[이희성 / 원광대 로스쿨 원장]
“오늘 아침에 회의를 했었는데, 자연스럽게 로스쿨 설립 취지와는 조금 멀어질 것 같고 로스쿨이 변시 학원 비슷하게 돼가는 거 아닌가, 이런 염려가 됩니다.”

변시 학원 우려는 인서울이 아니지만 유일하게 상위권에 진입한 아주대 로스쿨 측도 마찬가집니다. 한 번 들어보시죠.

[권건보 아주대 로스쿨 교수]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하고 하는 측면에서는 필요한 것이기도 하겠지만 이게 자칫 로스쿨끼리의 어떤 합격률 경쟁 이런 것으로 너무 지나치게 이어져서 각 로스쿨이 변시 대비에만 너무 몰두하는...”

[앵커] 일정 부분 맞는 말인 거 같기도 한데, 어떤가요.

[기자] 네,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로스쿨 별 변시 합격률 공개 소송을 냈던 대한변협 입장은 180도 다른데요. 애초 로스쿨 별 변시 합격률 공개 요구 자체가 정확한 정보에 입각해 로스쿨 제도를 다시 손보자는 취지였다는 건데요.    

변협은 “로스쿨 간의 학력 수준 차이가 매우 크다”며 “장기적으로 전국적으로 난립해 있는 25개 로스쿨을 통폐합해서 균등한 교육 제공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냈습니다.

한 마디로 로스쿨들이 너무 많다, 로스쿨과 학생 수 자체를 좀 줄이자, 궁극적으로 변시 시험 합격자 수 자체를 좀 줄이자는 게 변협의 의도입니다.

[앵커] 법조인 배출자 수를 줄이자는 건 그동안 진행되어온 흐름에 좀 역행하는 거 아닌가요.

[기자] 네, 로스쿨협의회 측은 대한변협의 꼼수라고 펄쩍 뛰고 있는데요. 변협의 요구와 주장은 결국 지방 로스쿨들의 소멸로 이어질 것이다. 이는 지방 분권과 지역 인재 육성이라는 로스쿨의 또 다른 도입 취지와 명분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로스쿨협회 측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현재 로스쿨 입학정원 기준 75% 정도로 돼 있는 법무부 변호사시험 합격률 내부 기준을 입학정원 기준이 아닌 응시정원 기준으로 하자는 게 협회측의 주장입니다.

변시 낭인도 막고 지방 로스쿨들도 살리고 법조인 수도 늘리는 일석삼조의 대안이라는 겁니다. 로스쿨과 변시 합격자 수를 줄이자는 변협의 입장과는 180도 배치되는 주장입니다. 로스쿨협의회장의 말을 한 번 들어 보시죠.

[이형규 로스쿨협의회장/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장]
“보기 민망스러울 정도로 변호사협회나 ‘로스쿨 죽이기’ 작전을 하는 것 같아서, 합격률이 낮다고 비난받게끔 하려고 그런 방법을 쓰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사실상 지방 로스쿨은 원래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서...”  

이런 가운데 대한법학교수회 측은 “사법시험이 폐지된 지금 로스쿨제도의 우회로로 ‘신사법시험’을 도입해야 한다”는 성명을 밝히는 등 백가쟁명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앵커] 일단 합격률은 공개가 됐고, 로스쿨의 변시 학원화를 막으면서 로스쿨 도입 취지를 살리는 상생 방안 마련, 쉽지 않아 보이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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