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성추행조사단, 안태근 구속영장 기각으로 '해단' 수순
출범 79일 동안 이렇다 할 성과 못 내... "진상 규명" 무색
조희진 단장 ‘셀프 조사’ 논란... 시민단체에 고발까지 당해

[법률방송] 안태근 전 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어제 저녁 기각되면서 검찰 성추행조사단은 사실상 해단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79일 간의 검찰 성추행조사단 조사가 부실했던 거 아니냐는 지적과 이런저런 논란이 있습니다.

저희 법률방송 기자가 조사단을 이끌었던 조희진 조사단장에 관련 내용을 물어봤습니다.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보시죠.

김정래 기자입니다. 

[리포트]

안태근 전 검사장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 영장 기각에 대해 조희진 검찰 성추행 조사단장은 아무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또는 못했습니다.

[조희진 검찰 성추행조사단 단장]
“안태근 전 검찰국장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지난 1월 31일 검찰 성추행조사단 발족 이후 79일이 지났지만 조사단이 받아든 성적표는 초라합니다.

지난 석 달 간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미투. 

그 ‘폭로 1호’ 안태근 전 검사장은 구치소 근처에도 안 가고 영장이 기각됐습니다.

“사실관계나 법리적인 면에서 범죄성립 여부에 대해 다툴 부분이 많다.”

법원이 밝힌 기각 사유는 검찰로선 뼈아픈 부분입니다.
 
검찰 수사가 부실하다는 말에 다름 아니기 때문입니다.

앞서 조사단은 후배 여검사 등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진모 전직 검사에 대해 두 차례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이 역시 모두 기각됐습니다. 

후배 여검사 등 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 부장검사는 지난 11일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났습니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화려하게 출범했지만 결과적으로 실질적인 성과는 하나도 없는 셈입니다. 

더구나 ‘여성 1호’ 검사장 조희진 조사단장 스스로 논란의 중심에 서는 상황까지 펼쳐졌습니다.

통영지청 부당 인사발령의 빌미가 됐던 지난 2014년 서지현 검사에 대한 사무감사 결과를 조희진 단장이 결재한 것으로 드러나 ‘셀프 조사’ 논란에 휩싸인 겁니다.

봐주기 조사, 부실 수사 논란이 제기되는 배경입니다. 

설상가상, 조희진 단장은 서지현 검사 사건 수사 지연과 허위사실 유포 등을 이유로 시민단체들에 고발까지 당한 상태입니다. 

[조희진 검찰 성추행조사단 단장]
“시민단체로부터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 당하셨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 생각이신지요.”

“...”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법무부와 검찰의 성비위 징계 건수는 모두 34건. 

이 가운데 성희롱이 17건, 성폭력을 사유로 한 징계도 11건이나 됩니다.
 
그럼에도 검찰 성추행조사단은 성폭력으로 징계받은 사건에 대해서도 이렇다 할 조사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안태근 전 검사장에 대한 불구속 기소를 끝으로 해단 수순에 접어들 예정입니다.

“검사로서, 공직자로서 최선들 다해 진상을 규명하겠다”던 조희진 단장의 조사단 출범 다짐이 무색해지는 대목입니다. 

별도의 조사단까지 꾸려 석 달 간 집중 조사를 벌였지만 실형을 살릴 만한 성범죄는 없다는 검찰 수사 결과.

검찰이 성문제에 관해선 유리처럼 깨끗한 건지 조사와 수사가 부실했던 건지, 이도저도 아니면 바깥에선 알 수 없는 '침묵의 카르텔'이 이뤄져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합니다.

법률방송 김정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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